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에서 놀던 길고양이 담양이가 담벼락으로 폴짝 뛰어내립니다. 쭉 뻗은 네 다리에서
미끈한 매력이 돋보입니다. 조마조마, 아슬아슬하기도 하지만, 고양이의 공중점프는 늘
제 마음을 잡아끕니다.
그것으로 끝난 것인가 했더니, 다시 반대쪽으로 뛰어오를 자세를 취합니다. 모은 두 앞발에 힘을 모아
금세라도 위로 뛰어오를 기세입니다. 담양이에겐 공중점프가 일종의 놀이인지도 모릅니다.
아, 번쩍 뛰어올랐습니다. 이럴 때의 고양이는 길 위의 조그만 동물이 아니라, 멋진 표범 같기도 하고
날쌘 호랑이 같기도 합니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전선줄도, 고양이를 막을 수 없습니다.
아슬아슬 지붕 끝에 발을 걸쳤지만, 떨어지지 않을 것을 압니다. 갈고리처럼 억센 두 발의 힘으로
지붕 끝을 단단히 붙잡고 위로 뛰어오를 테니까요.
"훗~ 이걸로 놀랄 것까진 없잖아? 이정도는 고양이에게 기본이라구."
담양이가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끼고 저를 내려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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