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고양이들 산책로의 제설작업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뒷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분이 계셔서

짤막하게 글 남겨요. 날도 무지 추운지라 제설작업이랑 먹거리만 후다닥 챙겨주고 왔습니다. 

눈길에 발 시려워 앞발 털며 걷는 고양이가 짠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곳에서

길고양이들 밥 챙겨주는 어르신을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지라, 연세도 있으신데 

얼어붙은 눈길 걱정도 되고 해서 겸사겸사 다녀왔어요.
눈이 다져져서 얼어붙어버리면

그때 가서 치우기도 어려울 거 같으니...그나마 아직 푸석해서 치워지더라구요.


제설용 넉가래와 P삽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긴 했는데 연말이라 언제 배달될지 몰라서,

간이 눈삽으로 대강 정리했습니다. 바닥이 보일 때까지 눈을 치우니 고동이가 어리둥절해서 보네요. 

오래간만에 짝짝이 양말을 신은 소심둥이 짝짝이도 슬그머니 얼굴을 내밉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래?"  "먹을 거나 빨리 주지...냄새 솔솔 나는데."

둘이서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것 같네요^^;


이 근처 청소하는 분들이 쌓인 눈을 화단 쪽으로 다 퍼다 올려놓아서, 고양이 은신처 근처로도  

눈이 많이 쌓였습니다만, 그래도 눈 쌓인 나무 밑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고양이들도 당분간

맨땅 밟으며 지낼 수 있겠네요. 길은 터 놨으니...내년엔 눈도 적당히 왔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도 고양이도 힘드네요.


눈 가리고 3년, 귀 막고 3년, 입 막고 3년.

옛날 시집살이하는 며느리가 그랬다지요?
 
요즘에는 그런 자세를 요구하는 집도 거의 없겠지만요.

맨 처음 저런 조각을 본 것은 한 헌책방에서였는데

그땐 원숭이 세 마리가 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답니다.

동남아 어딘가에서 만들었음직한 분위기의 조각이었죠.

몇 년의 세월이 흘러, 일본의 고양이 카페 앞에서

저 3인방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너희는 어디서 왔니? 물어보고 싶었지만,

겁에 질린 표정의 고양이 3인방은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눈 가리고 3년, 귀 막고 3년, 입 막고 3년'의 자세는

약자로 취급받는 이들, 혹은 약자의 상황에 공감하는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취하는 방어 자세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나는 아무 힘이 없는데, 눈에 보이기는 하니 마음만 아프고

나는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데, 들으면 더 속만 쓰리고

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 말하자니 내 가슴만 답답해서

그렇게 안 보이고, 안 들리고, 말 못하는 것처럼

묵묵히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픈 것이 눈에 밟힐 때,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괴로운 소리가 들려도, 귀 막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말해야 할 상황에서, 누구든 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아파서 외면한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지켜봐 줄 사람은

정말로 아무도 남지 않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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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뿐 아니라 길 위의 모든 생명을 애틋히 여기며,

그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분들과 오래 가는 인연을 맺고 싶습니다.



고단한 길고양이의 삶에 힘이 되어줄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은 자주 보는 밥 배달 아줌마도 아니고,

가끔 간식거리를 챙겨주는 형 누나들도 아니고,

언제나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며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가족일 겁니다.



한 날 한 시에 태어나 생김새마저 똑같은 쌍둥이 길고양이는 기분이 언짢을 때도 함께 언짢은가 봅니다.
 
둘 다 실눈을 뜨고 납작귀를 한 걸 보면 말이죠. 서로 말다툼이라도 했는지 샐쭉해진 쌍둥이를 달래고 싶어서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기념사진이나 한 방 찍자"고 했더니만...


한 녀석이 정면을 바라보면 다른 한 녀석이 그새 한눈을 팔고...

아까 그 녀석이 마음을 다잡고 포즈를 취하면, 이젠 또 옆의 녀석이 가만히 앉아있질 않습니다.

저희들끼리 뭔가 속닥속닥하는 걸 보니, '협조해줄까 말까' 의논하는 것 같네요^^;

둘이 합의를 본 듯한데, 이거 어쩌죠. 둘 다 대놓고 딴청을 피우기로 한 모양입니다.

저야 뭐, 모델이 하자는대로 따를 수밖에 별 수 있나요.

사진촬영에는 비협조적이었지만, 서로 싱거운 장난도 받아주는 동갑내기 형제가 있으니

더울 때는 서로 그루밍도 해주고, 추울 때는 옆구리 털도 붙여가며 어려움을 이겨나가길 바랍니다.

쌍둥이들아, 어린 나이에 엄마 없이 살아가는 게 쉽지 않겠지만 힘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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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삼킨별 시리즈로 유명한 문구 제작사 인디고(http://www.indigostory.co.kr)에서 제작해주셨고,

올해 2월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출간기념전을 준비할 때 자선바자회를 위 소품판매용으로 

소량 제작했던 '미니달력'과 비슷한 형식과 크기입니다. 그때 만들었던 미니달력 사진 기억나시죠^^ 

제가 만든 미니달력과는 제조사가 달라서, '미니엽서' 세트에는 위 사진의 스티커들이나 끈, 집게 등은 없어요.

대신 미니엽서보다 크기가 좀 큰 '폴라로이드 엽서' 세트에는 고양이 스티커 5종이 포함되어 있답니다.
 
 
미니 엽서에는 세 차례의 일본 고양이 여행에서
만난 길고양이와 가게의 고양이, 그리고

고양이 소품 사진이 수록되어 있어요. 책에 수록하지 않은 미공개 사진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스크롤 압박이 있지만 모두 귀여운 고양이들이니 끝까지 봐 주세요^^

 



이번에 만든 '고양이 여행' 엽서 시리즈는 총 2종입니다. 

미니 엽서(60장)는 명함 크기이고, 폴라로이드 엽서(50장+고양이 스티커 5종)는 정사각형으로 

실제 폴라로이드 사진과 비슷한 크기입니다. 미니 엽서는 1300K, 텐바이텐에서 판매하고 있고,

스티커 포함된 폴라로이드 엽서 세트는 아직 제작 중이라 다음 주 초쯤 시중에 풀릴 것 같아요.

텐바이텐 http://www.10x10.co.kr/shopping/category_prd.asp?itemid=379512

1300K http://www.1300k.com/shop/goodsDetail.html?goodsno=201007300076

* (추가) 폴라로이드 엽서 시리즈가 출시되었습니다. 상세 사진 올려요.


 
더럽고 무섭다고 매서운 눈초리를 받던 길고양이가
엽서 모델이 될 수 있기까지, 

길고양이 통신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어요.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힘내서 다양한 고양이 소식 전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고양이 엽서 제작 뒷이야기]


고양이 엽서의 시작을 돌아보면 2006년 7월로 거슬러올라가네요. 당시 다음넷에 있던 블로그를 통해

1장의 길고양이 사진과 짧은 글로 구성된 '고양이 엽서'라는 형식의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만들었던 온라인 고양이 엽서들입니다.





블로그 대문 사진으로 썼던 사진을 교체하면서 기록으로 남기는 방식이라, 업데이트 간격이

길어지다 보니 '고양이 엽서'의 연재가 흐지부지해져 결국 일반 포스트로 흡수되긴 했지만,

4년 전 시작한 '고양이 엽서' 시리즈는 현재 '폴라로이드 고양이'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블로그에서 이어질 '폴라로이드 고양이' 시리즈에도 응원 부탁드립니다!

*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에서는 다양한 고양이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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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척에 달아나는 길고양이, 개구멍에 숨는다. 

먹먹한 어둠이 몸을 집어삼켜도, 하얀 뒷다리는 어쩔 수 없구나.

아직 때묻지 않은 하얀 양말이 어쩐지 쓸쓸하구나.
 



언젠가 온전히 내 소유의 집이 생긴다면, 과연 그런 날이 오기는 할지 까마득하기는 하지만

가질 수 없어도 꿈꾸는 건 자유니까 한번 상상해보기라도 한다면 

제일 먼저 담벼락 아래 개구멍을 뚫고 싶다. 아니, 고양이구멍을 뚫고 싶다.

집앞을 지나던 길고양이가 찾아들어 마음 놓고 쉬다 갈 수 있도록

그 구멍이, 그저 고양이구멍이 아니라 

삶구멍이고 숨구멍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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