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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명당자리, 하늘에서 바라보니 가을이 깊어가면서, 바람도 쐬고 햇빛도 쬘 겸 베란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스밀라입니다. 한 발씩 앞으로 쭈욱 뻗고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귀여워서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고양이와 눈맞춤할 수 있는 정면 쪽에서 서로 마주보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고양이의 옆태를 관찰할 수 있는 자리도, 동그랗게 식빵을 구운 등허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하늘 자리도 좋아요. 혹시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이 올라올까 싶어 바닥에 깔아놓은 수건이 2장이 되니, 굳이 도톰한 부분으로 옮겨앉아 식빵을 굽는 스밀라입니다. 하늘에서 바라보니 푸짐한 엉덩이가 꽤나 묵직해 보이지만 실은 다 '털'입니다. 인기척을 느낀 스밀라가 안테나 수염을 하늘로 치켜올리며 저를 힐끗 바라봅니다. "응?" 하는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고양이의 수염은 그냥 .. 2011. 10. 14.
햇살에 윙크하는 고양이, 스밀라 베란다 명당자리에 가만히 또아리를 틀고 앉은 스밀라의 등 위로 햇살이 내립니다. 사선으로 툭툭 떨어지는 햇빛이 빛살이 되어 눈가를 간지럽힙니다. 하늘 한번 쳐다보고 눈을 반짝이다가, 눈이 부셔 슬며시 눈을 감아도 봅니다. 그윽한 얼굴, 만족스러운 표정이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해맑은 눈동자가 동글동글 빛났다가 살며시 가늘어집니다. 그냥 감아보는 눈동자겠지만, 제게는 어쩐지 윙크처럼 보이는 스밀라의 햇빛 쬐기입니다. 2011. 10. 4.
두 팔을 넙죽, 스밀라식 추석 인사 올해 추석연휴에는 제3회 고양이의 날 전시를 진행하느라 이래저래 바빠지는 바람에, 멀리 가지 않고 집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스밀라의 기분도 좋아집니다. 이제 거의 스밀라 전용이 되어가고 있는 어머니의 여름 매트에 오늘도 뒹굴뒹굴, 곰돌이가 되어 놀고 있습니다. 한 팔을 쭉 뻗은 '슈퍼맨 자세'를 취한 걸 보면 좀 있다가 '앞으로 나란히' 자세도 할 모양입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토실토실한 두 팔을 내밀어 '앞으로 나란히'를 하는 스밀라입니다. 이 사람이 한낮에는 안 보이더니 왜 오늘은 여기 있나, 골똘히 생각하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스밀라, 여기 보고 추석인사 해야지~" 스밀라를 향해 수다스럽게 말을 건네봅니다. 시끄러우니까 이쪽을 한번 봐준 것이겠지만, 그래도 저에게만 보내는 스밀라의.. 2011. 9. 12.
햇빛을 사랑하는 고양이, 스밀라 스밀라가 항상 누워 시간을 보내던 전망대에 없어서, 두리번거리며 찾아보니 베란다에 있네요. 상자 뒤에 숨어서 이쪽을 살금살금 내다보다가 딱 걸렸습니다. 걸레를 빨아서 잘 마르라고 바닥에 널어놓았는데, 타월 질감이 까실까실하고 톡톡해서 좋은지 방석이며 깔개를 마다하고 저기에 가 앉곤 하네요. 방바닥 닦는 용도로 쓰는 수건이라 그리 더러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왜 거기를 고집하는 거니?" 하고 묻고 싶어집니다. "나만 좋으면 됐지, 뭐." 하는 얼굴로 저를 빤히 올려다보는 스밀라입니다. 블라인드 친 베란다는 스밀라가 즐겨 찾아오는 일광욕 자리입니다. 햇빛에 달궈진 공기가 따뜻하기도 하고, 바람에 흔들려 움직이는 블라인드 천을 구경도 하고, 그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의 움직임을 관찰하기에도 적당하거든요. .. 2011. 9. 3.
아침 꽃단장 마친 고양이, 새초롬한 표정 황급히 부르는 어머니 목소리에 얼른 밖으로 나가봅니다. 한쪽 다리를 들어올리고 그루밍에 여념이 없는 스밀라를 보여주려고 하신 거였지요. 엉거주춤 한쪽 앞발로 땅을 짚고 잠시 쉬는 모습이, 열혈 그루밍에 지쳐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합니다. 요즘 들어 어머니의 여름 매트를 부쩍 탐내는 스밀라는, 어머니가 아침 준비를 하는 틈에 얼른 매트 끄트머리에 앉곤 합니다. 사람이 아침에 세수를 하고 이를 닦듯, 스밀라도 부지런히 몸단장을 시작합니다. 혓바닥으로 꼼꼼히 몸 구석구석을 닦고 빗질하는 것이죠. 아침 꽃단장을 끝낸 스밀라에게 장난감을 흔들어 놀아줍니다. 가끔 앞발만 휙휙 휘두를 뿐 적극적으로 달려들지는 않는 스밀라입니다. 기껏 힘들게 빗어놓은 옷(털)의 산뜻함을 구기고 싶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직은 뽀송뽀송한 .. 2011. 8. 31.
스크래처 뗏목을 탄 고양이, 스밀라 1년 넘게 스밀라의 스크래처로 잘 써왔던 가죽의자를 내다버렸습니다.(첫 사진은 작년 9월 스밀라 모습^^) 등받이 나무 부분이 망가져서 사람이 앉을 수 없기도 하고, 스밀라가 오며가며 이 의자에 주로 발톱자국을 남기는 바람에 어영부영 스밀라의 간이 전망대 겸 스크래처가 되어주었던 물건인데, 이사하면서까지 이 의자를 갖고 갈 수는 없을 듯하고 집을 내놓고 나서, 집 보러 올 사람들도 생각해서 겸사겸사 치워버렸더니 스밀라가 발톱 갈 만한 장소를 찾지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한동안 넣어두었던 스크래처를 꺼내서 바닥에 놓아주니 이제 아쉬운대로 이걸 쓰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엔 나와봤더니 이렇게 뗏목처럼 올라앉아 있네요. 원래 벽걸이용 스크래처라 무게가 가벼워서 스밀라가 발톱을 긁으려면 온몸의 체중을 싣고 올라가서.. 2011.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