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30. 2001 | 최근 경제·경영 분야에서 여성성이 주된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권위주의적이고 엄격한 위계질서와 상명하달식 의사소통구조로 대표되는 남성적 질서 대신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 인간관계에 대한 중시, 뛰어난 언어감각, 그룹 참여에 대한 관심 등으로 대표되는 여성성은 ‘미래사회의 인적 자원’이라는 측면과 ‘마케팅의 주된 대상’이라는 두 관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특성이 되고 있다.
페이스 팝콘, 리스 매리골드 공저의 《클릭! 이브 속으로》(김영신 옮김, 21세기북스)는 현대사회에서는 여성들이 대부분 구매활동의 주체가 되거나 구매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성의 마음을 읽는 마케팅이 전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를 위해 페이스 팝콘은 여성을 대표하는 단어 ‘이브’(Eve)와 ‘진화(Evolution)’라는 단어를 결합시켜 ‘이브올루션(EVEolution)’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이브올루션’의 원칙에 따르면, 여성을 타겟으로 한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연결, 1인 다역, 예측, 관찰력, 편한 생활, 브랜드 대물림, 공동 양육, 투명한 브랜드’라는 여덟 가지 기본 진리를 알아야 한다. 이 여덟 가지 진리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요약된다. “브랜드를 사는 사람은 그 순간의 고객이지만, 평생의 고객은 브랜드에 동참하는 사람이다.”
참여지향적인 여성의 본능을 이용하라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때 전혀 모르는 타인과 제품을 사용해 본 경험담을 나누는 여성들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이처럼 타인과 연결되고자 하는 여성의 욕구는 본능에 가깝기 때문에 여성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기업은 성공한다는 것이다. 만약 브랜드 육성이나 기업 경영을 여성에게 맡긴다면, 여성은 아이에게 하듯 온 정성을 쏟을 것이다. 그러니 물건을 직접 팔 생각만 하지말고 브랜드의 ‘공동 양육’을 생각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포드자동차의 미니밴 ‘윈드스타’는 엄마들이 디자인한 자동차이기 때문에 가족 편의 위주로 만들어졌고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책은 남성이 여성에게 갖기 쉬운 오해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1인 다역 생활을 해야 하는 현대여성에게는 편리함이 최대의 덕목인데도, 남성들은 여성들이 대형매장에서 쇼핑하기를 즐긴다고 오해한다는 것이다. 페이스 팝콘은 ‘칭얼대는 아이들을 달래며 무거운 쇼핑카트를 끌고 사람들을 헤치며 돌아다녀야 하는 쇼핑이 즐거울 리 있겠는가’라며 여성에게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권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남성과 여성의 인식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흥미롭다. 예를 들어 뉴스를 볼 때 남성은 뉴스의 내용만 듣고 보지만, 여성은 뉴스는 물론 앵커의 머리, 옷, 화장 상태까지 종합적으로 관찰한다. 이처럼 여성은 좌뇌와 우뇌, 감각 등 온몸을 동시에 사용해서 사물을 인식하기 때문에 일면적인 광고로는 여성의 시선을 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성성에 대한 이해는 마케팅에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여성 트렌드를 잘 이해하는 여성 경영자가 이를 기업운영에 적절히 활용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에스더 워크스 북이 쓴 《여자의 마음으로 경영하라》(강미경 옮김, 세종서적)는 휴렛팩커드의 CEO 칼리 피오리나, 코닥 신임 CEO 패트리샤 루소, 전 ABC 텔레비전 네트워크 사장이자 웹 MD 헬스 CEO 패트리샤 필리-크루셸, 의류회사 GAP의 사장 제니 밍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인터넷 선발주자에서부터 텔레비전 방송사에 이르기까지 전도유망한 기업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여성 기업가 14명의 예를 들어 이를 설명한다.
수평적 관계와 유대감을 중시하는 전략
예컨대, 세계 10대 인터넷 기업 중 하나인 온라인 경매회사 e베이의 CEO 메그 휘트먼은 취임한지 1년 만인 1999년에 작년대비 1백97퍼센트 증가한 29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인터넷을 통해 개인과 개인끼리의 직접적인 거래를 가능하게 만들면서 소비자와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 e베이의 정책에 기인한 것이었다. 메그 휘트먼은 “고객이나 직원간의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 어머니로서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잘 놀게 하는 것이나 회사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툭 터놓고 얘기하도록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똑같다는 것. 사람들이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러 얘기를 꺼내도록 유도해서 소통 단절의 문제점을 최소화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미국 최대의 광고대행사 오길비&매더의 CEO 셸리 라자루스는 고객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주력한다. 그녀는 일을 사무적 관계 대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끈으로 생각한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파트너십이 중요한 시대, 인간미를 필요로 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이런 기술은 여성 경영자들의 성공비법 중 하나다. 따뜻한 말을 건네며 직원들을 다독인다거나, 고객의 개인적인 경조사까지 일일이 챙기고 정기적으로 간단한 안부인사를 하는 등, 언뜻 보기에 낡은 것처럼 여겨지는 기술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그들의 특징이다.
이들 여성 경영자들은 강한 자기확신과 진취적 사고, 명령이 아닌 비전을 제시할 줄 아는 능력, 새로운 룰을 만드는 자신감, 남들이 가기 싫어하는 길을 먼저 파고드는 틈새시장 개척의 정신, 과감한 결단력 등의 보편적 자질과 더불어 예전에는 약점으로 평가됐던 여성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투쟁 대신 상생을, 경쟁 대신 협동과 조화를 추구하는 21세기에는 여성적 특징이 주목받게 될 것이다. 직원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맺고, 팀웍과 파트너십을 중요시하며 회사와 고객간의 유대감을 증폭시키고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여성 특유의 날카로운 직감을 기업 운영에 도입한 여성경영자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페이스 팝콘, 리스 매리골드 공저의 《클릭! 이브 속으로》(김영신 옮김, 21세기북스)는 현대사회에서는 여성들이 대부분 구매활동의 주체가 되거나 구매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성의 마음을 읽는 마케팅이 전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를 위해 페이스 팝콘은 여성을 대표하는 단어 ‘이브’(Eve)와 ‘진화(Evolution)’라는 단어를 결합시켜 ‘이브올루션(EVEolution)’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이브올루션’의 원칙에 따르면, 여성을 타겟으로 한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연결, 1인 다역, 예측, 관찰력, 편한 생활, 브랜드 대물림, 공동 양육, 투명한 브랜드’라는 여덟 가지 기본 진리를 알아야 한다. 이 여덟 가지 진리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요약된다. “브랜드를 사는 사람은 그 순간의 고객이지만, 평생의 고객은 브랜드에 동참하는 사람이다.”
참여지향적인 여성의 본능을 이용하라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때 전혀 모르는 타인과 제품을 사용해 본 경험담을 나누는 여성들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이처럼 타인과 연결되고자 하는 여성의 욕구는 본능에 가깝기 때문에 여성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기업은 성공한다는 것이다. 만약 브랜드 육성이나 기업 경영을 여성에게 맡긴다면, 여성은 아이에게 하듯 온 정성을 쏟을 것이다. 그러니 물건을 직접 팔 생각만 하지말고 브랜드의 ‘공동 양육’을 생각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포드자동차의 미니밴 ‘윈드스타’는 엄마들이 디자인한 자동차이기 때문에 가족 편의 위주로 만들어졌고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책은 남성이 여성에게 갖기 쉬운 오해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1인 다역 생활을 해야 하는 현대여성에게는 편리함이 최대의 덕목인데도, 남성들은 여성들이 대형매장에서 쇼핑하기를 즐긴다고 오해한다는 것이다. 페이스 팝콘은 ‘칭얼대는 아이들을 달래며 무거운 쇼핑카트를 끌고 사람들을 헤치며 돌아다녀야 하는 쇼핑이 즐거울 리 있겠는가’라며 여성에게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권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남성과 여성의 인식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흥미롭다. 예를 들어 뉴스를 볼 때 남성은 뉴스의 내용만 듣고 보지만, 여성은 뉴스는 물론 앵커의 머리, 옷, 화장 상태까지 종합적으로 관찰한다. 이처럼 여성은 좌뇌와 우뇌, 감각 등 온몸을 동시에 사용해서 사물을 인식하기 때문에 일면적인 광고로는 여성의 시선을 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성성에 대한 이해는 마케팅에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여성 트렌드를 잘 이해하는 여성 경영자가 이를 기업운영에 적절히 활용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에스더 워크스 북이 쓴 《여자의 마음으로 경영하라》(강미경 옮김, 세종서적)는 휴렛팩커드의 CEO 칼리 피오리나, 코닥 신임 CEO 패트리샤 루소, 전 ABC 텔레비전 네트워크 사장이자 웹 MD 헬스 CEO 패트리샤 필리-크루셸, 의류회사 GAP의 사장 제니 밍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인터넷 선발주자에서부터 텔레비전 방송사에 이르기까지 전도유망한 기업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여성 기업가 14명의 예를 들어 이를 설명한다.
수평적 관계와 유대감을 중시하는 전략
예컨대, 세계 10대 인터넷 기업 중 하나인 온라인 경매회사 e베이의 CEO 메그 휘트먼은 취임한지 1년 만인 1999년에 작년대비 1백97퍼센트 증가한 29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인터넷을 통해 개인과 개인끼리의 직접적인 거래를 가능하게 만들면서 소비자와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 e베이의 정책에 기인한 것이었다. 메그 휘트먼은 “고객이나 직원간의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 어머니로서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잘 놀게 하는 것이나 회사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툭 터놓고 얘기하도록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똑같다는 것. 사람들이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러 얘기를 꺼내도록 유도해서 소통 단절의 문제점을 최소화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미국 최대의 광고대행사 오길비&매더의 CEO 셸리 라자루스는 고객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주력한다. 그녀는 일을 사무적 관계 대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끈으로 생각한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파트너십이 중요한 시대, 인간미를 필요로 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이런 기술은 여성 경영자들의 성공비법 중 하나다. 따뜻한 말을 건네며 직원들을 다독인다거나, 고객의 개인적인 경조사까지 일일이 챙기고 정기적으로 간단한 안부인사를 하는 등, 언뜻 보기에 낡은 것처럼 여겨지는 기술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그들의 특징이다.
이들 여성 경영자들은 강한 자기확신과 진취적 사고, 명령이 아닌 비전을 제시할 줄 아는 능력, 새로운 룰을 만드는 자신감, 남들이 가기 싫어하는 길을 먼저 파고드는 틈새시장 개척의 정신, 과감한 결단력 등의 보편적 자질과 더불어 예전에는 약점으로 평가됐던 여성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투쟁 대신 상생을, 경쟁 대신 협동과 조화를 추구하는 21세기에는 여성적 특징이 주목받게 될 것이다. 직원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맺고, 팀웍과 파트너십을 중요시하며 회사와 고객간의 유대감을 증폭시키고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여성 특유의 날카로운 직감을 기업 운영에 도입한 여성경영자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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