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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양이를 위한 '사랑의 빼빼로' 며칠 전 스밀라와 놀아주다가, 문득 빼빼로데이가 멀지 않았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11월 11일, 연인들은 서로 빼빼로를 주고받고, 빼빼로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분들은 가래떡데이라고 해서 가래떡을 선물하기도 한다지만, 저는 마음을 가득 담은 나만의 빼빼로를 스밀라에게 내밀어 봅니다. "음...이게 뭐하는 짓인가?" "응, 내 마음을 담은 사랑의 빼빼로야." 스밀라는 혹시나 해서 손가락 뿌리까지 꼼꼼히 냄새를 맡아 봅니다. 하지만 뭐 닭가슴살이나 참치 냄새가 밴 것도 아니고 그냥 손가락이니 특별한 맛이 날 리는 없습니다. "이게 뭐하자는 겐가! 사랑의 빼빼로라며!" 별 것 없다는 것을 깨달은 스밀라가 저를 향해 한껏 호통을 날립니다. "마음에 안 들면, 빼빼로 말고 '사랑의 작대기' 할까^^;" 내 냄새가 .. 2010. 11. 11.
고양이, 당신은 나의 수퍼맨 고양이가 한쪽 팔을 앞으로 쭉~내밀고 누워있으면 불현듯 생각나는 이름이 있습니다. 지구인의 친구, 수퍼맨~ 사람의 눈에는 고양이의 저런 자세가 어쩐지 이상해 보이지만, 정작 그런 자세를 취한 고양이 입장에선 생각보다 편한가 봅니다. 마음이 느긋할 때 저런 자세를 하는 걸 보면 말이죠. 하늘을 날아 멀리서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도 구해내는 수퍼맨처럼, 스밀라도 제가 울적할 때면 스르르 다가와 위로를 해주곤 한답니다. 영화 속 해결사 수퍼맨은 만인의 구원자였어도 정작 애인에겐 민폐를 끼쳤지만, 고양이 수퍼맨은 나만 바라봐주니 고맙네요.고양이 수퍼맨은 몸집이 작아서 지구를 지키는 거창한 일은 하기 어렵고, 주로 함께 사는 사람의 마음을 지켜주는 일을 합니다. 수퍼맨이 앞발을 내밀고 비행자세를 취하는군요. 앗, .. 2010. 11. 7.
[폴라로이드 고양이] 095. 우유식빵의 추억 고양이가 식빵을 잘 구웠는지 평가할 때 앞발 반죽이 튀어나오지 않는가 보는 것은 식빵 품평의 원칙 중에서도 가장 기본입니다만, '식빵의 달인' 냥 선생님의 엄격한 기준에는 미치지 못해도 타고난 미모로 추가점수를 얻는 고양이도 있었습니다. 몸에 뽀얀 우유를 품고 태어난 밀크티도 그랬습니다. 밀크티가 한번 식빵을 굽기 시작하면 "우윳빛깔 밀!크!티!" 하고 소리 높여 응원을 보내는 동네 소녀 길고양이들이 몰려들곤 했습니다. 반죽이 다소 삐져나오더라도 밀크티의 식빵은 언제나 빵집에서 가장 먼저 품절되곤 했습니다. 빵 반죽에 아무런 첨가물을 넣지 않고도, 그냥 눈으로 베어물기만 해도 달콤한 것이 밀크티 식빵의 매력이었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면, 100년만의 폭설이 내린 날 이후로 종적을 감춘 밀크티의 모습이 생각.. 2010. 11. 6.
[폴라로이드 고양이] 093. 가을이 오는 소리 나뭇잎 가만히 움켜잡은 고양이 발 밑으로 사각사각, 바스락 소리 나기 시작하면 가을은 이미 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낙엽을 꼭 움켜쥔 고양이의 앞발을 나도 꼭 잡아 따뜻하게 데워주고 싶은, 그런 늦가을 오후입니다.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2010. 11. 4.
아기 고양이, 화장실까지 따라오면 곤란해 밀레니엄 고양이 일족인 노랑아줌마가 킁킁 냄새를 맡으며 앞발로 슬쩍슬쩍 마른 땅을 고릅니다. 뭔가 맛있는 거라도 발견했나 싶어 마음이 다급해진 아기 고양이 통키는, 누가 엄마쟁이 아니랄까봐 얼른 옆으로 따라붙습니다. 눈치가 빨라야 고양이밥 한 숟갈이라도 더 획득하는 것이 길고양이 세계의 진리니까요. "엄마, 맛있는 거 혼자 먹기예요? 나랑 같이 먹어야죠!" "아니, 인석이... 그런 거 아니라니까." 엄마의 목소리가 어쩐지 좀 떨리는 것 같습니다. 더 수상합니다. 그런데 엄마는 맛있는 것을 찾아다 통키에게 놓아줄 생각은 하지 않고, 슬그머니 엉덩이 높이를 낮춥니다. 엉덩이 근육에 끙차 끙차, 부르르 힘을 주는 소리도 들립니다. '아, 이건 아닌데...' 멋적은 듯 돌아서는 통키의 얼굴에 당혹감이 감도는 .. 2010. 11. 4.
엄마에게 덤빈 고양이, 어떻게 됐을까?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헤헤~싸우자!"  "야, 살살 좀 해!" 싸우면서 자라는 어린 고양이의 하루는, 가까이 있는 형제와아옹다옹 몸싸움을 하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뒷다리 허벅지에 딱 힘을 주고, 앞발로는 상대의 몸을 누르며 제압하는 폼이, 제법 싸움의 기술을 익힌 듯합니다.  하지만 엄마에게까지 발톱 내밀며 달려든 것은 실수랄까요. 엄마 이마에 '참을 인'자가 여러 개 지나가는 게 보입니다.'장난으로 싸울 때는 발톱 내밀지 말라고, 엄마가 그랬지!'발톱에 코가 찍혀 아픈 엄마는 이렇게 호통치고 싶지만, 아기 고양이가 그만 엄마에게 헤드락까지 걸면서 입을 딱 막아버리는 바람에 말도 못하고 이맛살만 찌푸릴 뿐입니다.'야, 너 괜찮겠어?' 옆에서 구경하는 형제 고양이는 그저 묵.. 2010.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