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복고양이의 발상지인 고토쿠지(豪德寺).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 책을 쓰면서 복고양이의 유래를 조사하다가 한번쯤 가보고 싶단 생각을 했었다. 고양이를 모시는 절이라 그런지 탑에도, 절 안에도 온통 고양이. 이런 녀석들이 잔뜩 있는 곳이다.
고토쿠지 입구. 입구 쪽에 거대한 향로 같은 것이 있고, 왼편으로 목탑이 있는데 조그만 고양이 목조각이 장식되어 있다. 입구 근처에서 취미 사진가인 듯한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다짜고자 말을 걸어오셔서;;;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고양이 조각에 대한 설명을 하시는 듯했다. 300mm 렌즈로 찍은 거라면서 고양이 조각 클로즈업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설명을 못 들었으면 그런 조각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칠 정도로 작았다. 할아버지의 설명을 듣고 멈춰 서서 찍어본 고양이 조각들.
1층 한가운데 있는 복고양이 조각. 좀 더 당겨 찍고 싶었는데 18-70mm 렌즈의 한계상 이게 최선이다.
2층의 고양이 조각. 정형화된 복고양이 조각 옆에, 사실적인 생김새의 엄마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가 나란히 앉아있는 설정이 재미있다.
목탑 2층의 또다른 옆면에는 금방울을 굴리며 노는 새끼 고양이가 있다. 비둘기가 둥지를 틀거나 똥을 싸지 못하게 그물을 쳐서 답답해 보인다. 저것만 걷어내도 좀 명확하게 보이도록 찍겠는데...
절 안에 모셔진 관음상 앞에, 프리스키 간식 캔이 얌전히 놓여 있다. '고양이절에서는 보살님에게도 고양이캔을 바치나?' 하고 생각했던 풍경. 아마 기도하러 온 누군가가 놓고간 모양이다.
사람들이 사다놓은 복고양이들. 크기만 다른,똑같은 얼굴의 고양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손을 쳐든 걸 보니 기분이 묘해졌다. 게다가 표정이 사뭇 진지해서.
판매용 복고양이는 스님들이 관리한다. 크기별로 가격이 다른데, 엄지손가락만 한 것은 3백엔이고, 1천 5백 엔짜리까지 있다. 모양이나 색깔이 다른 것은 아마 집에서 가져온 '사제 복고양이'일 것이다.
절 깊숙한 곳에는 복고양이에게 제를 올리는 제단이 있는데, 보통 부처님상을 모시는 자리에 복고양이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맨 위에 놓인 목제 고양이상이 가장 오래되고 귀한 듯하다.
절 안에 소원을 빌 수 있는 부적과 도자기 복고양이를 파는 곳이 있는데, 호랑무늬 목각 고양이가 그 앞을 지키고 있다. 앞발을 들고 있지 않았지만, 무심한 듯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 얼굴이 오히려 기억에 남는다. 얼마나 오랫동안 저 앞을 지키고 있었을까? 모서리가 닳아버린 귀끝에서 이 녀석이 살아온 시간이 느껴진다. 그동안 절을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저 얼굴을 쓰다듬었겠지, 그 손길이 저렇게 닳은 귀를 만든 거겠지. 그래서 청동 조각보다 목조각이 좋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어쩐지 가짜 같다. 한때는 변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고 믿었는데, 살아가면서 안전한 것, 언제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늘 좋기만 한 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고여있는 곳을 박차고 나오고, 새로운 것을 계획하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고토쿠지 입구. 입구 쪽에 거대한 향로 같은 것이 있고, 왼편으로 목탑이 있는데 조그만 고양이 목조각이 장식되어 있다. 입구 근처에서 취미 사진가인 듯한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다짜고자 말을 걸어오셔서;;;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고양이 조각에 대한 설명을 하시는 듯했다. 300mm 렌즈로 찍은 거라면서 고양이 조각 클로즈업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설명을 못 들었으면 그런 조각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칠 정도로 작았다. 할아버지의 설명을 듣고 멈춰 서서 찍어본 고양이 조각들.
1층 한가운데 있는 복고양이 조각. 좀 더 당겨 찍고 싶었는데 18-70mm 렌즈의 한계상 이게 최선이다.
2층의 고양이 조각. 정형화된 복고양이 조각 옆에, 사실적인 생김새의 엄마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가 나란히 앉아있는 설정이 재미있다.
목탑 2층의 또다른 옆면에는 금방울을 굴리며 노는 새끼 고양이가 있다. 비둘기가 둥지를 틀거나 똥을 싸지 못하게 그물을 쳐서 답답해 보인다. 저것만 걷어내도 좀 명확하게 보이도록 찍겠는데...
절 안에 모셔진 관음상 앞에, 프리스키 간식 캔이 얌전히 놓여 있다. '고양이절에서는 보살님에게도 고양이캔을 바치나?' 하고 생각했던 풍경. 아마 기도하러 온 누군가가 놓고간 모양이다.
사람들이 사다놓은 복고양이들. 크기만 다른,똑같은 얼굴의 고양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손을 쳐든 걸 보니 기분이 묘해졌다. 게다가 표정이 사뭇 진지해서.
판매용 복고양이는 스님들이 관리한다. 크기별로 가격이 다른데, 엄지손가락만 한 것은 3백엔이고, 1천 5백 엔짜리까지 있다. 모양이나 색깔이 다른 것은 아마 집에서 가져온 '사제 복고양이'일 것이다.
절 깊숙한 곳에는 복고양이에게 제를 올리는 제단이 있는데, 보통 부처님상을 모시는 자리에 복고양이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맨 위에 놓인 목제 고양이상이 가장 오래되고 귀한 듯하다.
절 안에 소원을 빌 수 있는 부적과 도자기 복고양이를 파는 곳이 있는데, 호랑무늬 목각 고양이가 그 앞을 지키고 있다. 앞발을 들고 있지 않았지만, 무심한 듯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 얼굴이 오히려 기억에 남는다. 얼마나 오랫동안 저 앞을 지키고 있었을까? 모서리가 닳아버린 귀끝에서 이 녀석이 살아온 시간이 느껴진다. 그동안 절을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저 얼굴을 쓰다듬었겠지, 그 손길이 저렇게 닳은 귀를 만든 거겠지. 그래서 청동 조각보다 목조각이 좋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어쩐지 가짜 같다. 한때는 변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고 믿었는데, 살아가면서 안전한 것, 언제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늘 좋기만 한 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고여있는 곳을 박차고 나오고, 새로운 것을 계획하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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