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사진을 찍는 '생활사진가' 김하연 님이 특별한 엽서를 보내주셨어요. 겉봉에는 김하연 님이 직접 찍은 고양이 사진으로 만든 우표가 붙어있고, 봉투에는 자작 고양이 엽서가 들어있었습니다.

처음 김하연 님께 자작 고양이 우표를 선물받은 것은 2007년 11월경입니다. 그때 '고양이는 고양이다'(2007. 11. 19~12.2)라는 개인전을 열면서 기념으로 만드신 듯합니다. 예쁜 연두색 봉투에 직접 찍은 고양이 사진 1장과, 전시 안내 엽서가 들어있었지요. 고개를 위로 하고 살짝 미소짓는 듯한 고양이의 얼굴이 사랑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고양이 우표는 손톱보다 조금 큰 크기의 종이에 지나지 않지만, 제게는 어떤 화려한 전시포스터보다도 더 오래 마음에 남는 우표입니다.

약간 손때가 묻기는 했지만, 아직도 이 우표가 붙은 봉투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 고양이 우표가 붙은 엽서를 보내주는 연말연시 이벤트를 한다고 블로그에 공지를 올리셨기에,
염치불구하고 또 한번 신청을 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엽서를 보내주셨습니다. 
이번에는 노랑둥이 길고양이가 빤히 저를 올려다보는 모습이네요.


봉투 안에는 직접 만든 고양이 엽서가 한 장 들어있었습니다. 창고 지붕 아래 위태롭게 잠든 어린 고양이입니다.
요즘처럼 모두가 힘겨운 시절, 위태롭지만 저 고양이처럼 힘내어 살았으면 한다는
격려의 말씀도
함께 보내주셨습니다.
길고양이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정말 특별한 선물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진 인화용지인데, 특이하게 뒷면은 엽서처럼 디자인이 되어있습니다. 늘 받기만 하고 드리지는 못했는데,
저도 올해에는 조촐한 연말연시 이벤트를 마련해볼까 합니다.
그동안 좋은 아이디어를
차곡차곡 쌓아두어야겠어요.



인터넷우체국 '나만의 우표' 코너에서 맞춤형 우표를 만들 수 있어요. 아래와 같이  다양한 종류가 있네요.
   특별한 기념일에 맞춰서 선물하면 좋을 듯합니다.


★ 길고양이를 향한 따뜻한 응원 감사드려요~ 문의사항은 catstory.kr@gmail.com로 메일 주시면 확인 후 회신해 드립니다.

가끔 자동차 아래를 보면 고양이가 동그랗게 몸을 옹송그린 채

앉아있습니다. 높은 곳을 좋아해서 캣타워는 물론이고 책꽂이

위로도 종종 뛰어올라가는 집고양이들을 생각하면, 사람들의

눈이 무서워 밖으로 나서지 못하고 '어둠의 세계'로만 숨어드는

길고양이들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그저 인간 위주의 관점인지도 모릅니다.

고양이 입장에서는 빛의 밝기에 따라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동공

덕분에 어두운 곳에서도 별 어려움 없이 다닐 수 있고, 원래부터

야행성 동물에 가깝다보니 밤의 어둠을 더 익숙하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나라, 어느 동네를 가더라도 그곳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건, 내가 아는 고양이의 습성과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친근한 고양이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나는 자동차 아래 쭈그리고 앉아 고양이를 구경합니다.

자동차 동굴 아래에서 몸을 숨기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다리를 구경하는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한번도 와 보지 못한 곳을 여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걱정도 두려움도 가라앉고, 어느새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내가 고양이를 구경하고 있을 때도 고양이는 나를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그냥 제 옆에 쌓인 맥주상자나 잡동사니 더미처럼, 혹은 자기 머리 위에 있는 자동차처럼

무생물 같은 존재인 양 담담하게 대합니다.


어둠침침한 자동차 동굴에 가장 어울리는 드레스 코드가 있다면, 역시 까만 털코트겠지요.

몸도 까맣고 그늘도 까매서, 자동차 아래 숨은 고양이의 눈동자가 보이지 않네요.


자동차 동굴 아래서 만나는 고양이들 중에는,

한쪽 눈만 살짝 내놓고 반짝반짝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녀석도 있고..


쓰레기가 뒹구는 자동차 밑에 몸을 옹송그린 채 추위를 피하는 모습도 만나게 됩니다.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에 눈이 부신 듯 찡그리면서도, 고양이는 달아날 기색이 없습니다.

기껏 구한 자동차 밑 동굴의 아늑한 공간을 벗어나고 싶지 않아서이겠지요.

 

동굴에 몰래 숨은 듯 자리를 잡은 길고양이가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넉살 좋게 네 다리를 뻗고,

자동차 아래 그늘이 제 안방인 양 여유를 부리는 녀석도 만납니다.

저는 동네 터줏대감 고양이에게서 풍기는, 대책없는 자신감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누워있어도 아무도 자길 건드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랄까, 그런 게 느껴지거든요. 


오늘도 집에 들어가는 길에, 자동차 밑에 숨은 고양이는 없는지 기웃거리게 될 것 같네요. 

'거문도 고양이 살리기' 사진전에 고양이 사진을 보내주세요!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클릭!]
  1. BlogIcon 바람노래
    2009.02.23 10:23 신고

    저도 어느새 문득 문득 자동차 안이나 골목 틈새를 들여다 보는 버릇이 생겼더라구요.
    그곳에는 언제나 그녀석들이 있더라는.ㅋ

    • BlogIcon 야옹서가
      2009.02.23 20: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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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에서 집까지 가는 길이 약간 비탈길이고 담벼락 위에 차가 있는 구조여서
      자동차 아래를 올려다보면서 지나갈 수 있는 구조인데요,
      가끔 고양이가 차 밑에 있더군요.

  2. BlogIcon 구름~
    2009.02.23 11:31 신고

    밤중에 길을 걷다 골목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녀석들을 유심히 보면 주차된 자동차를 체크포인트 삼아서
    이동하더군요. 사람들 눈길을 피해 이 쪽 차 밑에서 저 쪽 차 밑으로 후다닥~

    • BlogIcon 야옹서가
      2009.02.23 20: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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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를 가림막 삼아 이동하는 건가요^^ 눈치빠른 고양이들...
      막 주차한 차 밑에는 따뜻하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본능적으로 그런 곳을 찾아다니는 듯.

  3. BlogIcon corio
    2009.02.23 11:48 신고

    항상 위험해 보이는데요..

    딴에는 거기가 더 안전해 보이나봅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09.02.23 2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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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자동차 밑으로 기어들어갈 때 주차된 차를 확인하고 가야할 텐데요,
      사람이 있을 때 잠깐 정차한 차 밑으로 가면 난감하다는..

  4. BlogIcon Fallen Angel
    2009.02.23 18:17

    자동차밑 버려진 박스안에서 좀 많이들 볼수 있죠.

  5. 서글픈구름
    2009.02.23 19:50

    저정도는 양호한거죠..전 고양이 때문에 아주 황당한 경험을.. 차에서 고양이 소리가나는데 태운적이 없거든요.. 찾아봤더니.. 이놈이 엔진룸에 들어가 있던.. 대체 어떻게 기어들어간건지...

    • BlogIcon 야옹서가
      2009.02.23 21: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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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저는 차가 없어서 엔진룸이 어디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차 뚜껑(?) 같은 걸 열어야 들어가는 곳인가요? 아님 차 밑에 틈새 같은 게 있나요?

    • 웃음^^
      2009.02.26 14:58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저희도 그랬지요^^
      저희는 그 고양이가 예뻐서 키웟어요 ^^

  6. BlogIcon yuna
    2009.02.24 10:29

    저도 고양이들 밥주러 갈 때 차 밑을 살피곤 해요.
    마지막 사진 고녀석.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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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까세'를 아시나요? 발음이 야릇해서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고양이를 '까자'는 게 아니고요, 고양이를 테마로 우편봉투에 그려진 그림을 말합니다. 까세라고도 하고, 까쉐라고도 합니다만, 영문으로는 Cachet로 표기합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다보면 고양이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수집하게 되는데, '고양이 까세'도 저의 수집목록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까세는 보통 '초일봉피'용으로 많이 제작됩니다. 초일봉피란, 새 우표를 발행한 맨 처음 날짜 소인이 찍힌 봉투를 말합니다. 그냥 무늬 없는 흰 봉투에 우표를 붙이고 그 날짜 소인을 찍은 것을 수집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수집가의 입장에서 너무 밋밋하고 재미가 없겠죠. 그래서 초일봉피에 해당 테마와 관련이 있는 그림이 들어간 기념소인을 찍거나, 까세를 인쇄한 봉투를 만들어 함께 판매합니다. 실제로 우편배달과정에서 사용된 실체봉피(Entire)와 달리, 초일봉피는 수집가를 위해 제작된 미사용 봉투와 미사용 우표를 사용합니다.

다채로운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고양이 까세'는 고양이 마니아의 수집욕을 자극하는 좋은 대상인데요. 아직 수집 경력이 짧아 많은 초일봉피를 수집하지 못했지만, 마음에 드는 '고양이 까세'를 몇 가지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미국에서 발행한1988년 고양이 테마 초일봉피 4종입니다. 아름다운 고양이 까세와 고양이 우표가 멋진 조화를 이룹니다.


 초일봉피임을 보여주는 소인이 찍혀있습니다.'FIRST DAY OF ISSUE'라고 명기되어 있고, 기념소인은 아닌 일반 소인입니다. 기념소인의 사례는 아래 영국 1986년도 야생고양이 까세에서 보여드립니다.

야생고양이의 부리부리한 눈매가 마음에 들었던 고양이 까세입니다. 위의 미국고양이 까세와 달리 예쁜 기념소인이 찍혀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인에는 역시 FIRST DAY OF ISSUE라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영국 야생고양이 까세는 다른 야생동물과 함께 4종 세트로 나와 있습니다. 고양이에만 관심이 있지만, 나머지 초일봉피도 한 세트이고, 그림이 아름다워 함께 보관하기로 합니다. 섬세하게 그려진 까세는, 봉투 위의 작은 미술관이라 부를 만합니다.


우정국에서 공식적으로 발행한 까세가 아닌, 자작 까세는 테마우취(주제가 있는 우표수집)의 분야에서는 공식적인 까세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나만의 고양이 까세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물론 고양이 기념 우표와 함께 있을 때 의미가 있으니, 한국에서도 많은 고양이 우표가 발행되어야 고양이 까세도 제작이 가능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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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까세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는 분은 아래 아래 '나의 육필 까세집'이라는 책을 읽어보세요.
  연재만화 '고바우 영감'으로 유명한 필자가 여러 화가들과 교류하며 우정의 까세를 만든 과정이 상세하게 나와있답니다.


 
  1. BlogIcon 춘배
    2009.02.17 19:22 신고

    와 야생고양이 너무 멋지네요 ㅎㅎ 우표쪽에선 좀더 어려보이기도 하공
    부엉이도 하나쯤 소장하고 싶네요u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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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를 따라다니다 보면, 가끔 경이로운 풍경을 만난다. 좁은 골목 끝에서 숲처럼 나무가 우거진 곳이 나타나거나, 옛  모습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한 오래된 건물이 눈에 들어올 때가 그렇다. 흰토끼를 따라 동굴로 뛰어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종종걸음으로 앞서가는 길고양이를 열심히 쫓아가본다.

길고양이가 숨어들어간 곳이 낯선 골목이라 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있으므로앨리스처럼 키가 작아지거나, 목이 늘어나거나, 무서운 여왕과  크로켓 시합 일은 없을 테니까. 그런 점에 있어서는 안심하고, 그저 눈앞에 펼쳐질 다른 세상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은신처는 인적 드문 골목 어귀인 경우가 많다. 사람 많고 떠들썩한 곳보다 조용한 다락방 같은 곳을 좋아하는 취향과도 일치한다. 좋아하는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종착점은 비슷하다. 
 

야나카의 골목길에서 길고양이를 따라가다 닿은 곳은, 주택에 딸린 대나무 정원이었다. 한국의 일반 주택에서는 대나무를 정원에 잘 심지 않는다. 하늘을 향해 뻗은 대나무 줄기가 접신의 기능을 한다고 하여, 점집 앞마당에 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과 점술가를 잇는 일종의 안테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일본에서 대나무 정원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아니면 그냥 일반적인 정원수의 의미로 심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눈이 탁 트이는 풍경이다. 세로사진은 보통 가로 픽셀을 500px에 맞춰 리사이즈하는데, 오늘은 그냥 가로사진 폭에 맞춰 올려본다. 화면 가득 초록색의 평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대나무 정원의 한 구석에는 길고양이가 자리잡고 있다. 마치 제 집인양 편안한 자세로... 이 고양이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블로그 스킨으로 한동안 쓰고 있다. 길고양이가 몸을 누이고 한가로이 하품하는 아늑한 공간에서 마음도 평안을 찾는다마음에도 천천히, 초록색 물이 드는 듯하.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은 언제나 전쟁 같지만, 고양이와 함께 했던 기억을 야금야금 꺼내어 피로회복제 대신 먹어본다. 여행의 순간은 짧지만, 추억은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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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포카리
    2009.02.16 09:18

    너무 편안한 포즈가 집 주인같네요....오랜 동안 한자리에서 살아온 그런 고양이...넘 이쁘네요!

  2. BlogIcon 구름~
    2009.02.16 11:27 신고

    사진 멋지네요. 블로그 이미지에 있는 고양이로군요.

  3. BlogIcon 머니야
    2009.02.16 22:49

    편안한 시한편보는 느낌입니다.. 혹시 하품하는 사진들만 모아보신적있으세요? 아주 독특한 사진들..생각못한 사진들이 많이 잡히더군요..^^

  4. BlogIcon hyun
    2009.02.16 23:41

    고양이의 도도함이 묻어나는 고귀한 느낌이 드는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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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의 눈에 '안 예쁜 고양이'가 있을까 싶지만, 저는 유독 털 짧은 고양이들에게 마음이 끌립니다. 짧은 털 아래로 느껴지는 탄탄한 근육이 좋고, 발바닥의 곰형 젤리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도 사랑스럽고... 찹쌀떡 같은 앞발 모양도 귀엽지요. 고양이다운 새침함과 날렵함을 겸비한 단모종 고양이들의 매력이란^^

물론 스밀라도 더할 나위 없이 예쁘지만, 언젠가는 분홍코에 분홍 젤리가 선명히 드러나는 발바닥을 가진 고양이가 곁에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부려봅니다. 

자주 들르는 고양이 은신처의 밀크티도 그 중 하나인데요. 한때는 밀크티를 덥석 데려와서 편안한 집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어른고양이가 되어 야생의 삶에 익숙해진 밀크티에게는 오히려 그게 속박일 듯해서, 그냥 지켜보고만 있습니다. 비록 인공적으로 조성된 쉼터이기는 하지만, 다른 길고양이들과 달리 안정적인 집이 있고, 저 말고도 꾸준히 밥을 챙겨주시는 이웃들이 있고, 친구 길고양이도 많으니까요.


밀크티가 몸을 길게 뻗고 두 발로 서서 어딘가를 바라봅니다. 앞발을 손처럼 짚어 기대고 목을 쭉 빼니, 평소에는 동그랗게 몸을 말고 있어서 잘 보이지 않던 '우월한 기럭지'가 새삼 돋보입니다. 저 찹쌀떡 같은 손을 한번 잡아보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밀크티는 가까이 다가오기는 해도, 절대 손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거친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길고양이의 경계심을 유지하는 모습도 필요하겠죠.

집에 스밀라조차도 없었을 때, 그러니까 고양이와 함께 사는 일 자체를 허락받지 못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 무렵에는 사진 속에 담아온 길고양이를 추억하며, 모니터 속 고양이를 눈으로만 어루만지곤 했었지요. 길고양이를 데려와 함께 살 수는 없어도, 멀리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흐뭇해지곤 했습니다.

그때 고양이를 키울 수 없었던 저에게 길고양이를 따라다니는 건, 일종의 대리만족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길고양이 중에는 까칠하거나 겁많은 녀석이 많아서 저를 피하거나, 거들떠보지 않는 때가 더 많았지만ㅜ_ㅜ 가끔 마주치는 그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아프거나 고통스럽게 죽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뿐만 아니라 고양이와 함께 살아본 경험이 있고, 동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같은 마음이겠죠. 

길고양이를 생각하는 시간이 늘면서, 그들의 짧은 삶을 애틋해하는 것에 그치기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도움'이란 당장 배를 채울 수 있는 한 끼 사료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길고양이 사진과 글을 꾸준히 블로그에 올리는 것도 포함됩니다. 매스컴에서 요괴의 모습으로 보여주는 길고양이가 아닌, '다른 시각'으로 길고양이의 모습을 전하는 곳도 있어야, 그들에 대한 오해도 조금은 줄어들 테니까요. 

올해에는 블로그에 공개되는 사진과 글 외에  '거문도 고양이 프로젝트'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차근차근 준비해야하는 일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거문도 고양이의 중성화수술 의료봉사를 계획 중인 수의사 선생님들이 계셔서, 거문도 길고양이들의  인도적인 개체 수 조절에도 희망이 보입니다.

큰 변수만 없다면, 3월 말경 의료팀과 포획팀, 학술팀이 거문도를 방문해 일주일간 현지 의료봉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평일에는 직장 때문에 어렵지만, 주말에는 저도 후발대로 합류해서 현지 취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벌써 2월 중순이 되어버린 달력을 보면서, 남은 한 해 지치지 않고 길고양이 블로거로 열심히 뛸 수 있기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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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란
    2009.02.15 16:56

    맞아요.. 저 밀크티 아이^^ 항상 사진 보면서 색깔이 정말 너무 곱고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도 좋은 글,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사진 부탁드릴게요~

  2. BlogIcon 또자쿨쿨
    2009.02.15 18:33

    안녕하세요.
    블로그검색 온타운 쥔장입니다~
    온타운 초창기에 제가 임의로 등록한 블로그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 한 분이시네요~ ^^^;;;;;
    오픈아이디를 인증 받으시면 직접 블로그정보 관리가 가능하세요~~

    여기가 고경원님의 온타운 개인페이지입니다~
    http://www.ontown.net/personal_post.php?cate=8&uid=334

    • BlogIcon 야옹서가
      2009.02.15 22:30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네 검색하다보니 등록한 기억이 없는데 등록되어 있더라고요;;
      근데 들어가보니 마이페이지 기능이 없는 건지, 제가 못찾는 건지 좀 아리송하네요.

    • BlogIcon 또자쿨쿨
      2009.02.16 09:08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오픈아이디가 없으시면 http://www.myid.net/signup/ontown
      가입하시고 그 아이디를 알려주세요~
      인증처리토록 하겠습니다~ ^^^;;;;

  3. 미리내
    2009.02.15 21:12

    아이코~~반가운 밀크티 몸매 역시 멋진 아이군요..

  4. BlogIcon 머니야
    2009.02.15 22:17

    후발대에 참여하신다니..동참못하는제가 한심하단 생각이 드네요..ㅠㅠ...잘다녀오시구..후기 기대만땅하겠습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09.02.15 22:32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네 이제 한달 남짓 남았는데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되려면 챙겨야할 것들이 많아서
      은근히 시간을 잡아먹네요... 아무쪼록 이 행사가 시발점이 되어서
      거문도 길고양이와 섬에 계신 분들이 상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 합니다.

  5. 은경
    2009.02.18 13:05

    밀크티를 데려오고 싶으셨다는 글을 보면서 저도 아깽이때부터 거의 1년간 밥을 줘온 길냥이가 있는데요.
    보다못해 데리고 왔거든요. 오늘로 5일째인데, 밤부터 새벽내내 밖에 나가고 싶어서 창문 틈에 코를 비비고 애웅애웅 울어대는걸 보면... 너무 미안해지더라구요. 그래서..오늘 내일중으로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데려다 줄까..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집보다 위험하고 춥고 배고프지만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자유를 주는 일이 고양이를 위한 일인지..아니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적응하도록 지켜보면서 이렇게 계속 집에서 보호해주는것이 좋은 일인지....보내고 싶지 않으면서도 보내야하는 맘...어떻게 해야할지 쉽지않네요...

    • BlogIcon 야옹서가
      2009.02.19 22:15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1년 넘게 보아오신 고양이라면, 어른고양이이고, 길고양이로 오래 살아온 아이네요.
      만약 함께 살 계획이시면 인간과 친해지는 법을 천천히 가르치셔야할 것 같구요,
      일단 결심하셨으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쭉 함께 하셨음 좋겠고.. 만약 지금이라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원래의 자리로 보내주는 편이, 몇달간이나마 인간에게 익숙해진 다음 다시 거리 생활을 하는 것보다
      고양이에겐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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