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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양이의 날_9월9일

고양이 블로그로 맺은 귀한 인연

by 야옹서가 2009. 9. 13.
'고양이의 날' 행사가 끝날 무렵,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물결치는 바다를 의연하게 바라보는 고양이의 모습을

투명한 색유리로 모자이크한
 것인데,

4년 전 단행본 기획을 할 때 뵌 스테인드글라스 작가

세피로트(김동현) 님의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고양이 옆모습으로만 생각했는데

어쩐지 얼굴이 눈에 익어서 가만히 보니,
제 블로그의

메인 사진인 '바다를 건너는 고양이' 모습이더라고요. 



*유리 느낌을 보기 위해 역광으로 찍어서 테두리가 까맣지만, 원래 액자틀은 원목 색깔이에요.

*사진 원본(왼쪽)과 스테인드글라스(오른쪽)로 변신한 모습. 가보로 간직하겠습니다^^

* 밝은 빛 아래 찍은 모습. 유리여서 바닷물 뒤로 스밀라의 앞다리가 살짝 비칩니다. 


한 칸 한 칸 어울리는 색유리를 잘라 퍼즐 맞추듯 채워 넣는 스테인드글라스는 아름답지만,

그만큼 공이 많이 드는 작업이라,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이런 선물을 받아도 되나 싶어서요.

4년 전 단행본 기획을 하면서 처음 뵙고, 변변히 연락드리지도 못한 채로 시간이 흘렀거든요.

스테인드글라스 선물도 감사했지만, 그보다도 4년 전에 만난 저를 기억해주신 것이 더 고마웠습니다.

블로그가 없었다면 다시 인연이 이어지기도 힘들었을 테지요. 그래서 새삼 블로그의 힘을 느낍니다. 

오랫동안 연락이 뜸했던 분들이나, 한번도 보지 못했던 분과도 친숙한 기분이 드는 건

블로그로 알게모르게 소통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겠죠.


저는 말보다는 글로 소통하는 쪽이 익숙한데, 취재 일을 시작하면서 낯가림이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길고양이 블로그를 하면서 알게 된 분들과 이야기할 때는 마음이 편하네요.

고양이를 좋아하고, 길고양이가 행복하길 바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겠죠. 

서로 사는 방식은 다르지만, 그 공통점 안에서는 모두 '고양이 이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9월 9일~12일까지 열렸던 '고양이의 날' 행사에서 길고양이 친구 맺기에 참여한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온라인에서만 뵙던 고양이 이웃들과 직접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앞으로도 길고양이 사진을 찍는 걸로 그치지 않고, 제가 고양이에게서 받은 따뜻한 위로를 

다른 분들께도 전할 수 있는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려고 합니다. 

길고양이 블로그로 이어진 인연은, 제가 사는 동안 받은 가장 귀한 선물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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