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사 3일째, 고양이의 심리변화 고양이와 함께 이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번잡스런 이삿날 당일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자칫하면 고양이와 이산가족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귀중품이나 파손 우려가 있는 물건은 바퀴 달린 배낭에 담아 운반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거기에 귀중품 목록이 하나 추가되었으니 스밀라가 타고 있는 바퀴 달린 이동장입니다. 스밀라와 함께 병원 다닐 때 쓰려고 2년 전에 급히 산 이동장인데, 바퀴가 작아 아스팔트 도로를 끌고 다닐 때면 덜덜덜 소리와 함께 진동이 크게 일어나는 바람에, 그 안에 타고 있으면 어지러울 것 같아 한동안 쓰지 않았는데, 이번에 다시 꺼내어 썼답니다. 이사가 끝나는 저녁까지 스밀라를 내놓지 못할 것 같아, 이삿짐센터에서 사람이 오기 전까지는 밖에 내놓았다가 벨소리가 울.. 2011. 11. 11.
[근황] 이사 완료, 스밀라는 탐색 중 오늘 오전에 인터뷰가 잡혀 있어서 긴 글을 쓰지는 못하고 내일 오전쯤에나 사진 포함한 글을 올리겠네요. 예전 집에서는 제 방이 제일 좁았는데 책짐이 많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일단 자잘한 짐은 상자에 담아왔으니 매일 한두 개씩 상자 뜯어서 정리하려고 해요. 큰 가구 배치는 해놨지만, 쉬엄쉬엄 하다보면 정리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겠네요. 스밀라는 낯선 집이 무서운지, 처음에는 케이지에서 내놓았는데도 다시 케이지로 들어가려고 하다가, 나중에는 슬며시 냄새 맡으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가구는 익숙한데 집의 냄새가 달라서 많이 당혹스러운가봐요. 또 어제 이사하느라 낯선 남자들이 많이 와서 우당탕거리고 갔으니 스밀라도 많이 겁먹은 것 같아요. 이삿짐센터에서 가고 나서도 내내 눈치를 보며 냄새를 맡느라 정신없네.. 2011. 11. 8.
스밀라와 함께한 5년 4개월, 시간이 담긴 풍경 이사를 이틀 앞두고 거실에 미리 싸둔 짐을 내놓았더니 집안 분위기도 어수선해졌습니다. 스밀라도 편히 쉴 곳이 마땅치 않았는지 이리저리 옮겨다니다, 제 방 문앞에 자리를 잡습니다. 아기나 반려동물이 사는 집에는 갑자기 문 닫히지 말라고 문틈에 끼워두는 도어 스토퍼가 있는데, 스밀라가 앉아있으니 꼭 고양이 도어 스토퍼처럼 보입니다. 여기 앉으면 거실도 볼 수 있고, 고개를 돌리면 제가 앉아있는 책상 쪽도 볼 수 있어서 스밀라가 좋아하는 자리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스밀라가 이 자리에 앉아있다가 저를 향해 애앵 하고 울곤 했었지요. 이 집에 이사 온 지도 벌써 8년, 그 8년 중에서 5년 4개월을 스밀라와 함께했습니다. 스밀라가 매번 발로 문짝을 긁어 당기면서 문을 여는 바람에 문이 긁혀 고민했던 게 엊.. 2011. 11. 5.
눈 가리고 아웅, 비닐봉지에 숨은 스밀라 스밀라와 잡기 놀이를 하다가, 달아날 곳이 궁색해진 스밀라가 비닐봉지 안으로 쏙 뛰어듭니다. 머리만 가려지면 자기 몸이 다 가려질 거라고 생각했는지, 엉덩이와 뒷다리를 포함한 몸 절반이 아직 못 들어갔는데도 꼼짝 않고 저러고 있습니다. '응, 그런데 밖이 보인다?' 하고 이상해하는 눈빛의 스밀라입니다. 분명히 자기는 숨었는데, 왜 밖이 보이는 걸까 알 수 없는 거겠지요. 비닐봉지 안에 부동자세로 앉아 머리만 이리저리 굴리며 궁리를 합니다. 결론은 '뭐 얼굴이 보이기는 하지만, 당분간 이대로 있자' 였는지, 비닐봉지 안에서 딴청을 부립니다. 스밀라의 엉뚱한 행동이 귀여워서 얼른 카메라를 가져와 사진을 찍어주었지만, 혼자 비닐봉지 안에서 놀게 놓아두면 위험할 수도 있지요. 이제 그만 놀고 나오라고 엉덩이를 .. 2011. 10. 30.
장미꽃 선물하니, 떨떠름한 고양이 반응 회사에 행사가 있어서 꽃다발을 얻어왔다가, 스밀라에게 장미꽃을 선물해보았습니다. 예전에 꽃다발을 보면 킁킁 냄새를 맡으며 좋아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좋아하리라 믿으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스밀라 반응이 영 떨떠름합니다. 예전과 달리 별로 반기지 않는 모습이에요. 처음 품에 안겨주었을 때는 냄새를 몇 번 킁킁 맡기는 하지만, 시큰둥합니다. 심지어 "이런 걸 왜 나한테 줬느냐"는 표정까지 지어보입니다. 아예 외면하는 모습까지...급기야 꽃을 앞에 두고 딴청을 부립니다. 다시 한번 안겨줘보아도 별 차이는 없습니다. 사실 스밀라가 좋아한다면 포푸리 공처럼 발로 차고 놀면서 갖고 놀 수 있게 하려고 말려둔 건데... 아무래도 스밀라의 취향은 말린 꽃보다는 생화 쪽인 모양입니다. 2011. 10. 26.
목 빠져라 기다리는 고양이 마음 아침에 눈을 떠 보면, 스밀라가 저렇게 의자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몸은 의자 위에 올려야 하니, 대신 목을 길게 빼고 아래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발치 쪽에 의자를 두었던지라 만약 머리를 의자 쪽을 향해 누이게 된다면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스밀라와 눈이 마주칠 지도 모릅니다. 스밀라의 잠자리는 원래 거실에 두었습니다. 화장실과 물그릇을 모두 제 방에 두기에는 너무 좁기도 해서 스밀라가 먹고 싶을 때 물도 마시고, 화장실도 갈 수 있도록 잠자리도 거실에 둔 것인데, 한밤중에 다들 잠이 들었을 때는 스밀라도 거실에 있다가, 새벽마다 제 방으로 스르륵 들어와서 의자에 누워 기다리는 것이지요. 잠결에 털뭉치 꼬리가 스르르 옆을 지나가는 기척이 느껴지면 스밀라가 들어온 것입니다. 잡지 마감을 하느라 어제까지 며.. 2011.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