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마음에 힘이 되는 블로깅

by 야옹서가 2008. 3. 2.
원하는 것을 강렬하게 소망하면 이뤄질까? 이를 위해서는 목표를 머릿속에만 간직하기보다, 늘 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게 좋다고 한다. 내용 빤한 자기계발서에나 나옴직한 말 같지만, 마냥 흰소리로 치부할 것만도 아니다. 아래 '할 일 목록'은 2005년 8월 '이글루스 가든' 오픈 이벤트 때 프린트해둔 것인데, 2년 반이 지난 지금 중간 점검을 해보면 세 가지 목표 중 두 가지는 엇비슷하게 이룬 셈이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해준 건 블로그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길고양이의 당당한 삶을 사진으로 남기기
지금도 계속 하고 있다. 다만 줄곧 D70 번들셋으로만 찍다 보니 멀리 있는 녀석들은 찍기 어렵고, 어두워지면 노이즈 때문에 거의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이 아쉽다. 스트로보를 쓰면 자연스러운 고양이 사진을 찍기가 어려운지라... D300 정도로만 업그레이드해도, 지금보다 나은 조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2. 《고양이가 있는 따뜻한 골목》 사진집 만들기
사진집은 아니지만, 사진에세이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를 펴냈다. 책의 컨셉이 '작고 저렴한 문고판'으로 이미 정해져 있던지라 사진을 시원하게 담기는 어려웠지만. 책을 내고 나서 "다음에는 고양이의 다양한 삶을 보여줄 수 있는 화보 중심 책을 만들자"는 2차 목표를 세우게 됐다. 두 번째 책은 올해 여름쯤 가능할 듯.

3. 길고양이를 지칭하는 가장 좋은 표현 찾기
이건 나 혼자 결정해서 부른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어느 정도 사회적인 약속이 필요한 부분이니 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래도 길고양이를 부를 때 도둑고양이니 뭐니 하는 표현은 예전보다 덜한 것 같아서 흐뭇하다^^

처음 이 목표 리스트를 만들 때는 뭔가 이뤄야겠다는 결의 따위는 없었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이고, 꾸준히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했을 뿐이다. 그게 길고양이에게 도움이 되면 더욱 좋겠고. 그런데 그 목표가 내 삶의 방향을 조금씩 정리해줬다. 마음이 흔들릴 때면 지난 글을 찾아 읽으면서 기운을 얻기도 한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꿈꾸는 목표에 조금씩 다가갈 수 있다. 막차를 놓치지 않으려고 헐떡이며 달려가는 게 아니라, 즐겁게 산책하듯 한 걸음씩.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