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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산적두목 닮은 후덕한 길고양이

by 야옹서가 2009. 11. 1.

'폐가를 지키는 길고양이 두목냥' 사진을 찍으면서 만난 고양이 얼굴이 어쩐지 눈에 익어 하드를 뒤져보니 

1년 전 이맘때 이곳에서 찍은 산적두목냥이었네요.

볼살이 후덕하게 붙은 모습, 가장자리가 조금 너덜너덜하게 찢긴 귀의 인상이

여느 길고양이와 다르게
산적두목처럼 보여서 기억에 남았거든요.

처음 만난 그때는 지붕 위에 올라가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지요.

"내가 둥글둥글해보이지만 그리 만만한 고양이가 아니야" 하고 눈을 부릅뜬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보살 같은 인자한 눈빛으로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는 보살고양이가 되기도 합니다.

해가 바뀌고 같은 계절이 돌아왔어도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남아준 산적두목냥입니다.

자기는 정면보다 옆얼굴이 잘 나온다며 얼굴 방향도 살짝 바꿔주던 모습도 남아있어요.

지붕과 빈집을 옮겨다니며 여러 계절을 견딘 길고양이에게

살아줘서 고맙다고,  힘내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내년 가을에도 지붕 위에서 후덕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산적두목냥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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