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가 있는 따뜻한 골목>을 위해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집에 불이 나서 단 한 가지 물건만 갖고 나올 수 있다면, 뭘 선택할까? 아마 길고양이 사진이 저장된 컴퓨터를 짊어 메고 뛰쳐나오지 않을까. 민언련 사진 강좌에서 ‘내겐 소중한 것들’을 주제로 포토스토리를 만들면서 이런 공상을 해봤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소중한 건 ‘대체할 수 없는 어떤 것’이다. 사람을 제외하면 내게는 길고양이 사진이 그렇다. 비슷한 골목, 닮은 고양이를 찍을 수는 있겠지만, 길고양이를 찍으러 다녔던 그때 그 순간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시간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 것처럼, 길고양이 역시 그곳에 머물러 있지 않다. 사진에 의미를 두기 시작한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20대 중반까지 내게 사진은 그림을 보조하는 수단 이상은 아니었다. .. 2006. 5.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