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맞장 뜬 골목대장 길고양이 골목을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개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쩐지 울분에 찬 듯 다급한 목소리여서, 호기심이 생겨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다가가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닭 쫓던 개처럼 저렇게 망연자실 먼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개의 시선이 가 닿은 곳에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무심히 앉아서 딴청을 부리고 있습니다. "훗, 짖든지 말든지 맘대로 해냥~" "헉! 고양이에게 완전 무시당했네. 이거 '개무시' 맞지? 저 녀석 오늘 좀 손봐주면 안되겠니?" 어이가 없고 화도 났는지, 개가 억울한 눈으로 돌아보며 묻는 듯합니다. 사람이 제 편을 들어줄 거라고 믿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같은 동네 사는 처지에 사이좋게 지내라'고 타이르니, 말을 알아들었는지 아니면 제풀에 지쳤는지, 개는 그만 제 집으로 맥없이 들어가버립.. 2010. 5.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