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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고양이가 보여주는 '일광욕의 기술'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하루종일 실내에서 살아가는 집고양이도 건강을 위해서 틈틈이 일광욕을 해주어야 한다고 하네요. 원래 여러 가지 물건들을 보관해두는 용도로 베란다를 쓰고 있었지만, 바람 통하는 창문 쪽 한쪽에 스밀라를 위한 일광욕 자리를 마련해 줍니다. 그나마 여기가 집에서 햇빛이 잘 드는 곳이거든요. 여름이면 타일 바닥이 시원해서 그대로 깔고 앉아도 상관없지만 이제 슬슬 한기가 드는 가을이라, 바닥에도 보온용 은박돗자리를 깔아줍니다. 은박돗자리에 빛을 반사하는 기능이 있어서 그런지 베란다 쪽으로 나가보면 어쩐지 훈훈한 기분이에요. 스밀라의 배도 이걸로 따뜻하겠지요. "이거 뭐하는 건가?" 하는 듯한 표정으로 저를 올려다보는 스밀라. 일광욕하라고 깔아둔 거니까 햇빛 좀 쬐라고 말해줍니다. 아침저녁으로는 .. 2010. 10. 25.
길고양이계의 미남 악동, 고동이 멋진 고동색 망토를 둘러쓴 듯한 모습 덕에 한층 늠름해 보이는 고동이에게는 한 가지 고질병이 있습니다. 어린 고양이를 보면 장난을 걸고 싶어 근질근질해하는 것인데요. 다른 고양이들 사이에서도 육탄전은 가끔 벌어지는 일이고, 어떻게 보면 놀이를 통해 싸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힘이 약한 어린 고양이에게는 왠지 괴롭힘을 당하는 것 같아 속상한 일일 수도 있을 텐데요. 고동이는 주변의 시선을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습니다. 이건 아프리카 맹수도 아니고...사진이 묘하게 찍혔는데-_-; 고동이가 갑자기 달려들어 허벅지를 물어뜯는 바람에 기겁한 짝짝이가 필사의 반격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고, 이 아저씨가 고양이 잡네!" 귀를 납작하게 만들고 고함을 질러봅니다만, 소용 없습니다. 공격은 다시.. 2010. 10. 25.
루브르의 '고양이 미라', 애틋한 표정 고양이가 가축의 개념으로 인간 곁에서 살기 시작한 것은 고대 이집트부터라고 합니다. 이집트 여신인 바스테트가 고양이 얼굴을 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었기에, 고양이는 이집트인에게 함부로 할 수 없는 동물이었을 것입니다. 프랑스 고양이 여행 중에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로 루브르 박물관을 꼽았던 것은, 이집트관에 잠들어 있는 고양이들의 미라를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무덤 주인의 사망 시기에 맞춰서 이 많은 고양이들이 자연사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니, 먼 옛날 한국에서도 그랬듯 순장 형식으로 죽음을 맞았겠지요. 인간의 무덤에 묻히기 위해 생목숨을 끊어야 했던 고양이의 비애는 오랜 세월에 탈색되어 그저 담담한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집트 고양이 미라의 형태는 이렇게 대부분 끝이 동그란 원기둥 .. 2010. 10. 24.
아기 길고양이의 '수줍은 발라당' 반가움을 표시하는 어른 고양이의 발라당 자세는 거침이 없습니다. 스밀라도 가끔 저를 거실로 데려가서, 몸을 바닥으로 툭 던지고 쓰다듬어 달라는 듯이 배를 드러내곤 하는데, 길고양이의 발라당도 마찬가지로 사랑스럽습니다. 특히 발라당 자세의 묘미는 절반으로 접은 앞발의 귀여운 각도와 '아잉~그냥 갈 거야?' 하고 말하는 듯 고개를 갸웃한 자세가 핵심입니다. 벌써 몇 년째 밀레니엄 일족의 대장 노릇을 해온 카오스 대장냥은 오랜 세월의 노련한 경험으로 발라당의 기본 자세를 연출해 냅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세상 빛을 본 아기 길고양이 통통이는, 발라당 동작의 시늉을 하기는 하나, 아직 그 핵심을 모릅니다. 발라당의 기본은 애정을 표현하는 대상의 눈에 잘 띄는 곳에서, 약간은 유혹하는 듯한 느낌으로 해야 하는.. 2010. 10. 24.
[폴라로이드 고양이] 087. 마음의 감옥 마음이 고단하면 창살이 없어도 사방이 감옥입니다. 마음의 감옥에서 한 발짝만 걸어나오면 되는데, 그 처음 한 발을 내딛지 못해서 영영 갇히고 맙니다.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2010. 10. 23.
졸린 고양이, 잠 깼을 때 생기는 일 등판 한쪽이 부서져서 버릴까 말까 고민하던 식탁의자는 스밀라 전용 가죽소파가 되었습니다. 목공본드로 붙이면 쓸 수는 있겠지만, 멀쩡한 다른 의자도 가죽을 뜯고 싶어 호시탐탐 노리는 상황이라, 그냥 하나 내어주는 것이 다른 의자의 평화를 위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깨어있는 시간보다 잠자는 시간이 더 많은 스밀라는 종종 베개도 없이 머리를 살포시 기대고 곤히 잡니다. '고양이잠'이라는 게 늘 얕기만 한 것이라, 작은 인기척에도 부시시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납작한 얼굴로 잠든 모습이 귀여워 깨지 않도록 살며시 다가가 찍으려고 했던 것인데...스밀라가 어쩐지 불만스런 표정으로 깬 것을 보니 마음이 쓰입니다. 눈길을 마주치지 않고 외면하는 스밀라, 아직은 잠이 더 필요한 시간인가 봅니다. 더 길게 귀.. 2010.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