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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블로거'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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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스밀라도 더할 나위 없이 예쁘지만, 언젠가는 분홍코에 분홍 젤리가 선명히 드러나는 발바닥을 가진 고양이가 곁에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부려봅니다.
자주 들르는 고양이 은신처의 밀크티도 그 중 하나인데요. 한때는 밀크티를 덥석 데려와서 편안한 집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어른고양이가 되어 야생의 삶에 익숙해진 밀크티에게는 오히려 그게 속박일 듯해서, 그냥 지켜보고만 있습니다. 비록 인공적으로 조성된 쉼터이기는 하지만, 다른 길고양이들과 달리 안정적인 집이 있고, 저 말고도 꾸준히 밥을 챙겨주시는 이웃들이 있고, 친구 길고양이도 많으니까요.
밀크티가 몸을 길게 뻗고 두 발로 서서 어딘가를 바라봅니다. 앞발을 손처럼 짚어 기대고 목을 쭉 빼니, 평소에는 동그랗게 몸을 말고 있어서 잘 보이지 않던 '우월한 기럭지'가 새삼 돋보입니다. 저 찹쌀떡 같은 손을 한번 잡아보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밀크티는 가까이 다가오기는 해도, 절대 손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거친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길고양이의 경계심을 유지하는 모습도 필요하겠죠.
집에 스밀라조차도 없었을 때, 그러니까 고양이와 함께 사는 일 자체를 허락받지 못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 무렵에는 사진 속에 담아온 길고양이를 추억하며, 모니터 속 고양이를 눈으로만 어루만지곤 했었지요. 길고양이를 데려와 함께 살 수는 없어도, 멀리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흐뭇해지곤 했습니다.
그때 고양이를 키울 수 없었던 저에게 길고양이를 따라다니는 건, 일종의 대리만족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길고양이 중에는 까칠하거나 겁많은 녀석이 많아서 저를 피하거나, 거들떠보지 않는 때가 더 많았지만ㅜ_ㅜ 가끔 마주치는 그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아프거나 고통스럽게 죽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뿐만 아니라 고양이와 함께 살아본 경험이 있고, 동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같은 마음이겠죠.
길고양이를 생각하는 시간이 늘면서, 그들의 짧은 삶을 애틋해하는 것에 그치기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도움'이란 당장 배를 채울 수 있는 한 끼 사료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길고양이 사진과 글을 꾸준히 블로그에 올리는 것도 포함됩니다. 매스컴에서 요괴의 모습으로 보여주는 길고양이가 아닌, '다른 시각'으로 길고양이의 모습을 전하는 곳도 있어야, 그들에 대한 오해도 조금은 줄어들 테니까요.
올해에는 블로그에 공개되는 사진과 글 외에 '거문도 고양이 프로젝트'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차근차근 준비해야하는 일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거문도 고양이의 중성화수술 의료봉사를 계획 중인 수의사 선생님들이 계셔서, 거문도 길고양이들의 인도적인 개체 수 조절에도 희망이 보입니다.
큰 변수만 없다면, 3월 말경 의료팀과 포획팀, 학술팀이 거문도를 방문해 일주일간 현지 의료봉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평일에는 직장 때문에 어렵지만, 주말에는 저도 후발대로 합류해서 현지 취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벌써 2월 중순이 되어버린 달력을 보면서, 남은 한 해 지치지 않고 길고양이 블로거로 열심히 뛸 수 있기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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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파 길고양이 2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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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갖다줘도 가장 늦게 나타나고(사진의 노랑냥), 조금만 움직일 것 같으면 밥을 먹다가도 얼른 뒤로 물러나며, 심지어는 제가 갈 때까지 코빼기도 안 비치는 경우가 허다한 녀석(사진의 회색냥)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대범한 냥이는 대범한 대로, 소심한 냥이는 소심한 대로 매력이 있습니다. 소심냥은 어쩐지 수줍어하는 거 같아서 귀엽잖아요^^
오늘은 어쩐 일인지 소심파 두 녀석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여차하면 도망갈 기세로 나무 뒤에 숨어 눈치를 봅니다. 노랑냥은 콧잔등에 딱지인지 때인지 모를 뭔가가 늘 붙어있어, 딱지냥이라고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힐끔, 힐끔. 쳐다봅니다. '저 인간이 왜 안 가고 아직 저기 있지, 불편하게시리...'하고 불평하는 얼굴입니다.
소심한 사람이 두 명 모이면 그 중에 덜 소심한 사람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처럼, 소심파 중에서도 회색냥이 좀 더 당당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만났을 때는 눈도 제대로 못 맞추고 눈동자만 살짝 들어 힐끔거리며 보기만 하더니...
하지만 이것도 둘 사이에서만 통하는 거죠. 다른 고양이들 앞에 가면 회색냥도 똑같은 소심파.
그래도, 비슷한 성격의 친구가 있어서 회색냥은 외롭지 않을 거 같네요. 고양이 세계에서도 성격 차이란 분명히 존재하거든요. 집에 혼자 있는 고양이가 외로워 보여서 둘째 고양이를 데려왔는데, 둘이 성격이 맞지 않아 첫째에게도 미안해지고, 둘째로 들인 고양이를 다시 돌려보낼 수도 없어 고민하는 고양이 집사님들의 사연을 가끔 듣습니다. 그나마 적응하면 다행이지만, 둘이 평생 사이가 좋지 않으면 그것 참 난감하죠. 사람으로 치면, 정말 싫은 반려자와 평생 억지결혼을 유지해야하는 상황이랄까.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길고양이 통신] 에 링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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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님의 글과 사진을 보면 마치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듭니다. ^^
오늘도 역시나.. 잘~ 보고 갑니당~ ^^ -
헐...
2009.02.14 12:28울집 앞에도 저렇게 노랑이랑 깜둥이가 짝지어서 살고 있어요
아직 새끼인데 밥을 몇번 줬더니 안가고 눌러 살더군요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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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란
2009.02.14 23:17어머... 너무 귀엽네요. 이쁜 회색냥이가 또 출연했군요! ㅎㅎ 두 녀석이 무척이나 사이좋아보여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암벽 타는 길고양이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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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를 입은 이 길고양이는, 온갖 위험으로 가득한 인간의 길보다,
조금은 더 위험해 보이더라도 암벽을 따라 걷는 쪽을 택한 것인가
봅니다.
발밑을 내려다보면 어지럽고 무서울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지,
길고양이는 자신이 가야할 길만을 똑바로 응시하며 한 걸음 두 걸음
앞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젖소무늬 길고양이의 조심스런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바라보기를 몇 분이 지났을까, 다행히 길고양이는 무사히 암벽 타기를 마치고
평탄한 길로 내려섰습니다. 생명 하나 자라지 못할 것 같던 암벽 사이로 민들레 홀씨가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듯, 삭막한 도시의 어느 한 구석에서도 길고양이는 주어진 삶을 끝까지 살아내기 위해 애씁니다.
살고자 하는 것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본능입니다.
세상 모든 길고양이들이 민들레처럼 질긴 생명력으로, 곧 다가울 매서운 겨울을 무사히 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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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카도스
2008.11.29 13:48추운 겨울이나 저 위험한 절벽보다도 한국에서 살아가는게 현실인 저 고양이에게 질긴 생명력과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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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본능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어떨땐 스스로에게 더 행복일수 있는데
사람의 눈과 가슴으로 보자니 안타까운 일로 여겨지는건 어쩔수 없나 봅니다.
아이의 눈이 걱정스럽네요.
고양이와 자전거, 도쿄 골목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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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로 북적이는 관광지에선 쉽게 고양이를 만날 수 없지만, 골목으로 접어들면 정겨운 풍경이 있습니다. 고양이가 다니기 좋은 아담한 골목이 있고, 자전거를 탄 사람들은 고양이가 노는 풍경을 스쳐 지나갑니다. 조금은 무심한 듯, 그러나 아주 무관심하지는 않게. 가끔 주차된(?) 자전거 앞에서 노는 고양이를 쓰다듬어주기도 하면서요.
일본에는 왜 유독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하고 궁금했는데, 대중교통비가 비싸다보니, 짧은 거리는 자전거로 오가는 편이 좋긴 하겠더군요. 딱, 페달을 밟는 자신의 힘만큼만 앞으로 나아가는 자전거는 연료도 필요 없고 공해도 유발하지 않는, 가장 환경친화적인 이동수단이기도 하지요. 자동차로는 통과하기 힘든 좁은 골목길도 씽씽 지나갈 수 있고요. 그래서인지, 주택가에서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가 일렬로 주차된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길고양이를 찾아서 골목을 타박타박 걸으며, 내게도 자전거가 있었다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배낭에 구겨넣은 자료들과 손에 든 카메라의 무게 때문에 허리는 쑤셔오고, 다리는 무겁고, 공기는 후끈후끈해서, 그만 카메라도 배낭도 버리고 맨몸으로 걷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짐바구니에 배낭을 싣고, 동네 사람들 사이에 섞여 슬렁슬렁 페달을 밟으며 다닌다면 여행길이 훨씬 가뿐했을 텐데. 골목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두 발로 걷는 것이지만, 시간이 빠듯한 여행자에겐 자전거 여행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골목의 추억을 더욱 특별하게 해주는 고양이들이 있지요.
'가라오케'라는 간판이 붙은 골목의 어느 가게 앞에서 어슬렁 걸어나온 고양이들이 슬며시 자전거 앞에 몸을 누입니다. 목줄 여부로 집고양이인지, 길고양이인지를 구분하는데, 이 녀석들은 모두 집고양이들이네요. 도쿄 역시 서울처럼 대도시인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길거리를 다니는 고양이들에게 싸늘한 눈빛을 보낸다거나 해코지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지, 고양이를 묶어두거나 집에 가둬 기르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기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몇십 년은 묵었음직한 오래된 목조주택 앞에도, 자전거가 있는 풍경은 빠지지 않네요. 집 입구에 녹색 기운을 가져다 줄, 자그마한 화단을 꾸며 놓은 모습도 그렇고요.
도쿄의 골목길에서 가장 많이 본 것을 꼽으라면, '자전거-고양이-화단'이 아닐까 싶어요. 보통은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어야할 자리에, 자전거가 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삼색고양이 한 마리가 주차장 관리원이나 되는 것처럼 진지한 얼굴을 하고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네요.
자전거를 지키는 일이 무료했는지, 고임목으로 대어놓은 나무토막에 앞발을 대고 발톱을 박박 갑니다. 그런데 저 녀석 표정이 너무 웃겼어요. 고양이를 키우시는 분들은 알 테지만, 저렇게 눈을 반달 모양으로 뜨고 입을 오므린 모습은 고양이들이 끙아(일명 맛동산)를 생산할 때의 표정과 똑같거든요. 스밀라는 힘을 줘서 맛동산을 밀어낼 때마다 입술에 '음!' 하고 힘을 준답니다.
지나가던 아저씨가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손가락을 내밀었더니, 물고 핥고, 열렬히 반응해주십니다. 그러나 한 녀석은 그저 시큰둥할 뿐...
언젠가 기회가 되면 갈길 바쁜 여행자가 아니라 산책가가 되어 동네를 슬렁슬렁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골목길로 스며들어가 한동안 머물렀으면 좋겠어요.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신나게 달리다가, 길고양이와 만나면 잠시 페달을 멈추고 여유롭게 놀기도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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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
2008.10.17 12:16사람들의 냉대 때문에 언제나 슬금슬금 숨어서 잽싸게 다니는 우리나라 냥이들의 모습과는 달리
여유롭게 바깥 구경을 할 수 있는 일본 길냥이들의 현실이 참 부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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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블로그마다 돌아다니며 고양이 사진을 보고 있는데요.....
경원님 블로그 고양이는 늘 표정이 있어요.
대상에 대한 애정과 인내가 있을때야만 찍힌다는 그 전설의 신공!
5년 동안 찍은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까,
확실히 저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사진이 나빠졌더라구요....사진내공 마이너스를 향해 돌진 중...으흐흐흐~~~
암튼 정리가 되면 남아공 이주 5주년 기념 포슷팅을 할까하며 열심히 작업중인데....이눔의 귀차니즘이....OTL
경원님 원기신공 좀 받고 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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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2002년~2005년까지 찍은 고양이들은 대부분 배경이고 뭐고 생각없이 그냥 '우와 고양이다' 하고
찍은 것들이 많아요. 지금도 기기를 잘 다루는 것도 아니고, 막 찍는 건 똑같지만
이제는 고양이뿐 아니라 고양이가 사는 공간에도 눈길이 가고, 사진을 통해서 뭔가 길고양이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꾸준히 찍게 되네요.
저는 예전에 올리신 사진들 중에서 장례식 사진인가..그분 성함은 생각 안 나지만
장례식 둘러싸고 여러 장면들 촬영한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았는데
그게 스쳐지나가는 관광객의 입장에선 찍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 그분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사진들이거든요. 상호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사진인데,
저는 고양이와 그런 신뢰관계를 만들어간 다음에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해요.
근데 벌써 5년이 되셨군요. 기념 포스팅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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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구구는 고양이다'를 보셨는지요.
어제 이 영화를 봤는데 가와이... 라고 외치는 대사들이 초 공감되는 영화였습니다.
길고양이를 찍은 사진 중에 유난히 자전거를 좋아하던 고양이도 있더군요.
자전거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요? 고양이와 자전거에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
오늘도 야근
2008.10.19 00:40아...일본여행 다계획하고 출발하던 찰나에 덜컥 다시 취직.....쩝.....쥔장 글보다 보니 더 가고싶네요...
만쇄이~ -
계인양
2008.10.20 17:19작년 여름 길게 일정을 잡고 일본을 간 적이 있는데 전 우에노 공원에서 본 고양이 빼곤 본 적이 없네요ㅠㅠ
아는 언니네 머물어서 주택가 였는데 말이지요^^;; 오히려 두꺼비와 도마뱀에 기겁하고 도망가 적이 많은;;;
다음엔 고양이 찾아 여행을 떠나봐야겠어요^^후후 -
여전히 편해 보이는 모습들이 보기 좋네요..
전 자전거를 못타는 관계로 여행을 한다면 도보여행을 해야겠지만 저런 풍경을 보게 된다면 다리가 하나도 안아플것만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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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진
2009.02.12 13:03자전거보다 걸어다닐때가 더 좋을때도 있어요-
좀 더 천천히..그러면서 길냥이들과 만나는 럭키+_+도 있거든요,ㅋㅋㅋ
일본에 살면서도..그렇게 길냥이를 자주 만나지는 못했네요ㅠㅠ나름 기대했었는데ㅠㅋㅋ
외톨이를 위한 치유의 만화 '나츠메 우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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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메 우인장'은 요괴를 볼 수 있는 소년 나츠메(夏目)가, 요절한 할머니 레이코의 유물인 '우인장'(요괴의 이름을 적은 명부)을 물려받으며 겪는 모험담을 그린 만화다. 우인장에는 오랜 옛날 레이코에게 져서 복종을 약속했던 요괴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우인장의 주인은 그 요괴들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 하지만 나츠메는 자칫하면 오용될 수 있는 우인장의 힘을 쓰며 사욕을 채우는 대신, 요괴들에게 이름을 돌려주기로, 즉 자유를 주기로 결심한다.
츤데레 고양이, 야옹 선생의 매력
우인장의 힘을 몰랐던 나츠메에게, 그 위력과 위험성을 최초로 알려준 것이 바로 야옹 선생이다. 나츠메가 요괴에게 쫓기다 우연히 신사에 봉인된 복고양이 인형의 봉인을 깨뜨리면서, 그 속에서 야옹 선생이 풀려나온 것이다. 야옹 선생은 나츠메가 죽으면 우인장을 자신이 갖기로 하고, 대신에 나츠메가 살아있는 때까지는 그를 지켜주기로 계약을 맺는다. 복고양이 인형에 오랫동안 봉인되어 있었기에, 야옹 선생의 모습도 역시 복고양이처럼 우스꽝스럽지만, 본모습인 요괴 '마다라'로 변신할 때는 엄청난 위력을 보인다. 마다라가 어떤 요괴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꼬리가 두 갈래로 갈라진 것을 보면 고양이 요괴인 '네코마타'에서 착안한 것 같기도 하다. (네코마타에 대한 설명은 http://catstory.kr/606 참조)
사람들 앞에서는 집고양이 흉내를 내며 나츠메와 계약동거를 시작한 야옹 선생의 존재는 흥미로운데, 실제 고양이들이 흔히 보여주는 '츤데레'적인 속성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냐옹 선생은 때론 무뚝뚝하게 툭툭거리면서도, 약해빠진 나츠메를 내심 걱정하고 돌봐준다. 사소한 걸로도 삐치고, 맛있는 걸 무지무지 좋아하고, "난 고양이가 아니라니까" 하고 호통치면서도, 고양이 장난감을 보면 무의식중에 달려들고 마는 야옹 선생은, 나츠메와 더불어 만화의 투톱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
유약한 외톨이의 성장담을 그린 치유의 만화
우인장에 적힌 이름을 돌려달라고 나츠메를 찾아온 요괴들, 혹은 우인장을 빼앗아 요괴들을 부리고자 들이닥친 악당 요괴들을 만나면서 나츠메가 겪는 모험담을 그린 만화지만, '나츠메 우인장'은 사실 공포물이라기보다는 요괴만화의 외피를 쓴 성장만화이자 잔잔한 치유계 만화에 가깝다. 악한 요괴와 싸우는 과정에서 소소한 액션 신이 등장하지만, 만화의 주를 이루는 정서는 상처와 치유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주인공인 나츠메가 어린 시절 부모를 잃었고, 친척집을 전전하면서 요괴를 볼 수 있는 능력 때문에 외톨이로 자랐다는 설정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어린 나츠메를 향해 '기분나쁜 아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나와 다른 것'에 대한 배척이 담겨 있다. 어린 나츠메가 자신의 다름을 인지했을 때,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것은 내면으로 침잠하여 말없는 외톨이로 성장하는 것, 그리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그러나 나츠메는 요괴를 볼 수 있는 능력뿐 아니라, 요괴를 제압할 힘도 지녔던 할머니 레이코의 우인장을 계기로 성장해나간다. 이름을 돌려달라며 찾아온 요괴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해결하면서, 때론 악한 요괴를 물리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우면서 외부 세계와 교류하게 되고, 요괴를 보는 능력이 없어지기를 간절히 바랐던 마음도 어느새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요괴를 볼 수 있다는 능력은 나츠메 자신에게는 일종의 결함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 역시 나츠메의 일부이다.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리잡은 마음속의 그림자 부분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직 만화가 완결되지 않았기에 결말은 알 수 없지만, 나츠메는 아마 요괴를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지언정, 더 이상 괴로워하지는 않을 것 같다. 요괴를 해방시키는 과정에서, 이미 자신의 내면 속에서 빛나는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힘은 '남과 다른 존재'로서의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자기 확신에서 나온다. 이는 나츠메가 자신의 외톨이 세계에 방어적으로 갇혀있지 않고, 세상 밖으로 나와 자신처럼 상처 입은 인간과 요괴들을 해방시키고, 연민의 마음으로 끌어안는 과정에서 주로 보여진다. '나츠메 우인장'을 성장만화이자 치유의 만화라고 느끼게 되는 건 그 때문이다.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야옹 선생이, 물리적인 힘으로 따지만 약하기 짝이 없는 나츠메를 힘으로 제압하는 대신, 번거롭기 짝이 없는 계약을 한 것도, 나츠메의 내면에 자리잡은 힘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역시 냐옹 선생은 그냥 고양이가 아니라, 예리한 눈을 가진 '선생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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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rupak
2008.10.09 08:43이거 올시즌은 벌써 완결 되었더 군요.. 언제나 결말은 해피 엔딩.. 잔잔하니 참 좋은 애니 이던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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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진
2008.10.11 12:042009년 1월인가? 시리즈2가 나올 예정이라는것 같더라구요~ 냥꼬센세+_ +잔잔한게, 마음이 차분해지는그런 애니였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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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아왔습니다.
저도 고양이나 다른 동물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딱히 할 말은 없어서 넘어갔는데, 나츠메우인장은 저도 보는 거라 몇 자 적고 갑니다. ^^;;;
나츠메우인장은 액션과 정서가 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만화책까지 구입하셨군요.
애니를 보면서 이야기가 얼마나 이어질까 걱정을 좀 했었는데, 만화책이 아직 완결이 되지 않았다니 앞으로 꾸준히 나올 모양이군요.
일본인들의 작품을 보면 워낙 극에서 극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건 아주 잔인하고 어떤 건 나츠메우인장처럼 아주 따뜻하고 뭐 그렇더군요.
아직도 신사란 곳에서 온갖 잡신(?)을 다 믿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요.
우리나라에서는 일제에 의해서 토속적인 것들이 완전히 제압을 당해서 그런지 미디어 등에서 자연에 대한 다양하고 따뜻한 시선들을 찾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야옹 선생은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인 것 같아요.
겉으로는 냉정해 보이지만 평범한 고양이처럼 장난 치는 모습을 볼 때면 웃음이 날 수 밖에 없죠.
그나저나 고경원님은 정말 고양이 마니아(?)신가 봐요?
고양이 이야기를 보다가 애니나 만화로 연결되는 건 꽤 드문일인 것 같은데...
뭐 이 블로그에 들어오자 마자 대충은 알 수 있는 거지만, 만화 이야기까지 나가는 걸 보고 새삼 느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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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나츠메 우인장이 최신 만화다보니 아무래도 비슷한 시기에 감상하신 분이 많네요.
저도 참 재밌게 본 만화라서 한번 글을 써 보고 싶기도 했고요. 게다가 야옹선생이라는 캐릭터까지
나오니까요. 야옹선생은 보면 볼수록 사랑스러워요. 특히 성우분의 연기가 일품이라는~
저는 고양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다른 분야의 문화가 서로 교차하는 지점에도 관심이 있답니다.
고양이를 매개로 해서 다른 쪽으로 건너뛰는 것도 색다른 재미이고요.
가능하면, 단순히 고양이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에 그치기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문화의 근원에
무엇이 깔려있는지 알아보고 싶기도 해요. 그래서 계속 찾아보고 있어요^^
고양이, 미술, 책과 관련된 이야기 중심으로 계속 업데이트하니까 종종 놀러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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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안녕하셨어요..
간만에 들왔습니다.. 이리저리 집안에 일이 많다보니 못들어 왔네요..^^*
후후.. 야옹 선생의 풍부한 표정들은 사람을 푹~ 빠트리는 매력덩어리죠...
다시 뵈서 반갑구요.. 그리고 제가 트랙백을 걸었는데요..
트랙벡이 불편하시면 거둬주세요..
블로그 시작한지 한달이 넘어가면서도 트랙벡 걸리는게 신기한 나머지 정신 못차리고 그냥 걸어버린 바보 냥이네요...ㅠ_ㅜ
그럼 또 뵐께요..^^* -
HAYA
2012.02.19 15:49글을 읽다보니 몇가지 잘못된 내용이 있는데요. 나츠메는 야옹선생과 계약하지 않았습니 다. 그저 야옹선생이 변덕으로 경호원 역할을 해 주기로 한거죠. 또한 나츠메 우인장 작중에서 야 옹선생이 나츠메의 오지랖을 한심해하는 걸 로 보아 야옹선생은 단순히 개인주의적인 요괴와는 다른 나츠메에게 호기심을 가진 것 뿐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타누마나 타키, 나토 리 씨 같은 주변 사람들이 나츠메의 장점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행본 번역상 야옹선생이라고 표기되어있 으니 그쪽으로 표기를 통일시키는 것이 좋을 법 합니다만...
매일 놀러다니면서 경호원 일은 하지도 않고, 걸핏하면 나츠메가 빨리 잡 아먹혀서 우인장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하질 않나. 선생 소리를 들을 만한 작자는 못되는 것 같군요.
2009.02.15 16:56
맞아요.. 저 밀크티 아이^^ 항상 사진 보면서 색깔이 정말 너무 곱고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도 좋은 글,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사진 부탁드릴게요~
2009.02.15 22:31 신고
아란님의 마음에도 어느새 밀크티가 들어왔나 보네요.
올 한해도 밀크티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2009.02.15 18:33
안녕하세요.
블로그검색 온타운 쥔장입니다~
온타운 초창기에 제가 임의로 등록한 블로그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 한 분이시네요~ ^^^;;;;;
오픈아이디를 인증 받으시면 직접 블로그정보 관리가 가능하세요~~
여기가 고경원님의 온타운 개인페이지입니다~
http://www.ontown.net/personal_post.php?cate=8&uid=334
2009.02.15 22:30 신고
네 검색하다보니 등록한 기억이 없는데 등록되어 있더라고요;;
근데 들어가보니 마이페이지 기능이 없는 건지, 제가 못찾는 건지 좀 아리송하네요.
2009.02.16 09:08
오픈아이디가 없으시면 http://www.myid.net/signup/ontown
가입하시고 그 아이디를 알려주세요~
인증처리토록 하겠습니다~ ^^^;;;;
2009.02.15 21:12
아이코~~반가운 밀크티 몸매 역시 멋진 아이군요..
2009.02.15 22:31 신고
모처럼 밀크티의 숨겨진 몸매를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2009.02.15 22:17
후발대에 참여하신다니..동참못하는제가 한심하단 생각이 드네요..ㅠㅠ...잘다녀오시구..후기 기대만땅하겠습니다..
2009.02.15 22:32 신고
네 이제 한달 남짓 남았는데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되려면 챙겨야할 것들이 많아서
은근히 시간을 잡아먹네요... 아무쪼록 이 행사가 시발점이 되어서
거문도 길고양이와 섬에 계신 분들이 상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 합니다.
2009.02.18 13:05
밀크티를 데려오고 싶으셨다는 글을 보면서 저도 아깽이때부터 거의 1년간 밥을 줘온 길냥이가 있는데요.
보다못해 데리고 왔거든요. 오늘로 5일째인데, 밤부터 새벽내내 밖에 나가고 싶어서 창문 틈에 코를 비비고 애웅애웅 울어대는걸 보면... 너무 미안해지더라구요. 그래서..오늘 내일중으로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데려다 줄까..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집보다 위험하고 춥고 배고프지만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자유를 주는 일이 고양이를 위한 일인지..아니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적응하도록 지켜보면서 이렇게 계속 집에서 보호해주는것이 좋은 일인지....보내고 싶지 않으면서도 보내야하는 맘...어떻게 해야할지 쉽지않네요...
2009.02.19 22:15 신고
1년 넘게 보아오신 고양이라면, 어른고양이이고, 길고양이로 오래 살아온 아이네요.
만약 함께 살 계획이시면 인간과 친해지는 법을 천천히 가르치셔야할 것 같구요,
일단 결심하셨으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쭉 함께 하셨음 좋겠고.. 만약 지금이라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원래의 자리로 보내주는 편이, 몇달간이나마 인간에게 익숙해진 다음 다시 거리 생활을 하는 것보다
고양이에겐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