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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고양이 스밀라

스밀라와 놀아주기

by 야옹서가 2008. 3. 2.

방문을 조금 열어두고 문틈으로 손가락을 꼼질꼼질하면, 스밀라가 몸을 잔뜩 움츠리고 달려올 준비를 한다. 사냥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턱은 땅바닥에 닿을 듯이 낮추고, 앞발은 짐짓 몸 아래 슬쩍 감추고, 엉덩이는 살짝 들고, 뒷발은 동당동당 제자리뜀을 하다가 순식간에 내달린다. 제딴에는 '들키지 않게 몰래' 시동을 거는 것이겠지만, 엉덩이를 실룩거리는 것만 봐도 녀석이 뛰어올 게 빤히 보이니 웃음만 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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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다 달려온 스밀라 앞에서 얼른 손가락을 치우면, '아까 그 녀석은 어디 감췄어?' 하고 묻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빤히 올려다본다. 고개를 약간 갸우뚱하게 기울여 문틈 너머로 눈길을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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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는 집에 사람이 있는 걸 알면 혼자 놀려고 하질 않아서, 문 앞에 앞발을 딱 모으고 앉아 고함을 지른다. 떼쟁이 같으니. 그럼 나와서 한 20분 정도 쥐돌이 낚시 놀이나 잡기 놀이를 해줘야 한다. 쥐돌이는 팔아픈 거 빼곤 괜찮은데, 잡기 놀이는 고양이를 잡는 시늉을 하면서 막 뛰어다녀야 하는 놀이라, 아랫집 사람에게 좀 미안하다. 조심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예민한 사람이라면 천장이 울리는 게 느껴지겠지? 분명 '윗집에 애도 없는데 이상하다' 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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