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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세상에서 뛰노는 '바람마을' 양떼들

by 야옹서가 2009. 1. 5.
하얀 눈꽃세상 위에서 뛰노는 양떼들의 모습은 어떨까? 평창송어축제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대관령 '바람마을'이 있다. 바람마을은 원래 '의야지'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좀 더 부르기 쉽고 친근감이 가는 바람마을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의야지란 '의로운 사람들이 사는 마을' 정도의 뜻이었다고. 새로운 이름인 바람마을에는 '바람이 많이 부는 청정지역'이라는 뜻도 있지만, 세계적인 체험마을을 꿈꾸는 의야지 사람들의 '바람'이 담긴 곳이라는 뜻도 있단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활용해서 농촌의 경제난을 극복하려는 강원도민의 노력은, 평창송어축제처럼 겨울 한철 열리는 행사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바람마을'에서는 사계절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추고 관광객을 불러모은다. 눈이 없는 여름과 가을철에는 풀썰매를 탈 수 있고, 겨울에는 풀썰매장이 사라지는 대신 길다란 눈썰매장으로 변신한다.

대관령 하면 양떼목장이 반사적으로 생각나듯이, 바람마을 의야지에도 양떼 목장이 있다. 겨울철에는 양떼목장에 어울리는 푸른 초원을 볼 수는 없지만, 양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몰려들어 먹이를 먹는 양들. 가까이서 본 양털은 하얗다기보다 황토색에 가까웠다. 황토 양인가^^어쩌면 원래는 아이보리 정도의 색이었는데, 주변에 쌓인 눈이 워낙 희어서 상대적으로 양털 색깔이 어두워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양떼 먹이주기뿐 아니라 양몰이 훈련 모습도 볼 수 있다. 사진 속의 개는 아직 초보 양몰이 개라서, 훈련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어쩐지 양을 모는 솜씨가 약간 불안불안한가 싶더니, 양떼 중에 몇 마리 이탈자가 생겼다.

무리를 이탈한 양 쪽으로 슬금슬금 다가가더니, 넙죽 엎드리고 만다. 하긴 제 덩치보다 더 큰 양이니 쉽게 으릉거리며 몰기에는 부담이 컸나 보다. 하지만 그래서야 어디 양을 쫓을 수 있겠나, 하고 안타까워하던 순간, 개가 벌떡 일어나 양들을 원래 무리 쪽으로 몰고 간다. 초보자라고는 해도, 명색이 양몰이 개인 것이다.

한때 풀썰매장이었을 이곳에는 길다란 눈썰매장이 생겼다. 사진 왼쪽의 이글루처럼 생긴 조형물은 바람마을에서 처음으로 시도 중인 '얼음호텔'이라고. 아직은 시험단계이지만 노하우가 생기면 꼭 바람마을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홍보할 예정이란다. 
눈썰매장 꼭대기에는 '눈 만드는 기계'가 놓여 있다. 혹시 눈이 많이 오지 않을 때를 대비해 구입한 것으로, 세계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체험마을을 꿈꾸는 바람마을 주민들에게는 소중한 '꿈의 기계'다. 

그냥 주위에 있는 나무를 잘라서 대충 지은 오두막이라는데도 꽤 운치가 넘친다. 네모반듯한 아파트와 벽돌무늬 빌라에 질려버린 도시인들에게는, 뾰족지붕에 투박한 나무벽으로 마감한 오두막이 낭만으로 다가온다.   

바람마을에도 평창송어축제의 마스코트인 '눈동이'를 활용한 야생화 공예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현장에서 진행하는 함초 치즈 만들기나 딸기잼 만들기 체험 등도 궁금했는데, 이런 체험 프로그램은 미리 예약해야 하는 거라 당일에는 해볼 수 없었다.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간판들마다, 하나같이 평창송어축제 마스코트 '눈동이'의 모습이 붙어 있다. 가게의 얼굴 격인 간판을 통일하듯 새로 맞출 만큼, 관광산업을 통해 어려운 농촌 현실을 극복하려는 주민들의 소망이 새삼 느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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