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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길고양이들 지붕 끄트머리에서 놀고 있던 어린 고양이 발견. 깜짝 놀랐는지 눈이 동그래져서 날 빤히 보면서 얼어붙어 있다가, 내가 움찔움찔 하면서 가까이 다가갈 자세를 취하니 얼른 도망가 버렸다. 지붕 너머 덤불 속에 다시 고양이가 보이기에 당겨 찍어봤더니, 그늘 쪽에 한 녀석이 더 있었다. 마지막 사진에서 앞에 선 녀석의 앞발에 얼룩무늬가 없는 걸로 봐서는, 뒤에 숨은 녀석이 아까 달아난 녀석인 듯. 사진을 찍기 전에 고등어무늬 어미고양이가 앞질러 간 걸로 보아, 아마 그 고양이의 새끼들인 것 같다. 솜털이 뽀송뽀송한 게 이제 서너 달쯤 되었으려나. 똘망똘망한 녀석들. 어른 고양이들은 의외로 사람을 피하지 않고 다가오기도 하지만, 어린 고양이들은 대개 조심성이 많아서 인기척이 나면 잽싸게 도망간다. 뒤에 있는 녀석.. 2008. 7. 12.
꿈고양이 30분간의 번개출사에서 만난 황토색 얼룩 아깽이. 꽃이 피었을 때 만났지만 나중에 다시 가도 꽃과 함께 볼 수 있을까 모르겠다. 십중팔구 꽃이 먼저 지거나, 다행히 꽃이 있대도 고양이가 없거나 둘 중 하나일 게다. 완벽한 순간은 여러 번 찾아오지 않고, 좋은 시절은 길고양이처럼 금방 사라져버린다. 2008. 5. 29.
길고양이의 은신처 밀레니엄 고양이들이 그림자처럼 움직일 수 있는 건 화단 덕분이다. 봄이 오고 나뭇가지에 손톱만 한 잎이 다시 돋으면, 자연스럽게 고양이 은신처가 생겨난다. 고양이들은 나무 밑이 비밀통로라도 되는 것처럼 그 아래로 드나들곤 한다. 가끔 나뭇잎 사이로 꼬리만 빼꼼 내밀고 어슬렁어슬렁. 이 녀석은 나무 밑에 몸을 옹송그려 앉아있다가 딱 눈을 마주쳤다. 나를 올려다보는 황금색 눈이 반짝 빛난다. 2008. 5. 12.
건재한 고등어무늬 고양이 밀레니엄 고양이 무리 중 얼굴이 익은 올드멤버로 카오스 고양이와 고등어 고양이가 있다. 그 중 한 녀석인 젊은 고등어 고양이는, 다른 녀석들이 눈병을 앓을 때도 여전히 건강한 몸을 뽐내며 영역을 누비고 다녔다. 돌아보는 뒷모습에 유독 튼실한 땅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참고로 늙은 고등어 고양이가 한 마리 더 있는데, 이 녀석은 눈병 때문인지 한쪽 눈이 일그러진 상태. 등의 무늬만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코 주위의 얼굴 색깔이 다르다. 오래간만에 밀레니엄타워를 찾았던 날도, 젊은 고등어 고양이는 어린 회색 고양이의 뒷목덜미를 물고 짝짓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직 이쪽 깊은 곳까지 TNR의 손길이 미치지는 못했을 테니 저 녀석은 앞으로 몇 차례 더 씨를 뿌리고 다닐 텐데, 암컷 고양이들만 고생하는 건 아닌지... 2008. 5. 5.
밀크티 고양이 밀레니엄타워 근처에는 밀크티 고양이가 산다. 보통은 이런 생김새면 황토색 줄무늬가 되었을 텐데, 황토색에 우유를 살짝 탄 것 같은 색깔이 되어서 밀크티 고양이. 그런 기준이라면 카페오레 고양이로 불러도 되겠지만, 어쩐지 밀크티 쪽이 좀 더 친근감이 간다. 털색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호박색 눈을 하고 있다. 뽀독뽀독 소리나게 세수를 시켜주고 싶은 얼굴 >ㅅ< 가만 보니까 기지개를 켜면서 하품을 하고 있잖아-_- 웅크리고 앉았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몸매가 늘씬늘씬. 시원하게 하품하는 고양이를 보면 입속에 손가락을 쏙 넣어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아직 스밀라에게도 시도해보지 못한 일이다. 콱 물진 않겠지만 어쩐지 기분 나빠할 거 같아서. 스밀라는 내가 되도 않은 장난을 치면 채머리를 흔들면서 신경질을 낸다. 밀크.. 2008. 5. 3.
한쪽 눈 잃은 길고양이의 세상보기 길에서 마주치는 고양이 중에서 눈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본다. 인간에게 학대를 당해 눈을 다치는 경우도 있지만, 영역을 지키며 몇 마리씩 무리지어 사는 고양이의 경우, 한 마리가 눈병을 앓으면 빠른 속도로 전염되기 쉽다. 눈물이 줄줄 흐르거나 눈곱이 심하게 낀 고양이라면 십중팔구 결막염에 걸린 것이다. 길고양이끼리 싸우다 각막에 상처를 입고 낫지 않은 채 방치되면, 찢어진 각막 속의 내용물이 흘러나와 결국 실명하고 마는 '각막천공'이란 병에 걸리기도 한다. 늘 건강하고 활기찼던 밀레니엄 고양이들도 지난 겨울 눈병을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이다. 얼핏 보기에도 눈이 편치 않은 고양이가 서너 마리다. 밀레니엄 고양이 무리에서 왕초 노릇을 하는 고등어무늬 고양이는 오른쪽 눈이 일그러져 제대로 볼 수 .. 2008.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