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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엄마 길고양이의 분홍 때수건

by 야옹서가 2011. 7. 27.

어쩐지 몸이 가려운 듯한 순간, 아기고양이에게도 목욕이 필요한 때입니다.

“밥 먹고나면 얼굴도 깨끗이 닦아야지.”

꼬리부터 얼굴 끝까지, 그루밍이 서툰 새끼의 몸단장을 대신해주는 카오스 대장을 보면

사람이나 고양이나 엄마 마음은 다 똑같구나 생각이 듭니다.


고양이가 누군가에게 편안히 몸을 맡길 때는, 옆구리 한쪽을 바닥에 털썩 던지면서

드러눕는데, 노랑 아기고양이도 엄마가 때수건으로 닦아주는 것이 기분 좋은지

가만히 받고 있습니다.


엄마 고양이 혓바닥의 까끌까끌한 감촉도, 넓적한 모양도 모두 때타올을 닮았어요.

어렸을 적 목욕탕에 가면, 어머니가‘이태리타올’이라 불리는 때수건을 가지고

때를 박박 밀어주곤 하셨는데, 그때 생각도 나네요.



아기 노랑이의 세수가 끝난 다음에는 이마에 은행잎 모양의 금빛 무늬가 있는 은행이 차례입니다.

카오스 대장의 아기들 모두 잘 자란 어른 고양이가 되어, 그동안 고단했던 엄마 얼굴도

깨끗이 닦아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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