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억울해! 검은 길고양이의 항변 나는 사람들이 재수없다고 구박하는 까만 고양이. 인상이 어둡다고, 마녀의 고양이 같다고, 심지어 애드거 앨런 포의 소설 까지 들먹이며 나를 불길하다고 해. 눈처럼 하얀 털옷을 입은 내 친구가 빛의 고양이라면, 나는 어둠의 고양이지. 내가 친구와 함께 있을 때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해. "아, 저 예쁜 흰고양이 좀 봐. 어쩜 길고양이인데도 저렇게 단정하고 깔끔할까?" "근데 저 까만 애는 뭐래...무섭게 째려보는 것 좀 봐." 사실 내 눈매나 친구 눈매나 비슷한데, 나는 왜 만날 이럴까. 하지만 나도 열심히 털 고르기를 한다고. 흰 옷에 먼지 묻으면 티도 안 나지만, 까만 옷은 얼마나 간수하기 힘든 줄 알아? 비듬 하나 떨어져도 지저분한 놈 소리나 듣고 말이지. 뭐, 혀빠지게 닦아도 별로 티는 안 나.. 2008. 8.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