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기에 깔린 역도선수가 있습니다. 충격이 컸는지 사지를 죽은 개구리처럼 쭉 벌리고 쓰러져 있습니다. 한데 저는 그가 당한 사고보다, 사진이 속한 다음넷 스포츠의 카테고리를 보고 더 놀랐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굴욕포토' 입니다. '올림픽 사건사고'라 불러야 어울릴 내용이 '굴욕 사진'으로 분류되어 있네요. 사진에 붙은 태그 역시 '역도'나 '사고'가 아니라 '굴욕' 하나뿐이었고요.
다음넷 메인화면에 뜬 그루지야 역도선수의 사진을 보고, 얼마 전 역기를 들다 팔이 완전히 비틀어져서 고통스러워하던 외국 선수도 생각났고, 쓰러지는 순간까지도 역기를 놓지 않았던 이배영 선수도 떠올라 안쓰러운 마음에 사진을 열어봤지만, 참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경기장에서 역기 밑에 깔리다니, 분명히 그 선수에게는 충분히 굴욕이고 상처일 겁니다. 그러니까 '굴욕 사진'으로 분류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떤 나라에서 '굴욕'이라는 단어를 검색할 때마다, 볼품없이 쓰러진 자신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찍힌 사진이 검색된다면, 그거야말로 굴욕적일 테니까요.
한데 '굴욕 사진'이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한국의 네티즌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지 생각해보면, 그렇게 쉽게 생각할 일은 아닙니다. 입장을 바꿔서, 만약 역기를 들고 쓰러진 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이배영 선수의 사진을 어떤 나라에서 '굴욕 사진'으로 부르며 히히덕거린다면, 우리는 편한 마음으로 그 사진을 볼 수 있을까요?
역기 밑에 깔린 선수의 사진 밑에는 추천 '561'이라는 숫자가 찍혀 있습니다. 561명의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사진을 추천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단순히 쓰러진 선수의 사진을 우스꽝스럽게 여기고 "나이스 샷~" 하며 추천한 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데, 올림픽 굴욕 사진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단순히 사진 한 장에만 그런 제목이 붙은 게 아니라, 아예 굴욕 사진 카테고리가 만들어져 있으니까요. 다양한 종류의 '굴욕 사진' 중에는 이른바 '한상균 기자 스타일'의 순간포착 사진들도 있고, 중국 육상팀 류샹 선수의 기권 사진도 올라와 있네요. 류샹 선수 역시 부상으로 경기를 뛸 수 없어 포기했지만, 그의 쓸쓸한 뒷모습 역시 굴욕 사진으로 분류되어 있더군요.
http://sports.media.daum.net/nms/beijing2008/news/gallery/o52/newslist.do?cate=27273
제가 본 역도 선수의 사고 사진 밑에 딸린 덧글창에서도 이 사진을 '베이징 올림픽 굴욕포토'로 분류한 것에 대한 항의 글이 더러 있었습니다. 사진 촬영한 기자를 비난하는 글도 있었지만, 사실 항의를 해야 한다면 사진기자가 아닌, '굴욕 포토' 카테고리를 만들고 기사를 편집한 다음넷 스포츠 담당자에게 해야겠지요. 사진기자는 사실을 찍었을 뿐이고, 아마 저런 제목을 붙이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기사 분류는 스포츠 섹션의 올림픽 특집 담당 편집자가 하는 겁니다. '올림픽 굴욕포토'란 카테고리 이름을 바꾸던가, 그냥 '생생화보'의 하나로 쓰던가 했으면 좋겠네요.
다음넷 메인화면에 뜬 그루지야 역도선수의 사진을 보고, 얼마 전 역기를 들다 팔이 완전히 비틀어져서 고통스러워하던 외국 선수도 생각났고, 쓰러지는 순간까지도 역기를 놓지 않았던 이배영 선수도 떠올라 안쓰러운 마음에 사진을 열어봤지만, 참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경기장에서 역기 밑에 깔리다니, 분명히 그 선수에게는 충분히 굴욕이고 상처일 겁니다. 그러니까 '굴욕 사진'으로 분류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떤 나라에서 '굴욕'이라는 단어를 검색할 때마다, 볼품없이 쓰러진 자신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찍힌 사진이 검색된다면, 그거야말로 굴욕적일 테니까요.
한데 '굴욕 사진'이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한국의 네티즌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지 생각해보면, 그렇게 쉽게 생각할 일은 아닙니다. 입장을 바꿔서, 만약 역기를 들고 쓰러진 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이배영 선수의 사진을 어떤 나라에서 '굴욕 사진'으로 부르며 히히덕거린다면, 우리는 편한 마음으로 그 사진을 볼 수 있을까요?
역기 밑에 깔린 선수의 사진 밑에는 추천 '561'이라는 숫자가 찍혀 있습니다. 561명의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사진을 추천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단순히 쓰러진 선수의 사진을 우스꽝스럽게 여기고 "나이스 샷~" 하며 추천한 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데, 올림픽 굴욕 사진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단순히 사진 한 장에만 그런 제목이 붙은 게 아니라, 아예 굴욕 사진 카테고리가 만들어져 있으니까요. 다양한 종류의 '굴욕 사진' 중에는 이른바 '한상균 기자 스타일'의 순간포착 사진들도 있고, 중국 육상팀 류샹 선수의 기권 사진도 올라와 있네요. 류샹 선수 역시 부상으로 경기를 뛸 수 없어 포기했지만, 그의 쓸쓸한 뒷모습 역시 굴욕 사진으로 분류되어 있더군요.
http://sports.media.daum.net/nms/beijing2008/news/gallery/o52/newslist.do?cate=27273
제가 본 역도 선수의 사고 사진 밑에 딸린 덧글창에서도 이 사진을 '베이징 올림픽 굴욕포토'로 분류한 것에 대한 항의 글이 더러 있었습니다. 사진 촬영한 기자를 비난하는 글도 있었지만, 사실 항의를 해야 한다면 사진기자가 아닌, '굴욕 포토' 카테고리를 만들고 기사를 편집한 다음넷 스포츠 담당자에게 해야겠지요. 사진기자는 사실을 찍었을 뿐이고, 아마 저런 제목을 붙이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기사 분류는 스포츠 섹션의 올림픽 특집 담당 편집자가 하는 겁니다. '올림픽 굴욕포토'란 카테고리 이름을 바꾸던가, 그냥 '생생화보'의 하나로 쓰던가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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