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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로드킬, 쓸쓸한 죽음 동물로 태어나 가장 쓸쓸하고 비참한 죽음 중 하나가, 고속도로에서의 로드킬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길 위에서 맞은 죽음은, 차에 치었을 때의 고통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흙 위에서 죽은 생명들은 다시 흙으로 돌아가 안식을 맞이할 수 있지만, 고속도로에서 죽은 동물은 그럴 수도 없다. 생명의 온기가 빠져나갈 때까지 천천히 납작해지다가, 뼈도 살도 추리지 못하고 몸이 찢겨 죽음을 맞는다. 지방 출장을 갔다가 동행한 사진가의 차를 얻어타고 돌아오는 길에 처음으로 로드킬을 목격했다. 하늘이 예뻐서 창 밖을 찍다가 무심코 도로를 봤는데, 뭔가 이상한 물체가 땅바닥에 붙어있었다. 움직이는 차 안에서 찍느라 휙 뒤로 지나가버려 흔들린 사진 한 장만 남았지만, 분명히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털 빛깔을 보니 아마도 .. 2009. 2. 26.
로드킬 영화 '어느 날 그 길에서' 정식 개봉(3.27~) 삵 한 마리가 대로변에 누워 있다. "이제 그만 일어나, 자동차가 달려들지도 모르잖아." 귀에 대고 속삭여도, 녀석은 영원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다. 길을 건너다 로드킬을 당했기 때문이다. 고양이과 동물 중에서는 길고양이와 가장 많이 닮은지라 삵을 보면 친근한 마음이 들곤 했는데... 포스터 속 죽은 삵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 아직 사체 훼손은 심하지 않지만, 누군가 치워주지 않으면 곧 차 바퀴에 짓눌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고 말 것이다. 작년 이맘때쯤 로드킬을 다룬 영화 를 상영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2007인디다큐페스티벌 상영작 중 하나로 한 달 가까이 일민미술관에서 상영했지만, 다니던 회사에서 창간할 잡지 준비로 정신없던 무렵이라 가질 못했고 내내 마음이 쓰였다. 한데 이번에 하이퍼텍나다에서 .. 2008.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