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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스승님'과 어린 제자

by 야옹서가 2009. 4. 3.
길고양이 세계에서도 스승과 제자 사이가 있습니다.

오랜 길냥생활로 길고양이 은신처의 터줏대감이 된

카오스무늬 길냥이는, 아직 연륜이 짧아 세상 물정 모르는

풋고양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칩니다.

그런 스승님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젖소무늬 고양이입니다.

고양이에게도 흠모하는 감정이 있다면, 아마 젖소무늬  고양이가

스승님에게 느끼는 감정일 겁니다.

이 둘의 사이가 예사롭지 않은 것은, 둘이 언제나 붙어다니곤 하는

모습에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카오스무늬 고양이가 무심히 제 볼일을
 
볼 때도, 어느새 젖소무늬 고양이는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있습니다. 고양이가 발소리없이 조용조용 다가오는 건 아시지요^^

카오스 무늬 고양이가 "저 인간이 안전한지 내가 간을 한번 보겠다" 하며 앞으로 나섭니다.

젖소무늬 고양이는 그저 뒤에서 스승님 하시는 말씀을 경청할 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시합니다.

둘은 언제나 함께 있곤 했습니다. 멀리서 좋은 풍경을 바라볼 때도...

밥을 먹을 때도...나란히 나란히. 전망대 아래 고양이가 자세를 바꾸어도 언제나 함께.

밥을 다 먹고 졸음이 슬슬 와서 잠깐 졸다가도... 전망대 아래 새로운 고양이가 들락날락해도 둘은 언제나 함께. 

어린 길고양이는 어떤 인간이 안전한지, 어느 먹이를 먹어도 되는지, 스승님을 보고 배웁니다.

늘 스승님 한발짝 뒤에 숨어 바라보는 모습에 웃음이 나곤 했지요. 그럼 카오스무늬 고양이는

"너는 내가 지킨다" 하고 말하는 것처럼 한발짝 앞에 버티고 서있곤 했습니다.


카오스무늬 고양이에게서 생존의 지혜를 배운 고양이들이 꿋꿋하게 살아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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