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에 앞발이 끼었어요 창문 옆 책꽂이 맨 위로 올라가 놀던 스밀라가 앞발 한쪽을 창문에 올리고선 울어댄다. ‘또 벌레 못 잡아서 안달이 났지’ 싶어 그냥 나오려는데, 가만 보니 문틈에 앞발을 붙잡힌 것처럼 꼼짝달싹 못하는 게 아닌가. 섀시 창문이라 레일을 타고 움직이는 윗부분에 작은 홈이 있는데, 그 속이 궁금해서 앞발을 넣어보다가 그만 낀 것 같았다. 혹시 문에 낀 것이 아닐 수도 있어서, 창문을 조금 앞으로 당겨 보니 팔이 매달린 채로 슬금슬금 따라온다. 스밀라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창문 한번 올려다보고, 나를 한번 돌아다보며 우엥거린다. ‘이거 왜 안 빠지는 거야’ 하고 당혹해하는 얼굴이다. 저러다 앞발이 걸린 채로 놀라 뛰어내리기라도 하면, 몸무게 때문에 팔을 삐거나 크게 다칠 텐데. 다급한 마음에 얼른 책꽂이를 발.. 2008. 4.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