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사리다 몸을 둥글게 말고 풀숲에 도사린 고양이. 눈동자만 살짝 돌려서 흘끔 쳐다본다. 초록색 눈이 예리하게 빛났다. 2005. 5. 19. 생각하는 고냥 한남동 제일기획 근처의 고양이 가게에 있던 녀석이니 엄밀히 말하자면 길고양이는 아니고, 길에서 만난 고양이쯤 되겠다. 철창 안에 있는 모습이 매우 지리멸렬해보였다. 새끼 두 마리와 함께 있었는데 아마 어미쯤 되는 모양이었다. 아랫층에는 아비로 추정되는 파란 눈의 흰고양이가 불안하게 왔다갔다 하고 있었고. 새끼는 한 마리는 어미를 닮아 갈색 눈에 머리 부분에는 회색 얼룩이 있고, 다른 한 마리는 아비를 닮아 푸른 눈에 순백색 털을 지녔다. 하지만 사람처럼 턱을 고이고 비스듬히 누워있는 데에는-_-; 입까지 살짝 벌리니 더욱 그럴듯한 표정이다. 2005. 5. 17. ★외면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고양이들. 사실 아까 한번 으릉거리며 싸웠다가, 멀찍이 떨어져서 관망하고 있는 거다. 2005. 5. 17. 나무를 오르려고 애쓰는 고양이 손톱에 잔뜩 힘을 준 게 보인다. 이 사진을 보면 고등어고양이의 등 무늬는 일종의 보호색일 수도 있겠구나 싶다. 나무와 잘 구별이 되지 않는다. 2005. 5. 16. ★딴청 고양이 요즘은 거의 고양이 블로그가 되어가는 것 같다(-ㅅ-) 밀레니엄타워 앞을 지나던 스님이 쭈그리고 앉아 고양이를 불렀지만, 고양이는 여전히 딴청만 부린다. 이쯤 되면 자기를 부르는 걸 알 법도 한데, 바로 코앞에서 소리가 나면 돌아봄직도 한데, 절대로 돌아보지 않는다. 고양이와 스님 사이를 가르는 검은 선만큼이나 확고하게. 2005. 5. 15. ★소화전 밑 고양이 안국동 고양이를 만나러 갔더니, 덕성여고에서 아름다운가게 쪽으로 가는 샛길에서 졸고 있었다. 나를 보더니 눈앞에서 얼쩡대는 사람을 신경쓰는 게 귀찮은지 소화전 밑으로 슬그머니 들어가버렸다. 근처에 밥그릇이 있는걸로 봐서는, 고양이집 구멍가게에서만 밥을 얻어먹는 게 아니라 동네 이집 저집을 다니며 식사를 대접받는다는 이야기다. 등만 보이는 고양이님이다. 구불구불 접힌 소화전 튜브 아래 얼굴이 보인다. 답답해보이기도 하지만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고양이 은신처로 적당한 곳일거다. 앞다리를 포개어 턱을 고이고 생각에 잠긴 옆얼굴이 새초롬하다. 2005. 5. 14. 이전 1 ···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