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마리 고양이로 남은 당신-루씰과 여섯묘 산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개는 많지만, 자발적으로 산책을 즐기는 고양이를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바깥구경이나 시켜줄까 싶어 고양이를 데리고 길을 나서면, 영락없이 진땀을 흘리게 된다. 처음에는 당황해서, 나중에는 꼼짝 않는 녀석을 떠메고 돌아오는 길이 무거워서. 집에서는 도도한 걸음걸이로 온집안을 헤집고 다니던 스밀라도, 정작 밖으로 나오면 겁을 먹고 얼어붙어 꼼짝하지 않았다. 아스팔트에 붙은 껌처럼 땅바닥에 납작 몸을 붙이고 요지부동인 녀석을 억지로 일으켜 이동장에 넣고 돌아오면 팔이 후들거렸다. 무용지물이 된 가슴줄을 구석에 던져두고, 다른 사람들의 산책 실패담을 찾아 읽으면서 ‘그래, 고양이는 원래 산책을 싫어해!’ 하고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마음으로는 부정해도, 머리로는 이미 산책 좋아하.. 2007. 5.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