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삼색 고양이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광화문-종각역-인사동을 왕복하는 익숙한 동선을 따라 무심코 오가던 길에서, 어린 삼색 길고양이를 발견한 것은 2002년 7월이었다. 그전에도 길에서 몇 차례 길고양이를 만난 적은 있지만, 친해지고 싶어서 손을 내밀면 녀석들은 잽싸게 내빼곤 했다. 그런데 종로의 한 빌딩가 화단 속 은신처에서 만난 삼색 고양이는, 사람을 슬금슬금 피하는 여느 길고양이와 달랐다. 검은 대리석 화단에 ‘식빵 자세’로 앉아 있다가 나를 보고 몸을 일으키더니, 화단 난간에 팔짱을 끼고 앉는 게 아닌가. 바에 와서 마실 것 한 잔 주문하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여유롭기까지 하다. 아직 채 한 살도 되지 않은 어린 고양이 같은데 대담하기 짝이 없었다. 이 정도면 내가 고양이를 구경하는 게 아니라, 고양이.. 2002. 7. 7. 이전 1 ··· 117 118 119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