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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창작자보다 기획자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었고, 한정된 시간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해야 해서 블로그에 글 올리는 시간을 줄여야 했다. 일의 성격상 비공개로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도 이유 중 하나였고. 올해에는 공유할 소식은

인스타그램 외에 블로그에도 올려둘 예정이다. 그런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스밀라 통신.

 


스밀라는 내가 퇴근할 때를 기다려 화장실에 가곤 했다. 자기를 돌봐주는 사람이 있을 때
볼일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어머니나 동생이 대체할 수 있는 자리가 있고
내가 있을 때 안심하는 자리가 있는데, 스밀라는 화장실 갈 때나 밥을 먹을 때 내가 곁에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야근하는 날은 조바심이 났다. 스밀라가 혹시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참고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싶어서.

 

오늘 집에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는데 모래 파는 소리가 들렸다. 화장실을 들여다보니

스밀라가 생산한 맛동산과 감자가 얌전히 놓여있다. 누군가에겐 아무 것도 아닌 일이겠지만,

한동안 병치레로 삐걱대던 일상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서 고맙고 기뻤다. 화장실 가는

게 불규칙해지면서 자칫하면 상태가 안 좋아지는 징조를 놓칠까 싶어 요즘은 탁상달력에

대변 본 날짜도 기록하고 있다. 스밀라에게 착하다 착하다 하고 쓰다듬으며 칭찬해줬더니

영문도 모르고 올려다본다.

 

평온한 시절이 오래 지속되면, 스밀라가 한때 많이 아팠고 언제든 다시 그럴 수 있다는 걸

나도 모르게 잊게 된다. 좋아하던 닭가슴살도 안 먹고 시무룩해 있던 모습에 철렁했던

지난 며칠을 생각하면, 간식 달라고 고함 꽥꽥 지르며 나를 부르는 소리도 달콤하게만 들린다. 

열 살이면, 게다가 PKD 환묘라면 언제 어떻게 다시 아프더라도 어색하지 않은 때라는 걸

잊어버리지 말자. 경각심을 늘 갖고 살아가자는 뜻에서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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