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고양이 여행 중 머물렀던 숙소 바로 앞집에는 코알라무늬 고양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코알라무늬가 뭐냐고요? 얼굴 생김새는 여느 고양이와 비슷한데, 코 부분에 타원형 얼룩이

꼭 코알라의 둥근 콧등처럼 보였거든요. 코팩이라고도 합니다만, 어쩐지 코알라무늬가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 좋아요.

여행 중에 일정이 어긋나거나, 갑자기 비가 오거나, 혹은 작은 일로 일행과 다투고 나서

울적해진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다 보면 꼭 코알라무늬 고양이가 기다리곤 했습니다.  


날 기다린 건 아니고, 먹여주고 재워주는 집주인 아주머니를 기다린 것이지만...



닫힌 철창살 너머로 나를 빤히 바라보기는 해도, 절대 쓰다듬어달라 다가오지는 않는

차가운 도시 고양이지만, 두툼한 뱃살과 콩자반을 연상시키는 발바닥 젤리를 보면

싱숭생숭했던 마음도 어느새 위로가 되곤 했습니다.  

붓으로 쓱쓱 그린 듯한 옆구리의 굵직굵직한 무늬를 보며 고양이의 야성미에 감탄하기도 하고요. 



새벽에 눈 뜨자마자 베란다 아래를 내려다보며 '고양이님 벌써 출근하셨네' 하고 중얼거리고,

밤늦게까지 고양이가 집에 못 들어가고 있는 걸 보면 '주인 아줌마는 아직도 안 들어오셨나?' 하며 

함께 안절부절못하기도 했지요. 


고양이는 아마 모를 거예요. 그곳에 머물렀던 며칠간, 누군가가 자기를 내내 훔쳐보면서 힘을 얻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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