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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밑, 식빵굽는 길고양이들의 아지트

by 야옹서가 2011. 10. 12.

 

발아래 낮은 곳으로 눈을 돌리면 만나게 되는 길고양이들. 조심스럽게 차 아래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먹을 것을 찾아 헤메는 녀석들을 만나게 될 것 같아, 길을 가면서도 주차된 차 아래를 유심히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한갓진 도로 한쪽에 주차된 차 아래로, 길고양이 두 마리가 몸을 쉬고 있습니다. 가만히 몸을 낮추고

나도 길고양이의 눈높이가 되어서, 그들의 은신처로 가만히 눈을 돌려봅니다.
 


고양이 발자국으로 조심조심 다가간 탓에 인기척도 느끼지 못했는지, 동그란 식빵 엉덩이를 쑥 내밀고
 
따끈따끈 식빵을 굽고 있습니다. 두 마리가 적당한 간격으로 두고 사이좋게 의지하고 있네요. 

이렇게 그들만의 은신처에서 머무는 동안만큼은 짧은 휴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자동차 밑 은신처에도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는 합니다. 대부분의 고양이가 차 주인이 다가오면 잽싸게 도망가지만

언제 차가 옮겨갈 지 모르기도 해서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고, 혹시 차 사고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 위험까지 감수하고서라도 그들이 차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이유는, 사람들 시선에 몸을 드러내는 것보다

자동차 밑 지하세계 은신처가 더 안전하게 느껴지기 때문일 겁니다.


한쪽 뺨의 털도 뭉텅 빠지고 상처가 난 모습에서, 얼굴에 험한 삶의 내력이 그대로 비쳐납니다.


어느 골목, 어느 차 밑 은신처에서 오늘도 길고양이는 그렇게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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