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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고양이 스밀라

졸린 고양이, 잠 깼을 때 생기는 일

by 야옹서가 2010. 10. 23.

등판 한쪽이 부서져서 버릴까 말까 고민하던 식탁의자는
 
스밀라 전용 가죽소파가 되었습니다. 목공본드로 붙이면

쓸 수는 있겠지만, 멀쩡한 다른 의자도 가죽을 뜯고 싶어

호시탐탐 노리는 상황이라, 그냥 하나 내어주는 것이

다른 의자의 평화를 위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깨어있는 시간보다 잠자는 시간이 더 많은 스밀라는

종종 베개도 없이 머리를 살포시 기대고 곤히 잡니다. 
 

'고양이잠'이라는 게 늘 얕기만 한 것이라, 작은 인기척에도 부시시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납작한 얼굴로 잠든 모습이 귀여워

깨지 않도록 살며시 다가가 찍으려고 했던 것인데...스밀라가

어쩐지 불만스런 표정으로 깬 것을 보니 마음이 쓰입니다. 

눈길을 마주치지 않고 외면하는 스밀라, 아직은 잠이 더 필요한

시간인가 봅니다. 더 길게 귀찮게 하면 안될 것 같아서

카메라를 내려놓습니다. 


스밀라의 일상을 틈틈이 기록하는  게 저에게는 즐거운 일이지만,

스밀라에겐 어떤 일일까 가끔 생각해봅니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의 의미를 고양이도 인식하고 있을지,

인식한다면 귀찮을지, 그냥 무덤덤할지... 스밀라와 함께 산 지 

4년이 넘어가는데, 이제 고양이의 마음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생각했다가도 혹시 내 마음대로 스밀라의 기분을 재단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사소한 일에도 고양이 표정을 살피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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