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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고양이 스밀라

원반형 스크래처를 본 스밀라의 반응

by 야옹서가 2013.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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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다닐 때면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한참 후에나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쓰곤 했는데,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요즘은 여행의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간단하게라도 정리해두고 싶다. 그러고보니 정작 스밀라 사진이랑 글은 드물게 올라가는 듯하다. 스밀라를 좋아하는 분들은 서운하실 듯하여 오래간만에 스밀라 소식 투척.

 

스밀라는 이제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나보다도 연장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잘 놀고 고맙게도 크게 나쁘지 않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3개월마다 검진을 다녔던 병원도 각종 수치가 안정적으로 되면서 6개월에 한 번씩만 정기검진을 받아도 괜찮다는 진단을 받은 지 1년쯤 되어간다. 다만 지난 달 검진에서 약간의 고칼슘혈증 증상이 있어 칼슘 수치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스밀라에게 가끔 간식거리를 줄 때도 칼슘 제한식이는 염두에 두어야겠다.

 

어느 고양이나 그렇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신장질환을 앓는 고양이는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그래서 내가 집에서 해야 할 일은 스밀라가 우울할 틈이 없도록 짬짬이 놀아주는 것. 식빵봉투 묶는 끈이나 리본 같은 것만으로도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뛰어노는 스밀라지만 가끔 새로운 장난감을 사주고 싶어지는데, 원반 모양의 스크래처를 사준 것도 스밀라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스크래처가 처음 왔을 때, 그러니까 새것일 때만 잠시 관심을 보인다. 아무래도 주방에 있는 식탁의자가 가죽이라 그런지, 골판지 스크래처보다는 뒷발로 서서 체중을 실어 가죽의자에 발톱을 박고 벅벅 긁는 게 더 좋은 모양이다. 가죽의자도 한때 살아있던 동물의 일부였으니 스밀라 입장에서는 사냥하는 느낌과도 비슷할 것이고, 긁는 맛이 좀 더 찰지게 느껴질 것이다. 

 

가끔 지나가다가 생각난 듯이 한두번 긁어보는 것 말고는 시큰둥하다T-T  '새것'의 약발이 다하면 스밀라 눈에는 그저 집에 있는 잡동사니에 불과한 모양이다. 스밀라를 불러다가 "이건 이렇게 긁는거야" 하고 스크래처를 내 손톱으로 북북 긁으면서 사용 시범까지 보였지만, 스밀라는 '지금 뭐하자는 건가' 하고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보일 뿐. 근데 이 표정이 더 귀엽다는 점이 매력.

 

이런 날에는 다소곳이 모은 앞발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사계절 털토시를 낀 스밀라의 앞발이 더워보이는 계절이 돌아왔으니, 이제 슬슬 야매미용 실력을 발휘할 때가 온 모양이다.

 

* 참고로 고양이에게 스크래처를 장만해주지 않으면 집안의 여러 물건들이 이렇게 되니(링크 참조)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되었다면 저렴한 스크래처라도 하나 장만해주는 것이 여러 모로 마음에 평화를 안겨준다. 이미 발톱 테러를 당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면, 그때는 그냥 마음을 비우면 가구가 망가지거나 해도 크게 신경이 안 쓰이긴 하지만서도.  

 

6/26(수) 오후 7시, 홍대 살롱드팩토리에서 만나요^^

->6/23까지 신청 가능(배너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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