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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듯 다정한> 출간기념 입양캠페인 사진전(6.9~) 정서윤 작가의 입양에세이 사진집 출간을 기념해 전국 독립출판물 서점에서 입양캠페인 릴레이 사진전을 개최하게 되었어요. 6월 9일부터 30일까지, 고양이 전문서점 '슈뢰딩거'와 냥덕모임 '기승전냥'을 운영하는 '이후북스'에서 1차 합동전시를 열고, 이후 타 지역 독립출판물 서점으로 장소를 옮겨 릴레이 사진전을 이어갑니다. 텀블벅에서 릴레이사진전 진행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7월 7일까지 진행하니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 부탁드립니다. 사진에세이 외에, 텀블벅 후원자만을 위한 한정제작 굿즈를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고양이책 기획자이자 작가로서 늘 생각하는 거지만, 겉보기에만 예쁜 책을 만들기보다는 고양이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한 책을 만들겠습니다. =(^ㅅ^)= https://www.tumblbug... 2016. 6. 1.
고양이길 제설작업한 날, 길고양이 반응 밀레니엄 고양이들 산책로의 제설작업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뒷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분이 계셔서 짤막하게 글 남겨요. 날도 무지 추운지라 제설작업이랑 먹거리만 후다닥 챙겨주고 왔습니다. 눈길에 발 시려워 앞발 털며 걷는 고양이가 짠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곳에서 길고양이들 밥 챙겨주는 어르신을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지라, 연세도 있으신데 얼어붙은 눈길 걱정도 되고 해서 겸사겸사 다녀왔어요. 눈이 다져져서 얼어붙어버리면 그때 가서 치우기도 어려울 거 같으니...그나마 아직 푸석해서 치워지더라구요. 제설용 넉가래와 P삽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긴 했는데 연말이라 언제 배달될지 몰라서, 간이 눈삽으로 대강 정리했습니다. 바닥이 보일 때까지 눈을 치우니 고동이가 어리둥절해서 보네요. 오래간만에 짝짝이 양말을 신은 소심둥.. 2010. 12. 30.
길고양이와 집고양이, 한밤중의 만남 외출고양이로 사는 집고양이와 길고양이가 한밤중에 만났습니다. 집고양이는 "너 황소? 나 최영의야!" 하고 대사를 치는 송강호의 기세로 뚜벅뚜벅 걸어옵니다. 아직 어린 노랑둥이 길고양이는 뒷모습만 보여서 얼굴 표정을 읽을 수는 없지만, 긴장과 호기심이 교차하는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집고양이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도망은 가지 않지만, 그래도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는지 꼬리가 너구리 꼬리처럼 두껍고 크게 부풀어올랐습니다. 그 사이에 집고양이는 어느새 코앞까지 뚜벅뚜벅 다가와 있습니다. 혹시 싸움이라도 한 판 벌이려는 걸까요. 궁금합니다. 그런데 집고양이의 표정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귀를 납작하게 내리고 눈매를 반달눈으로 뜨고는, 뭔가 설득하는 듯한 표정으로 어린 길고양이와 무언의 대화를 나눕니다.. 2010. 12. 8.
소외된 고양이 돕는 '2011 고양이 달력' 12월이 다가오면 '괜찮은 달력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게 됩니다. 달력을 구매하거나 달력 그림을 관람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동물들을 도울 수도 있고, 길고양이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는 2011년 고양이 달력들을 소개해 봅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마음에 쏙 드시리라 믿어요. 1. 2011년 마리캣 달력 고양이 작가 마리캣 님의 고양이 달력입니다. 아름다운 장식세밀화로 널리 알려진 작가의 멋진 그림들을 올해도 달력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 사진으론 이 정도밖에 안 나오는 게 아쉽지만 실제로는 고양이 털 하나까지 섬세합니다. 12월 15일~21일까지 인사동 윤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2011년 달력 원화뿐 아니라 작가가 소장한 소품 및 고양이 아트상품 판매도 이뤄진다고 합니다. 전시 입장.. 2010. 12. 6.
[폴라로이드 고양이] 104. 갈림길 앞에 선 고양이 아무 생각 없이 타박타박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옵니다. 오른쪽 길도, 왼쪽 길도 색깔만 다를 뿐 똑같아보여서 무심코 발길을 오른쪽 길로 돌려 봅니다. 오른쪽 길로 가면서도 마음 한 구석엔 '왼쪽 길은 어떨까?' 궁금증이 생깁니다. 어쩐지 가보지 못한 왼쪽 길에는 더 재미난 삶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관성이란 무서운 것이어서, 대개 가던 방향대로 가게 됩니다. 한번 내린 결정을 바꾸기도 그렇고, 되돌아가자면 다리도 아플 테고 지금까지 걸은 거리를 생각하면, 맨 처음 갈림길로 다시 가긴 귀찮거든요. 그러나 호기심도 모험심도 다 수그러들고, 돌아가기엔 너무 오랜 시간을 길에서 허비한 후에야, 가보지 못한 길을 생각하며 쓰러져 후회합니다. '그때 그 길로 다시 가야했던 게 아니었을까? 지금은 너무 늦었.. 2010. 12. 5.
단풍잎 융단을 만끽하는 고양이 둥글게 움츠린 고양이의 등짝이 어쩐지 추워보이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이제 단풍이라곤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의 희미한 붉은색으로만 느낄 수 있을 따름입니다. 한때 붉게 물들었다 잿빛을 띤 분홍색으로 변하는 단풍잎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있는 힘껏 불태우고 아무 미련 없이 이 세상과 작별하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머물렀던 시간을 '소풍'이라고 표현했던 천상병 시인의 말처럼, 소풍 가던 날의 들뜬 마음을 접고 가만히 이 땅으로 내려앉은 낙엽들이 마른 땅에 따스한 융단을 만들어줍니다. 그 융단을 즐거이 이용해 주는 것은 동네 고양이입니다. 노란 치즈 얼룩무늬가 예쁜, 통통한 겨울 고양이입니다. 등산객의 인기척이 들려도 한번 힐끗 쳐다보기만 할 뿐, 담담한 표정으로 단풍잎 융단을 만끽합니다. 융단 .. 2010.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