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윤 작가의 입양에세이 사진집 <무심한 듯 다정한> 출간을 기념해
전국 독립출판물 서점에서 입양
캠페인 릴레이 사진전을 개최하게 되었어요.

 

6월 9일부터 30일까지, 고양이 전문서점 '슈뢰딩거'와 냥덕모임 '기승전냥'을 운영하는

'이후북스'에서 1차 합동전시를 열고, 이후 타 지역 독립출판물 서점으로 장소를 옮겨

릴레이 사진전을 이어갑니다.

 

텀블벅에서 릴레이사진전 진행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7월 7일까지 진행하니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 부탁드립니다. 사진에세이 외에, 텀블벅 후원자만을 위한

한정제작 굿즈를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고양이책 기획자이자 작가로서 늘 생각하는 거지만, 겉보기에만 예쁜 책을 만들기보다는

고양이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한 책을 만들겠습니다. =(^ㅅ^)=
https://www.tumblbug.com/catbook


 

▶ 입양캠페인 사진전 기획 의도
반려동물을 펫숍에서 사는 대신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것은, 공장식 분양농장과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는 직접적인 실천방법입니다. 그러나 다 큰 고양이,

아픈 고양이 등은 여전히 입양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14년간 길고양이 동네를 취재하고 고양이 책을 써온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한번쯤 제대로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해온 것이 이미 다 자란 어른 고양이,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고양이,

반려인의 임신 출산을 전후로 버려지는 고양이 문제를 다루는 ‘입양에세이 3부작’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첫 번째 사례인 ‘성묘 입양’ 이야기를 다룹니다.

전시에 출품된 사진들은 동명의 사진에세이집《무심한 듯 다정한》 으로도 출간되며,

이 책의 인세 1%는 한국고양이보호협회(www.catcare.or.kr)에 기부됩니다.

 

▶ ‘입양에세이 3부작’ 첫 작품, <무심한 듯 다정한>
인스타그램에서 @fly_yuna 아이디로 활동 중인 정서윤 작가는, 길에서 데려와

가족이 된 고양이 순돌이와 할매님의 소소한 일상을 3년째 사진으로 기록해왔습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사진에는 길고양이로 살다가 실내 생활에 적응해가는
순돌이의 모습, 그리고 순돌이를 늦둥이 막내처럼 아끼는 할매님의 정겨운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https://www.tumblbug.com/catbook

외출고양이로 사는 집고양이와 길고양이가 한밤중에 만났습니다. 집고양이는

"너 황소? 나 최영의야!" 하고 대사를 치는 송강호의 기세로 뚜벅뚜벅 걸어옵니다.

아직 어린 노랑둥이 길고양이는 뒷모습만 보여서 얼굴 표정을 읽을 수는 없지만,

긴장과 호기심이 교차하는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집고양이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도망은 가지 않지만, 그래도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는지 꼬리가 너구리 꼬리처럼

두껍고 크게 부풀어올랐습니다. 그 사이에 집고양이는 어느새 코앞까지 뚜벅뚜벅

다가와 있습니다. 혹시 싸움이라도 한 판 벌이려는 걸까요. 궁금합니다.


그런데 집고양이의 표정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귀를 납작하게 내리고

눈매를 반달눈으로 뜨고는, 뭔가 설득하는 듯한 표정으로 어린 길고양이와

무언의 대화를 나눕니다. 나를 따라오면 맛있는 밥도 있고, 장난감도 있고...

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영역 다툼을 하려는 게 아니라

자기가 가진 뭔가를 자랑도 하고 싶고, 나누기도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어쩐지 묘하게 설득력 있는 표정에 넘어간 길고양이는 쭐레쭐레 

집고양이의 뒤를 따릅니다. 아직 어린 노랑둥이가 혼이나 나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 저기로 따라가면 뭔가 맛있는 거라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낯선 고양이들 사이에서도 호감만 있다면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어쩌면 남에게 빼앗길 

영역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기에, 집고양이는 길고양이에게 조금 더 너그러울 수
 
있었던 건가 싶기도 합니다.

12월이 다가오면 '괜찮은 달력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게 됩니다.

달력을 구매하거나 달력 그림을 관람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동물들을 도울 수도 있고,

길고양이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는 2011년 고양이 달력들을 소개해 봅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마음에 쏙 드시리라 믿어요.


1. 2011년 마리캣 달력
 
고양이 작가 마리캣 님의 고양이 달력입니다. 아름다운 장식세밀화로

널리 알려진 작가의 멋진 그림들을 올해도 달력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 사진으론 이 정도밖에 안 나오는 게 아쉽지만 실제로는 고양이 털 하나까지 섬세합니다.


12월 15일~21일까지 인사동 윤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2011년 달력 원화뿐 아니라

작가가 소장한 소품 및 고양이 아트상품 판매도 이뤄진다고 합니다. 전시 입장료 1000원은

동물보호단체 KARA로 기부된다고 합니다. 전시도 관람하고, 기부도 함께 하실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한번 찾아가 보세요^^ http://mariecat.com/


2. 한국고양이보호협회 '길고양이 달력'
길고양이를 위한 민간동물보호단체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서는

다양한 길고양이 사진과 함께 길고양이 돌보기에 필요한 여러 정보를

함께 실어 눈길을 끕니다. 길고양이를 돌보거나 길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보내주신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달력 판매 수익금은

길고양이를 위해 쓰인다고 합니다. http://catcare.or.kr/205908#47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역시 연말이라 고양이를 위한 다양한 후원달력이 많이 나오네요.

'한강맨션 길고양이'를 후원하는 달력도 그림으로 이뤄져 귀엽습니다.

쿠쿠양 님이 자세하게 포스팅해주셨길래 링크 첨부합니다. 

[쿠쿠네] 한강맨션 고양이 후원 달력 판매합니다 

스크롤 압박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달력 인심이 날로 박해지는 요즘이니, 고양이를 위한 달력을 골라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둥글게 움츠린 고양이의 등짝이 어쩐지 추워보이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이제 단풍이라곤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의 희미한 붉은색으로만 느낄 수 있을 따름입니다. 한때 붉게 물들었다

잿빛을 띤 분홍색으로 변하는 단풍잎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있는 힘껏 불태우고

아무 미련 없이 이 세상과 작별하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머물렀던 시간을 '소풍'이라고 표현했던 천상병 시인의 말처럼,

소풍 가던 날의 들뜬 마음을 접고 가만히 이 땅으로 내려앉은 낙엽들이

마른 땅에 따스한 융단을 만들어줍니다. 그 융단을 즐거이 이용해 주는 것은 

동네 고양이입니다. 노란 치즈 얼룩무늬가 예쁜, 통통한 겨울 고양이입니다.
 


등산객의 인기척이 들려도 한번 힐끗 쳐다보기만 할 뿐, 담담한 표정으로 단풍잎 융단을

만끽합니다. 융단 위에서의 시간은 고양이에겐 빼앗기고 싶지 않은 평화로운 순간인가

봅니다. 가만히 식빵을 굽고 있을 뿐입니다. 꼭 불판 위에 놓인 치즈 식빵 같다고나 할까요. 
 
이제 두어 살쯤 되었을까요? 달아나지도 않고 저와 가만히 눈 맞추는 모습이 당당합니다.

단풍잎 융단 아래 노란 고양이, 은행잎처럼 잘 어울립니다.


올해는 단풍 구경을 해볼 겨를도 없이, 짧은 가을이 지나가버렸네요. 고양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올 겨울은 고양이들에게 조금 더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길고양이는 가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슬며시 나오곤 합니다.

사진 속 고양이가 숨어있다 슬며시 걸어나온 저 곳도, 너비는

10cm가 채 못 되어 보이지만 고양이는 스르르 빠져나왔습니다. 

보통 머리뼈만 통과할 수 있는 너비만 확보되면 별 어려움

없이 나올 수 있다고 하는데, 수염으로 통과할 곳의 폭을 재어

가능하다 싶으면 그리로 나오는 거죠.



아무도 없겠거니 하고 슬며시 빈 틈을 찾아 나오다가, 그만

저와 딱 마주치고 눈을 휘둥그렇게 뜨는 고양이. 금방이라도

직립보행을 할 것 같은 자세여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한편으론

인기척에 놀란 것 같기도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난간에 두 발을 딛고 오르려다 움찔 하는 모습이,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땡땡이치고 몰래 학교 담을 넘다가 담임선생님께 들킨 학생처럼

긴장해 있습니다. 길고양이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자신도 모르게

길고양이를 움츠러들게 한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현행범 아닌

현행범의 마음이 되어, 그 자리에 얼어붙은 고양이를 보며 드는

생각입니다.
 
 
* 이번  글부터는 사진에 넣는 낙관의 모양을 바꿔봤습니다.

손글씨라서 가독성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예전 것은

너무 딱딱한
감이 있어 바꿔봤는데 보기엔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