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공사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퇴근길에 공평동 재개발공사 현장 근처를 지나가다 종종걸음으로 가는 고등어 무늬 고양이를 만났다. 바삐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피해 공사장 벽 쪽으로 붙어 가는 걸음걸이가 조심스럽다. 두리번두리번 앞을 살피며 가느라 뒤에서 살금살금 따라가는 나를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다. 녀석은 굳게 닫힌 공사장 철문 아래로 슬그머니 몸을 낮추고 기어들어간다. 보통 이런 경우엔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작별인사를 하지만, 어쩐지 그 녀석은 철문 근처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는 가지 않을 것 같았다. 휴대전화 카메라를 켜고 공사장 철문 아래로 손만 슬그머니 디밀어본다. 역시 예감대로 고양이는 철문 근처에 오도카니 앉아 있다가 의아한 눈으로 이쪽을 본다. 분명 사람이 따라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은 아.. 2016. 3. 1. 액자 속으로 들어간 고양이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경계심 많은 길고양이를 만나면 잠시 걸음을 멈춘다. 처음 고양이를 찍을 때는 눈이 마주치는 순간 놓칠세라 달려갔지만, 이제는 한 박자 쉬고 천천히 다가가는 게 낫다는 걸 경험으로 안다. 나의 반가움이 처음 만난 고양이에게도 똑같은 감정으로 전해지길 바라는 건 욕심이다. 오히려 반가워하는 몸짓이 크면 클수록, 기뻐서 다가가는 속도가 빠를수록 고양이는 위협을 느끼고 먼저 달아난다. 그래서 길고양이를 찍을 때는 적당한 ‘밀당의 기술’이 필요하다. 다가가기는 하되 천천히, 녀석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속도로만. 그렇다고 마음 둔 녀석들이 멀리 달아나는 걸 맥없이 보고 있을 만큼 소극적이지는 않게. 경계심 많은 길고양이를 안심시키면서 다가가는 요령은 ‘오리걸음’ 신공이다. 몸을 .. 2015. 3. 9. 하루 10분의 위로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작년 4월부터 다시 회사에 나가기 시작했다. 주말이나 휴가 때 짬짬이 고양이 여행을 떠나는 걸 제외하면 직장에 매인 몸이라 평일에는 다른 지역의 길고양이를 만나러 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길고양이와의 만남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점심 먹고 남는 짬을 활용해 고양이 산책을 나선다. 회사 뒤편 안쪽 길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오래된 주택가 골목이 나온다. 이 일대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을 만나러 가는 나만의 짧은 여행이다. 처음 골목을 다니기 시작할 때는 한 마리도 만나지 못한 채 허탕치고 돌아가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한 보름쯤 골목을 누비고 다녔더니 숨은 길고양이가 한두 마리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골목 안쪽에서 처음 고양이를 발견했을 때 얼마나.. 2015. 3. 6. 친구네 집은 가까울수록 좋다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길고양이의 삶을 사진과 글로 담기 시작한지 올해로 어느덧 13년째다. 첫 길고양이책을 출간한 2007년부터는 세계 고양이 명소와 애묘문화를 취재하는 ‘세계 고양이 여행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등 유럽 국가를 비롯해 애묘문화가 발달한 일본, 타이완의 고양이 명소를 꾸준히 한국에 소개하다 보니, 애묘인을 위한 ‘1박 2일 고양이 투어’ 프로그램쯤은 어렵지 않게 짤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가끔 묻는다. 어떻게 하면 가는 곳마다 길고양이를 만날 수 있느냐고. 국내외를 막론하고 낯선 지역에서 길고양이를 찾아야 할 때 1순위로 꼽는 장소가 있다. 조성 역사가 오래된 원도심 지역이나 골목 많은 주택가다. 길고양이를 만날 확률이 상대적.. 2015. 3.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