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티스토리 베스트 블로거 인터뷰를 읽다가, 상우 님의 블로그 '상우일기'를 보았다.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그가 쓴 글은 놀랍다. 일기 속에서 고급 어휘와 생생한 비유를 구사할 뿐더러, 그 나이 또래의 경험과 생각을 넘어선 통찰력이 담겨 있다. 이를테면, ' 3학년 겨울 방학의 비밀'이라는 글 중에서 이런 대목. (진하게 강조된 부분은 상우님이 직접 표시한 것이다.) "블로그를 통해 나는 나 자신을 격려하는 법을 배웠다"는 상우님의 글을 읽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공감을 느껴서 기록해둔다.
"조금씩 변화를 줘가며 커 온 내 블로그를 보면서, 뭔가 내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어떤 길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든다. 블로그를 통해 나는 나 자신을 격려하는 법을 배웠다.
나는 꿈과 상상이 많지만, 어릴 때부터 남들에게 엉뚱하고 이상한 아이라는 놀림을 많이 받고 자라서 그런지, 쉽게 상처를 잘 받는 구석이 있다. 그런 나에게, 일기 글을 블로그에 올리는 일은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고 있다.
연필로 쓴 일기 글을 하나하나 타이핑 해가며 블로그에 올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직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엉망인 글을 정성껏 고치고 다듬어서 블로그에 올리면, 그 모습은 꼭 내복을 입고 음식을 여기저기 흘리며 혼이 나서 울던 아기 같던 내가, 어느새 깨끗한 옷을 갖추어 입은 의젓한 나로 변하여 '봐, 너도 괜찮은 아이지? 힘내!' 하며 웃어주는 것 같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나는, 내가 태어나고 살아가는 이 세상이 얼마나 따뜻하고 멋진 곳인지 깨닫게 된다. 어쩌다 들어오는 댓글에도 나는 친한 친구가 놀러 온 듯 기분이 좋고, 앞으로는 나도 사람들에게 기쁨을 나누어 주는 블로거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블로그의 긍정적인 힘에 대한 확신이 참 따뜻하다. 한편으로는 어렸을 때 상우 님과 비슷한 일을 경험했기에 그가 지금 느끼는 곤란함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한데 그 무렵에는 어른들 중 누구도 "다른 것은 나쁜 것이 아니야"하고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이상한 아이인가?' 하는 자괴감을 오랫동안 느껴야 했다. 그런 성격이 어떤 결함이 아니라 인간의 고유한 성향임을 깨달은 건, 융의 분석심리학을 접하면서부터였다. 융의 이론에 의거한 MBTI검사에서는, 인간의 성격 유형이 16가지로 분류된다. 한데 그 16가지 유형 사이에는 어떤 우열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외향형(Extraversion)과 내향형(Introversion), 감각형(Sensing)과 직관형(Ntuition), 사고형(Thinking)과 감정형(Feeling), 판단형(Judging)과 인식형(Perceiving)이란 4가지 대립쌍 중 자신과 맞는 성향이 서로 다른 비율로 조합되어, 미묘한 개성 차이로 나타날 뿐이다. 내가 지닌 성향을 올바로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면서 '이상한 아이'에 대한 강박관념도 사라졌다.
상우 님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그건 이상한 게 아니라고, 단지 또래 친구들과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일 뿐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니 상처받지 않아도 괜찮다고. 상우 님은,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멋진 사람이 될 거다. 다만 초등학생도 블로그를 쉽고 편리하게 만들어 쓸 수 있는 세상이라면, 친구들과 좀 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 오히려 블로깅을 한다는 것 때문에 이해받지 못한다는 점이 안타깝다.
아직 초등학생 블로거 기자를 보진 못했지만,고등학생 중에서는 블로그를 자기 목소리를 내는 통로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에서 활동하는 블로거 기자 심지 님, 그리고 경춘선 통일호 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심지 님은 교복, 자퇴생, 유학 문제 등 고등학생이 고민하는 문제를 생생한 기사로 전달하면서, 자칫 우리 일상과 멀게 느껴질 수 있는 우토로 문제에 대해서도 나름의 주관을 갖고 의견을 피력한다. 경춘선 통일호 님의 경우, 시사성 있는 주제보다 한 가지 전문 분야를 파고드는 경우인데, 체험으로 구축한 전국 철도, 전철에 대한 정보를 구축해서 눈길을 끈다.
상우 님의 블로그를 보면서, 이메일을 보내고 인터넷 검색을 하듯 블로그도 자유롭게 만들고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까지 초등학생이 자신의 목소리로 초등학생의 삶을 전할 수 있는 통로는 일기나 기껏해야 백일장뿐이었다. 앞으로는 일기 대신 블로그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초등학생과 관련된 사안을 이야기할 때, 초등학생이 객체가 되는 게 아니라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블로그를 스스로 운영하고 글을 배포한다는 건, 미디어를 활용할 수 없었던 사회적 약자들에게 새로운 발언의 통로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씩 변화를 줘가며 커 온 내 블로그를 보면서, 뭔가 내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어떤 길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든다. 블로그를 통해 나는 나 자신을 격려하는 법을 배웠다.
나는 꿈과 상상이 많지만, 어릴 때부터 남들에게 엉뚱하고 이상한 아이라는 놀림을 많이 받고 자라서 그런지, 쉽게 상처를 잘 받는 구석이 있다. 그런 나에게, 일기 글을 블로그에 올리는 일은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고 있다.
연필로 쓴 일기 글을 하나하나 타이핑 해가며 블로그에 올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직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엉망인 글을 정성껏 고치고 다듬어서 블로그에 올리면, 그 모습은 꼭 내복을 입고 음식을 여기저기 흘리며 혼이 나서 울던 아기 같던 내가, 어느새 깨끗한 옷을 갖추어 입은 의젓한 나로 변하여 '봐, 너도 괜찮은 아이지? 힘내!' 하며 웃어주는 것 같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나는, 내가 태어나고 살아가는 이 세상이 얼마나 따뜻하고 멋진 곳인지 깨닫게 된다. 어쩌다 들어오는 댓글에도 나는 친한 친구가 놀러 온 듯 기분이 좋고, 앞으로는 나도 사람들에게 기쁨을 나누어 주는 블로거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블로그의 긍정적인 힘에 대한 확신이 참 따뜻하다. 한편으로는 어렸을 때 상우 님과 비슷한 일을 경험했기에 그가 지금 느끼는 곤란함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한데 그 무렵에는 어른들 중 누구도 "다른 것은 나쁜 것이 아니야"하고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이상한 아이인가?' 하는 자괴감을 오랫동안 느껴야 했다. 그런 성격이 어떤 결함이 아니라 인간의 고유한 성향임을 깨달은 건, 융의 분석심리학을 접하면서부터였다. 융의 이론에 의거한 MBTI검사에서는, 인간의 성격 유형이 16가지로 분류된다. 한데 그 16가지 유형 사이에는 어떤 우열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외향형(Extraversion)과 내향형(Introversion), 감각형(Sensing)과 직관형(Ntuition), 사고형(Thinking)과 감정형(Feeling), 판단형(Judging)과 인식형(Perceiving)이란 4가지 대립쌍 중 자신과 맞는 성향이 서로 다른 비율로 조합되어, 미묘한 개성 차이로 나타날 뿐이다. 내가 지닌 성향을 올바로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면서 '이상한 아이'에 대한 강박관념도 사라졌다.
상우 님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그건 이상한 게 아니라고, 단지 또래 친구들과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일 뿐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니 상처받지 않아도 괜찮다고. 상우 님은,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멋진 사람이 될 거다. 다만 초등학생도 블로그를 쉽고 편리하게 만들어 쓸 수 있는 세상이라면, 친구들과 좀 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 오히려 블로깅을 한다는 것 때문에 이해받지 못한다는 점이 안타깝다.
아직 초등학생 블로거 기자를 보진 못했지만,고등학생 중에서는 블로그를 자기 목소리를 내는 통로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에서 활동하는 블로거 기자 심지 님, 그리고 경춘선 통일호 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심지 님은 교복, 자퇴생, 유학 문제 등 고등학생이 고민하는 문제를 생생한 기사로 전달하면서, 자칫 우리 일상과 멀게 느껴질 수 있는 우토로 문제에 대해서도 나름의 주관을 갖고 의견을 피력한다. 경춘선 통일호 님의 경우, 시사성 있는 주제보다 한 가지 전문 분야를 파고드는 경우인데, 체험으로 구축한 전국 철도, 전철에 대한 정보를 구축해서 눈길을 끈다.
상우 님의 블로그를 보면서, 이메일을 보내고 인터넷 검색을 하듯 블로그도 자유롭게 만들고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까지 초등학생이 자신의 목소리로 초등학생의 삶을 전할 수 있는 통로는 일기나 기껏해야 백일장뿐이었다. 앞으로는 일기 대신 블로그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초등학생과 관련된 사안을 이야기할 때, 초등학생이 객체가 되는 게 아니라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블로그를 스스로 운영하고 글을 배포한다는 건, 미디어를 활용할 수 없었던 사회적 약자들에게 새로운 발언의 통로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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