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를 찍다보면 하품하는 녀석들이 있어요. 저는 참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찍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고양이가 하품하는 모습이 무섭게 보이기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 방송사에서 고양이 하품하는 모습과 앙칼진 울음소리를 인위적으로 합성해
내보낸 방송을 보고 나서, 그런 우려는 더 커졌지요. 길고양이의 하품은 그냥 생리적인 현상일 뿐이지만,
음산한 효과음까지 넣어 엉뚱하게 요괴 같은 이미지로 부풀려서는 보여주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거문도 고양이가 하품하는 모습을 찍었어요. 이 녀석은 하품할 때나 안할 때나 눈 크기가 거의 같아요;;
물론 날카로운 이빨에다가, 하품하느라 옆으로 가늘게 찢어진 눈매를 보면
고양이에게 친숙하지 않은 사람은 '헉,무섭다'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누군가에게는 시원하게만 보이는 고양이 하품도, 호랑이를 닮은 저 입매를 보면 무섭게 느껴질 수 있겠죠.
특히 하품하면서 눈을 번쩍 뜨고 있으면, 나를 노려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길고양이는 지나가는 인간에게는 별 관심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TㅅT
어쩌면 고양이 하품 사진은, 연예인 순간캡쳐 사진하고 비슷한 게 아닐까요?
눈이 뒤집히거나, 게슴츠레 눈을 감고 있거나, 입 모양이 이상하게 잡혔을 때 캡쳐된 사진을 보고
우리는 잠시 웃곤 하지만, 그 모습이 그 연예인의 본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고양이의 하품도 그래요. 고양이과 동물이기에 날카로운 발톱과 송곳니가 있지만,
하품은 그냥 하품일 뿐이랍니다...
고양이가 무서운 분들까지도 억지로 좋아해달라는 게 아니라,
다만 그런 순간의 모습이 고양이의 전부는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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