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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기지개 요가 자세 중에 고양이 자세가 있다. 허리를 한껏 둥글리면서 위로 치켜올렸다가, 반대로 엉덩이를 쭉 빼면서 허리를 낮추는 운동인데, 이 사진을 보면 고양이 자세의 첫번째 모양만큼은 확실히 따라할 수 있겠다. 몸을 쭉쭉 펴니 시원한지, 기지개 켜는 내내 눈을 꼭 감은 얼굴 표정이 재미있다. 왼쪽 앞발 먼저 쭉 뻗고 오른쪽 앞발도 마저 뻗고 뒷다리 스트레칭도 빼놓을 수 없다. 꼬리도 덩달아 뒤로 쭉- "기지개 켜는 거 처음 보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밀레니엄 고양이다. 뭘 해도 불만스런 인상인 건, 눈이 동그랗게 떠지지 않기 때문 아닐까. 고등어를 갖다주면 저 눈매도 좀 달라지려나. 2005. 4. 11.
☆고양이집 고양이의 과거 안국동 고양이집에 대한 사진을 다시 뒤적여보았다. 프로필 사진처럼 정색하고 예쁘게 찍은 사진보다는, 고양이를 발견한 장소에 대한 추억이 있고, 고양이 특유의 미묘한 성격 같은 것을 보여주는 사진에 더 마음이 끌린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를테면 내가 고양이집 고양이에 애착을 느끼는 건, 어렸을 적 내가 살았던 동네에 살고 있다는 점 때문이고, 덧붙여 자동차 밑 그늘에 앉아 세상 구경을 즐기는 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밀레니엄 고양이의 매력은 '도심에서 숲고양이처럼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는 데 있다. 이들 말고도 또 어떤 고양이가 나를 설레게 할지 모른다. 고양이를 키울 수 없어도, 고양이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유리동물원은 한동안 길고양이 블로그로 운영될 수도 있을 .. 2005. 4. 7.
인상착의 그동안 만난 밀레니엄 고양이의 인상착의. 얼굴만 클로즈업하니 지명수배 사진같다. 물론 모든 사진을 정면에서 찍은 건 아니니까, 고양이들이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동안 찍었던 길고양이 사진을 정리하면서 틈틈이 업데이트 해볼 생각이다. 어쩌면 밀레니엄 고양이의 가계도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2002년 7월 7일] 제일 처음 만났던 밀레니엄 고양이다. 뽀얀 얼굴과 갸름한 하관, 또랑또랑하게 생긴 눈망울 등이 길고양이 중에서도 미묘라 할 만하다. 비교적 사람을 잘 따랐으나, 쓰다듬으려면 하악거렸다. [2003년 8월 9일] 엄마가 되어 돌아온 밀레니엄 고양이. 위 사진에서 거의 1년이 지난 후의 모습이다. 고양이는 나이를 먹으면 눈의 색깔이 조금 달라진다는데, 이 녀석 역시 약간.. 2005. 4. 3.
고양이집 고양이의 근황 지난 가을쯤, 안국동 고양이집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고양이집은 안국동 아름다운가게 맞은편에 있는 구멍가게에 대해 내 마음대로 이름붙인 것이다. 제일 나이를 많이 먹은 듯한 삼색고양이 한 마리, 그리고 좀 더 어린, 비슷한 또래의 황토색 얼룩고양이 세 마리-이렇게 네 마리가 뒹굴뒹굴 하면서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곤 했는데, 간혹 구멍가게에서 천하장사 소세지를 사다 먹이는 사람들로 구멍가게의 매출도 조금은 올라갔을지 모른다. 아마도 고양이집 주인과 네 마리의 고양이는 암묵적인 동의 하에 화목하게 살고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지난 겨울 내내 그 고양이들이 보이지 않아서 궁금했는데, 오늘 정독에 갔다가 돌아가는 길에 고양이집 고양이들의 소식을 들었다. 원래는 다섯 마리가 있었는데, 누군가 쥐약을.. 2005. 3. 28.
☆다시 밀레니엄 고양이 밀레니엄 타워 뒤에 고양이가 많은 것은 화단을 잘 꾸며놓았기 때문이다. 키 작은 나무와 큰 소나무가 골고루 자라고, 흙 바닥에 잡풀들이 수북해 생쥐들도 어딘가 숨어 살 법하다. 상업용 건물로 가득한 종로 한복판에서 고양이들이 야생의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게다가 밀레니엄타워 하단부는 갑옷 비늘 같은 금속 재질로 둘렀기 때문에, 그 비늘이 건물 면과 맞닿는 부분은 비스듬히 경사가 생겨 고양이가 숨을 수 있는 공간이 된다. 고양이들은 주로 낮에는 이 공간에서 지내고, 밤이 되면 바깥으로 나온다. 물론 건물 관리인들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겠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동물원을 구경하는 것과 비슷한 감정으로 밀레니엄타워 뒤뜰을 찾는 것 같다. 야생고양이에 대한 여러 가지 박해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열심히 살.. 2005. 3. 20.
밀레니엄 고양이에게도 봄이 왔는가 최근 밀레니엄 고양이가 다시 눈에 띄기 시작했다. 며칠 전에는 잿빛 고등어무늬 고양이를 만나 한참을 놀았다. 5백원 짜리 천하장사 소세지를 3분의 2 정도 먹으면 '이제 먹을만큼 먹었다'는 듯이 무관심한 얼굴로 훌쩍 떠나버리던 녀석인데, 그날은 웬일인지 자리를 뜨지 않고 내 주위를 어슬렁거렸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벤치 위로 올라오더니 내 다리 위에 슬그머니 앉는 게 아닌가. 딱히 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차가운 바닥에 앉기 싫어서 따뜻한 곳을 찾아든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반가웠다. 한동안 고양이를 안고 있다가 슬그머니 내려놓을 때는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을 정도니까. 2005.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