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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아기 길고양이의 서툰 발톱갈이

by 야옹서가 2011. 7. 6.


카오스 대장의 아기 고양이들 중에, 고동이를 꼭 닮은 아기 고양이가 숲 밖으로 나와

살며시 눈치를 봅니다. 아직 낯가림이 많아, 사람을 발견하면 용수철처럼 안 보이는 곳으로 달아나지만

금세 잊고 또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가 다시 숨고 하는 일이 무한반복됩니다.


아기 고양이들에게 위협감을 주지 않으려면, '나는 사람이 아니고 카메라 삼각대다' 하는 느낌으로 

얼굴을 카메라에 붙인 채로 눈을 떼지 않고 가만히 있습니다.  참을성 있게 기다리다 보면

살며시 얼굴을 내미는 어린 고양이입니다. 엄마 옆 나무 기둥에 두 앞발을 턱 걸치고, 기지개를

시원하게 켜 봅니다.



그러다가 본연의 목적을 잊고 발톱을 벅벅 갈아봅니다. 기지개를 켜는 것인지, 발톱을 가는 것인지 모를

묘한 자세가 되었습니다. 어른고양이들이 하는 스크래치 행동과는 다른 모습이 익살스럽기도 하고,

어쩌면 일석이조를 꿈꾸며 저런 자세를 취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온 몸의 뼈와 근육을 쭉 늘여 시원하게 스트레칭하며 발톱을 가는 아기 고등어 고양이입니다.



요즈음은 통 보이지 않는 고동이를 꼭 닮은 고등어무늬 망토를 걸친 길고양이. 닮은 무늬를 가진 고양이를 보면

내가 기억하는 그 무늬의 길고양이가 떠오릅니다. 이 아기 고양이의 이름은 망토라고 불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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