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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와 씨름하는 길고양이 뭐 재미있는 것 좀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던 노랑둥이의 눈에 번뜩 들어온 게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신문지. 신문지 구경하기가 쉽지 않으니 고양이 눈에는 새로운 장난감 정도로 보였나 봅니다. 집고양이 같으면 신문지 위에 살포시 앉았을 텐데, 노랑둥이는 발톱을 가는 데 사용합니다. 무료하던 차에 새 장난감을 발견하고 신났는지, 엉덩이까지 엉거주춤 들고 신문지 뜯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왼발 오른발, 다시 왼발 오른발, 보조를 맞춰 가며 열심히 뜯어봅니다. '이거 띄엄띄엄하게 봤는데... 어쩐지 하면 할수록 빨려든다?' 저 집념 어린 눈동자와 발톱을 한번 보세요^^ 실물 크기와 거의 비슷하게 크롭해봤습니다. 뒹굴었다 일어난 자리에 흙먼지가 잔뜩 묻었지만 귀엽습니다. "후훗~내가 이겼다." 노랑둥이가 승자의 자.. 2009. 10. 18.
둘이라서 더 행복한 '길고양이 친구' 노랑둥이 길고양이가 나무에 발톱을 갈고 있습니다. 숲속 은신처에서 할 수 있는 소일거리란 늘 빤하지요. 나무그늘 아래 누워 낮잠을 자거나, 이렇게 한가한 시간엔 발톱을 갈거나, 친구와 숨바꼭질하기 정도. 혼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라도 하는 것처럼 살며시 고개를 들고 친구가 무심히 지나치는 모습을 빼꼼 쳐다봅니다. 지금 이렇게 친구를 그냥 보내면, 오늘도 하루종일 무료한 하루를 보내야할 지도 모릅니다. . "가...같이 가자, 친구야!" 노랑둥이의 발걸음이 허둥지둥, 바빠집니다. 빛의 속도로 달려오는 노랑둥이를 보고 고등어 고양이가 멈춰섭니다. "훗, 나랑 노는 게 그렇게 좋냐?" "이거 왜 이러셔? 귀한 시간 내서 놀아주는데 고마운 줄 모르네." 둘이 나란히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이런 대.. 2009. 10. 16.
기지개 켜던 길고양이, 민망한 실수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나무기둥에 몸을 기대고 기지개를 쭉 켭니다. "캬~ 시원해! 역시 기지개는 이렇게 몸을 90도로 접어줘야 제맛이지~" "어허 좋구나~" 무아지경에 빠진 고양이. 급기야 앞발 하나 들고 세 발만으로 기지개 켜는 신공을 보입니다. "어, 어..." 하는 사이에 뒷발 한쪽이 허공에 둥 떠서, 그만 균형을 잃고 쓰러집니다. "헉!"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고양이도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쓰러져 있다 멋쩍게 몸을 일으킵니다. "멍~" '아무도 못 봤겠지? 얼른 자리를 뜨자.' 사건 현장을 황급히 벗어나지만... "훗, 나는 다 봤다구." 의미심장한 눈빛을 날리는 밀크티가 있다는 건 몰랐겠지요. 사진을 이어붙이니 이렇게 되네요^^ ----고양이 좋아하세요? 이 블로그를 구독+해 보세요=(^.. 2009. 10. 15.
밀크티 길고양이의 애정표현 같은 지역 안의 길고양이 중에서도 유독 감정 표현이 풍부한 녀석이 있습니다. 밀크티 역시 그런 경우인데요, 늘 같이 다니는 카오스 냥이를 무척 좋아하는지, 언제나 함께 다닙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카오스 냥이 곁에서 맴도는 걸 보면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무덤덤한 카오스 냥이의 반응에 안타깝기도 한데요. 집고양이가 반려인의 손에 부비부비 얼굴을 비비듯, 길고양이도 좋아하는 친구에게 얼굴을 부비댑니다. 심지어 머리까지 땅바닥에 대고 굴리며 재롱을 부리는데도, 무심한 카오스 냥이는 별다른 반응이 없습니다. 귀찮은 듯 귀를 뒤로 젖히고 잰걸음으로 달아나는 카오스냥과, 머쓱한 표정으로 등 돌린 채 따라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밀크티의 상반된 표정이 귀엽습니다. 밀크티는 자리를 옮긴 친구를 따라 슬.. 2009. 10. 13.
가파른 암벽 사이로 숨은 길고양이 어디론가 마실 가는 길고양이를 살며시 뒤따라가 봅니다. 인기척을 느낀 고양이는 급한 마음에 발놀림이 빨라집니다. 꼬리 짧은 길고양이가 몸을 숨긴 곳은, 가파른 암벽으로 둘러싸인 좁은 틈이었습니다. 생명 하나 살 수 없을 것 같은 그 공간에 고양이는 제 몸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눈만 피할 수 있다면 음습하고 눅눅한 암벽 사이도 고양이에게는 안식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자기 몸 하나 숨길 공간이 여기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아마 평상시에 눈여겨봐두었던 비상탈출 통로겠지요. 이곳에서는 고양이도 안심하고 잠시 엉덩이를 붙입니다. 그러나 바닥에 몸을 누인 것도 잠시, 축축하게 젖은 암벽과 눅눅한 낙엽의 한기를 견디지 못하겠는지 곧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길 준비를 합니다. 달아나기 전에 꼭 한번은.. 2009. 10. 12.
길고양이 모녀가 내게 준 감동 아기 고양이가 엄마 품에 얼굴을 묻고 젖먹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모든 고양이는 사랑스럽지만 그중에서도 어린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버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그 시간이, 그 때의 모습이 더욱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엄마 품에 안긴 아기고양이는 무아지경에 빠져 젖을 먹습니다. 뒷다리에 잔뜩 힘이 들어갑니다. 젖먹던 힘까지 다 쓴 것일까, 기진맥진한 아기 촐랑이가 엄마 황란이의 등에 가만히 턱을 기댑니다. 엄마에 대한 사랑, 신뢰, 의존...여러 가지 감정을 담은 몸짓에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고양이의 말을 알 수 없어도, 고양이의 몸짓을 보며 그들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가장 소중한 감정은 말이 아닌 '몸짓'으.. 2009.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