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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달도 남지 않은 제7회 고양이의 날 기획전 '행운고양이'. 올해도 어김없이
9월 9일에 맞춰 전시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올해는 참여작가가 5분으로 늘었고
분야도 사진 외에 서양화가, 한국화가 작가분이 참여해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그래서 참여작가 소개도 그림 부문, 사진 부문으로 나눠 2차에 걸쳐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1. 세계를 여행하는 젖소무늬 고양이 '보코'
먼저 소개해드릴 작가는 서양화가 박경란 작가입니다. 애니멀.K(animal.K)라는 예명으로도 활동하는
박경란 작가는, 젖소무늬 고양이 보코와 함께했던 기억을 토대로 세계를 여행하는 보코를 그립니다.
호기심 가득한 고양이 보코는 작가의 또 다른 분신이기도 합니다. 아래 작가의 말을 소개합니다.
*작가의 말_보코와 떠나는 세계여행 – 박경란
미국 유학 시절 입양하게 된 젖소 무늬 고양이 보코는 내게 여러 모로 행운의 고양이였습니다.
낯선 곳에서 친구, 룸메이트, 가족이 되어주었고, 생명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주었고, '
집착을 내려놓는 법을 알게 해준 소중한 선생님이었습니다. 이제는 곁에 없지만,
보코는 여전히 그림 속에서 세상에 무심한 듯 시큰둥한 얼굴로 여기저기 세계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러버덕을 타고 유유히 여행하는 보코, 벨기에 이페르의 고양이 축제에 뛰어든 보코,
일본의 복고양이 산지인 도코나메를 누비는 보코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Bookchon, Seoul> 72✕60cm, water-soluble oil on canvas, 2012 ⓒ2015. 박경란
조선 시대 왕과 귀족이 모여 살았던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는 아직도 북촌 한옥마을이 남아 있다.
그 풍경이 사라지기 전에 로모 카메라로 담아보는 보코.
<Houston street, NYC> 72✕90cm, water-soluble oil on canvas, 2012 ⓒ2015. 박경란
미국 뉴욕의 갤러리와 쇼핑으로 유명한 소호가 시작되는 길, 하우스턴 가의 집에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보코.
<Boco on the rubber duck, HK> 72✕90cm, water-soluble oil on canvas, 2014 ⓒ박경란 2015
스카이라인이 멋진 홍콩 빅토리아 하버에 설치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러버 덕이 나타났다.
러버 덕의 등에 올라타 풍경을 만끽하는 보코.
<Tokoname, Japan> 60✕72cm, water-soluble oil on canvas, 2015 ⓒ박경란 2015
행운고양이로 유명한 일본의 도자기마을 도코나메에서, 거대한 마네키네코(행운의 고양이)상인
'도코냥'을 바라보는 보코. (원래 그림 속 보코가 있는 실제 자리엔 조그만 도자기 고양이 상
둘이 앉아 있어요. 작가의 상상력으로 도자기 고양이가 진짜 고양이로 변신했네요.)
벨기에 이페르에서 3년마다 열리는 유명한 고양이 축제에서 거대 고양이 모형으로 변신해
퍼레이드에 나선 보코. 광장의 커다란 탑에서 검은 고양이 인형을 던지는데, 이 인형을
받는 사람에겐 행운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2015. 박경란
2. 행운은 멀리 있지 않아요-한국화가 이은규의 행운고양이
한국화가 이은규의 행운고양이는 함께 사는 반려묘 세 마리입니다.
이들 고양이가 조선시대 고양이 그림 속으로 뛰어들어 또 다른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작가가 들려주는 '일상 속 소소한 행운'의 의미, 함께 생각해볼까요?
참고로 이은규 작가의 그림 중 일부 작품은 원작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재미가 쏠쏠합니다^^
원작이 있는 그림은 작품 설명에 적어두었으니 찾아보세요~
*작가의 말_일상 속에 숨은 행운을 찾아서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다가올 행운을 기다리지만, 막상 행복을 느끼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아무것도 기다리는 것 같지 않아도 늘 행복해 보인다.
나른하게 졸다가 가끔 한 번씩 사고치는 것이 일상의 전부다. 어쩌면 그들은
행운을 기다리는 나의 눈을 ‘지금 여기’로 돌려, 진짜 행운이 무엇인지 알려주려고
일상을 작은 소동들로 채워주고 있는 건 아닐까.
<캣타워>, 42✕30cm, mineral pigment on korean paper, 2015 ⓒ2015. 이은규
조선시대의 책가도는 학문을 독려하고 합격을 기원하는 그림이었다.
그땐 고양이가 방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분명 공부를 해보려
책장을 사고 책가도를 그렸는데, 그만 캣타워가 되었다.
<야묘도계(野猫盜雞)>, 27✕22cm, organic pigment on korean paper, 2015 ⓒ2015. 이은규
김득신의 <야묘도추>를 보았을 때, 나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지금 그림 속 두 사람처럼
화내고 웃는 표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닭 대신 치맥을, 곰방대 대신 파리채를 들었을 뿐.
* 원작: 김득신(1754~1822)의 <야묘도추(野猫盜雛)>
<기묘취적(騎猫吹笛)>, 22✕27cm, organic pigment on korean paper, 2015 ⓒ2015. 이은규
고양이를 안고 있으면, 고양이보다 작아지는 기분이 든다. 김식의 <기우취적>처럼 고양이
등에 올라 피리를 불고, 품에 안겨 잠이 든다. 사실은 내가 고양이에게 보살핌을 받고 있나 보다.
* 원작: 김식(1579~1662)의 <기우취적(騎牛吹笛)>
<국정추묘(菊庭秋猫) in box>, 30✕23cm, organic pigment on silk, 2015 ⓒ2015. 이은규
변상벽의 가을 고양이는 완벽하지 않았다. 그 의기양양한 표정에 걸맞으려면,
딱 들어맞는 사이즈의 따뜻한 질감의 새 박스에 오도카니 자리를 잡아야만 한다.
그래야 완벽한 고양이다.
* 원작: 변상벽(1730~?)의 <국정추묘(菊庭秋猫)>
<어떤 놈이냐!> 34✕19cm, organic pigment on korean paper, 2015 ⓒ이은규2015
사건 현장 또는 곧 사건이 일어날 현장. 범인은 셋 중 하나이지만 각자 특기가 분명하다.
깨길 잘하는 놈, 찢길 잘하는 놈, 떨어트리길 잘하는 놈. 범인은 뻔한데 왠지 잡을 수가 없다.
재미있게 보셨나요? 작은 사진으로만 보아도 올해 고양이의 날 기획전이 많이 기대되네요,
다음 글에는 사진 부문 참여작가인 고경원, 김대영, 박용준 작가와 출품작을 소개해드리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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