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한국/ 2005. 7. 6] 해마다 6월이 되면 돌아오는 현충일, 그리고 한국전쟁 발발일인 6월 25일에는 호국 영령을 기리는 행사가 개최된다. 국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용기 있게 나서 싸우며 목숨을 바친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한국이 존재하지만, 우리는 그들에 대한 고마움을 너무 쉽게 잊고 살아간다.

그러나 추상적이고 일회적인 기념 행사를 넘어, 실제로 전쟁에 사용되었던 비행기와 탱크, 헬기 등 구체적인 자료를 보여주며 전쟁의 참혹함을 되새기고, 나라를 위해 싸운 분들의 얼을 기리며 엄숙한 추모의 정을 갖게 하는 장소가 존재한다. 바로 전쟁기념관(www.warmemo.co.kr)이 그런 곳이다. 
 

전쟁을 주제로 한 역사 탐방
서울 용산구 용산동에 위치한 전쟁기념관은 구 육군 본부 자리에 1994년 6월 개관했으며, 유사한 종류의 기념관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전쟁기념관은 6ㆍ25전쟁이 끝난 후 반세기가 지나면서 관련 자료들이 점차 유실되고, 전쟁 체험 세대도 줄어드는 현실에서, 전쟁의 역사적 사실과 실증 자료를 전하기 위해 개관되었다.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호국추모실, 전쟁역사실, 6ㆍ25 전쟁실, 해외파병실, 국군발전실, 대형장비실 등 다수의 전시 공간에는 한국전쟁 관련 자료뿐 아니라 현대적 군대 창건 이전의 각종 전쟁 관련 사료도 함께 전시하면서 역사적 교육 효과도 갖고 있다.

기념관 입구에서 중앙홀로 들어서면 ‘호국의 인물’을 주제로 제작된 흉상들이 원형 홀을 빙 둘러싼 채 관람객을 맞이한다. 을지문덕, 계백, 강감찬, 권율, 이순신, 곽재우, 신돌석, 김좌진 등 역대 침략 전쟁에서 나라를 지킨 위인 35인의 흉상을 빙 둘러 전시해 마치 이들의 얼이 살아 숨쉬며 후손들을 지켜주는 듯하다. 또한 전시실 바닥에 창군(創軍) 이후 전사한 호국 영령을 기리는 전사자 명부를 봉안하고, 그 위에 ‘희생의 불빛'을 비춰 자못 엄숙함을 자아낸다.

각각 특색 있는 주제로 채워진 전시실을 돌아보는 일은 ‘주제가 있는 역사 탐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쟁역사실’에서는 선사 시대, 삼국 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 대한제국 시절에 이르기까지, 단군 이래 5,000여 년 동안 숱한 외세의 침입을 슬기롭게 극복한 조상들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삼국 시대의 매소성 전투, 고려 시대의 귀주대첩 등 외세의 침입을 속시원히 물리친 과거의 기록은 물론,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국가의 존위를 심각하게 위협했던 역사의 현장이 생생하게 펼쳐져 눈길을 끈다. 선사 시대의 요녕식 동검, 삼국 시대의 미늘 갑옷, 조선 시대의 황자총통과 수노기 등 실제 사용되었던 무기들은 전쟁이 아주 오랜 과거부터 한반도와 함께 해 온 것임을 증명한다.

전시물과 영상, 디오라마 등으로 재구성된 전쟁
한편 전쟁기념관의 핵심이라 할 만한 6ㆍ25전쟁실에서는 전쟁의 배경 및 남침의 진실, 국군의 반격과 북진, 중공군 개입으로 인한 전선 교착, UN군 참전으로 인한 전세 역전 등을 잘 보여준다. 또한 각종 전시 자료와 함께 한국전쟁 당시 우리 나라 사람들이 먹었던 보리밥과 개떡, 꿀꿀이죽 등 비참한 굶주림의 현장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 충격을 더한다.

더불어 ‘전장 체험실’에서는 한국전쟁 당시의 야간전투 상황을 영상과 음향, 진동, 포연, 조명 등 특수효과로 재연해 전쟁의 긴박함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인접한 ‘한국전쟁 종합영상실’에서는 한국전쟁의 발발 배경, 전쟁 경과 및 휴전협정 조인까지의 과정을 남북한별로 상영해 전쟁의 실상을 보다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다. 이밖에도 한국의 해외파병 역사를 보여주는 ‘해외파병실’, 육ㆍ해ㆍ공군 및 해병대의 창설 역사를 보여주는 ‘국군발전실’, 박격포, 유도탄과 대공포, 소총류 등을 보여주는 ‘방산장비실’이 마련되어 있다.

전투헬기, 탱크, 전투기 등 실물 장비 체험
전쟁기념관에서 무엇보다 관람객을 압도하는 것은 실물 크기의 각종 전투기 및 전투 헬기, 탱크 등 대형 장비다. 이들 유물은 실내외로 구분하여 전시 중인데, 기념관 내에 전시되는 유물은 주로 한국전쟁 당시 육ㆍ해ㆍ공군의 장비류를 비교했다. 옥외에 전시된 전투장비 앞에서는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유물에 마련된 계단을 통해 조종석 내부를 구경하거나 표면을 만져볼 수도 있어 직접적인 체험을 즐기는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전쟁기념관 옥외에 전시된 조형물들도 천천히 감상해보자. 공모를 통해 선정된 ‘형제의 상’은 국군장교인 형과 북한군 병사인 동생이 전장에서 극적으로 만나는 장면을 묘사해 남북한이 하나임을 상징하고 있다. 이밖에도 평화의 시계탑, 광개토왕릉비 등 이채로운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다.

* 관람시간 9시 30분~6시(입장마감 5시),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요금 일반 3,000원, 초ㆍ중ㆍ고생 2,000원, 유치원생 1,000원
* 비고사항 전장체험실 관람 무료, ‘아, 어머니’전 동시 관람시 1,000원 할인
* 문의전화 02-709-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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