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다가오면 '괜찮은 달력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게 됩니다.

달력을 구매하거나 달력 그림을 관람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동물들을 도울 수도 있고,

길고양이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는 2011년 고양이 달력들을 소개해 봅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마음에 쏙 드시리라 믿어요.


1. 2011년 마리캣 달력
 
고양이 작가 마리캣 님의 고양이 달력입니다. 아름다운 장식세밀화로

널리 알려진 작가의 멋진 그림들을 올해도 달력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 사진으론 이 정도밖에 안 나오는 게 아쉽지만 실제로는 고양이 털 하나까지 섬세합니다.


12월 15일~21일까지 인사동 윤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2011년 달력 원화뿐 아니라

작가가 소장한 소품 및 고양이 아트상품 판매도 이뤄진다고 합니다. 전시 입장료 1000원은

동물보호단체 KARA로 기부된다고 합니다. 전시도 관람하고, 기부도 함께 하실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한번 찾아가 보세요^^ http://mariecat.com/


2. 한국고양이보호협회 '길고양이 달력'
길고양이를 위한 민간동물보호단체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서는

다양한 길고양이 사진과 함께 길고양이 돌보기에 필요한 여러 정보를

함께 실어 눈길을 끕니다. 길고양이를 돌보거나 길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보내주신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달력 판매 수익금은

길고양이를 위해 쓰인다고 합니다. http://catcare.or.kr/205908#47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역시 연말이라 고양이를 위한 다양한 후원달력이 많이 나오네요.

'한강맨션 길고양이'를 후원하는 달력도 그림으로 이뤄져 귀엽습니다.

쿠쿠양 님이 자세하게 포스팅해주셨길래 링크 첨부합니다. 

[쿠쿠네] 한강맨션 고양이 후원 달력 판매합니다 

스크롤 압박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달력 인심이 날로 박해지는 요즘이니, 고양이를 위한 달력을 골라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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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파란연필
    2010.12.06 09:13

    고양이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구매하시면 좋을것 같네요.....


  3. 2010.12.06 09:32

    비밀댓글입니다

  4. BlogIcon misszorro
    2010.12.06 09:56 신고

    앗앗~ 길고양이 달력 완전 이뿌네요!
    당장 구매하러 가야겠어요~
    안그래두 달력이 필요했는데 맘에 드는게 없었거든요^^
    울 길냥이들한테 도움도 된다고 하니 꼭 구매해야겠습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6 19: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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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캣님 달력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그림이 가득하고, 고양이보호협회 달력은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니 또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네요.

  5. BlogIcon carol
    2010.12.06 09:57

    전 동물의 달력을 좋아하는데..
    고양이 달력도 정말 좋은데요?
    잘보고 갑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6 19: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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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 사진이 담긴 달력은 언제 보아도 마음을 매혹시키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꼭 고양이 사진이 아니더라도 빠져들곤 합니다.

  6. BlogIcon 입질의추억
    2010.12.06 10:08

    스크롤을 천천히 내리면서 그려진 고양이들 너무 매력적이네요.
    부엉이와 고양이의 조화도 그렇고. 판타스틱 합니다 ^^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6 2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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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크기가 작아서 달력에 인쇄된 느낌도 다 전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작가분이 정성을 다해 그린 그림인만큼 많은 분들이 전시도 보러오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7. BlogIcon 초짜의 배낭여행
    2010.12.06 10:17

    진짜 이거보니까 고양이 좋아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쁜 달력도 많네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6 2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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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졌지만 고양이에 대한 오해도 많은 것 같아요.
      그런 오해를 풀 수 있는 날까지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계시답니다.

  8. BlogIcon 파르르
    2010.12.06 10:28

    오호~~고양이 후원 달력은 처음봅니다..
    좋은일에 쓰여 진다니 관심이 가는데요...
    한번 들어가 봐야겟습니다..
    달력도 참 이쁘네요..
    즐건하루 되시구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6 2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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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테마 달력 외에도 길고양이 후원달력은 매년 몇몇 단체에서 제작하고 있습니다.
      홍보가 많이 되지 않아서 일반 구매를 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만..
      이번 기회에 관심을 갖게 되셨다니 저도 정리한 보람이 있네요. 감사합니다.

  9. 고돌칠미키
    2010.12.06 10:53

    이러한 모든일에 힘쓰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단지 한장의 달력이지만 길냥이들에게는 힘이 되겠지요~~~
    좋은일 많이 하시는 분들 수고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10. 유리동물원
    2010.12.06 10:58

    달력 완전 이쁘네요. ^^

  11. BlogIcon Zorro
    2010.12.06 11:02

    이뿐 달력도 사고.. 냐옹이들도 도울 수 있고... 일석이조! 좋네요^^

  12. BlogIcon 도꾸리
    2010.12.06 11:06

    오~~~
    멋진 고양이 달력, 최고입니다~~~
    한 주의 멋진 시작되세요~

  13. BlogIcon meryamun
    2010.12.06 12:19

    무척 의미있는 달력이네요...
    길고양이도 돕고...저도 신청해야 겠어요~~

    즐거운 한주 시작하세요~

  14. BlogIcon 짱똘이찌니
    2010.12.06 12:48

    길고양이의 애환이 그대로 담겨 있는 사진과 달력이네요.
    작은 사진으로 보여지지만 고양이의 눈빛이 참 슬퍼보여요.
    이 겨울 ㄸㅏ땃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 많이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6 20: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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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보호협회 달력에 실린 사진들은 다 길고양이라, 모델묘처럼 깨끗하고 화려하진 않아도
      다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고양이들이랍니다. 그런 소중함을 달력으로 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15. BlogIcon 쿠쿠양
    2010.12.06 13:31

    제 블로그 링크도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연말이라 훈훈한 달력들도 많이 나오고...길냥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서 정말 다행이예요..
    아직 갈길은 멀었지만요 ㅜㅜ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6 20: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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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맨션 달력도 예쁜 것 같아요. 쿠쿠양 님이 잘 정리해주셨으니까
      제 블로그에 중복 포스팅하는 것보다 링크 타고 가서 보시라고^^ 저도 쿠쿠양님의 감동적인 카툰 잘 보았어요.

  16. 새벽이언니
    2010.12.06 15:19

    참...
    어쩜 저리 좋은 재주들을 가지셨는지...
    넋빼놓고 보다 갑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6 20: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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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속에 담은 세계를 이미지로 형상화할 수 있다는 게 참 부러운 능력이지요.
      마리캣 님의 그림은 특히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어서 더욱 정이 가요.

  17. BlogIcon Shain
    2010.12.06 18:45 신고

    이거 조카들도 좋아할 만한 내용인지라.. (길고양이 정보)
    그거 몇권이랑... 마리캣님의 만화주인공같은 고양이 화보(!)랑 몇권 사서 돌려야겠어요 ^^
    예쁜 소장품이 될 거 같은대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6 20: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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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캣님 달력이나 다이어리는 매년 모으는 분도 계시다고 들었어요. 그림을 원화로 사면 비싸지만
      달력 형식으로 제작되어서 대중적으로 접할 수 있어서 좋아요.

  18. 소풍나온 냥
    2010.12.06 21:24

    저거요 저거~ 길냥 달력의 노랑이 새댁과 아기 노랑이는 제가 찍은 사진이에요 호호호호~
    아기 노랑이는 올 여름에 사라졌지만 새댁은 오늘도 밥먹고 갔어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7 08: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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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랑이 새댁과 아기 노랑이 사진 귀엽네요^^ 순간포착을 잘하셨어요. 아기냥은 벌써 커서 어른이 되었겠죠?
      얼른 달력이 와서 실물로 보고싶어요.

  19. 아비
    2010.12.06 22:51

    저는 탁상달력에 메모를 많이 하는데요
    저렇게나 예쁜 달력에 지렁이 기어가는 글씨를 남기기엔
    퀼리티가 정말 훌륭하네요.
    종류별로 하나씩 다 소장하고 싶어요 ㅜ_ㅜ
    고양이보호협회랑,한강맨션,마리캣님까지 모두 구경잘했습니다 ^^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7 08: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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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탁상달력은 스케줄러 대신으로 많이 쓰기도 해서, 저도 달력에 표시할 때가 많아요.
      마리캣님 달력은 사진 속에 소개한 건 벽걸이 달력이에요. 아마 탁상달력도 따로 있을 텐데
      그림 감상하긴 벽걸이가 더 좋더군요.

  20. BlogIcon 권양
    2010.12.07 23:53

    군데군데 눈에익은 사진들이 많습니다^^아아~많은분들께서 동참해주신 뜻깊은 달력들이군요^^
    참으로 감사합니다~이렇게 솔선수범하여 동물들을 위해 애써주시는 많은분들께 감사인사드려요^^꾸벅~
    이쁜달력들 찬찬히 둘러보겠습니다^^편한 밤 되셔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8 13: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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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많은 분들의 정성이 모여서 저렇게 뜻깊은 달력이 되는군요. 권양님도 마감하느라 바쁘실 텐데
      이렇게 틈틈이 찾아와서 글 남겨주시고.. 늘 감사합니다.

  21. 김재희
    2010.12.10 14:00

    저도 고양이보호협회 달력 구입했습니다.
    사무실, 집 책상에 각각 올려두려구요~~
    내년에는 보험사 탁상달력 안봐도 되겠네요~ㅋ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0 20: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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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주문해서 집에 도착했습니다. 10월엔 제가 보낸 사진도 있네요^^
      근데 원본에서 사진이 반전되어서 올라갔다는...아마 글이 흐르는 방향 때문에 그럴 거예요.

★ 길고양이를 향한 따뜻한 응원 감사드려요~ 문의사항은 catstory.kr@gmail.com로 메일 주시면 확인 후 회신해 드립니다.

 



[예술가의 고양이2] 일러스트레이터 마리캣 인터뷰

“달력 80부만 찍고 싶은데요….” 골목 따라 빼곡하게 들어선 인쇄소를 기웃기웃하던 대학생이 어렵게 입을 연다. 하지만 고작 80부란 말에 돌아오는 반응은 싸늘했다. 가는 곳마다 문전박대에 눈물을 삼키며 충무로 인쇄골목을 전전했던 10년 전 그 대학생은, 이제 고양이 달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가 ‘마리캣’으로 살고 있다. 매년 출시되는 마리캣 달력과 다이어리를 모으는 마니아층도 생겨났다.

대학생이었던 2000년부터 고양이를 그리기 시작했으니, 고양이 작가로 나선 것도 올해로 10년째. 대학생 때 중세의 채색 필사본을 보며 섬세한 장식 문양에 매료되었고, 그 문양들은 마리캣의 고양이 그림 속에 하나둘씩 새겨졌다. 동남아시아와 이슬람권 미술에도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동양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이 그림 속에 배어난다. 여행을 다니며 구입한 수집품이나, 현지에서 스케치한 풍경을 보며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마리캣의 출근 시간은 달랑 1초. 침실 문을 열고 세 발짝 걸으면 작업실이다. 침실이 바로 옆에 있지만, 작업실에도 접이식 침대를 따로 두고, 일이 많으면 거기서 쪽잠을 잔다. 집에서 작업실을 운영할 경우 느슨해지기 쉬워, 일부러 작업실과 생활공간을 엄격하게 나눈다.

10년을 내리 고양이 그림만 그렸으니 이제 ‘고양이 그림의 달인, 마리캣 선생’이라 불러도 될 법한데, 그는 손사래를 친다. 아직도 자기 그림을 보면 너무 시원찮아 보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단다. 그래서 본격적인 작품을 하지 않을 때도 틈틈이 손을 풀기 위한 그림을 그린다. 고양이의 역동적인 동세나 특유의 표정 같은, 늘 손이 기억해야 하는 그림들이다.



그가 직접 만든 이면지 크로키북 한쪽 면에는 영어교재가 프린트되어 있다. 크로키북을 사다 쓰면 될 텐데 왜 번거롭게 이면지로 만드는지 물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란다. 이유 치고는 좀 거창하지만, 그는 당연하다는 얼굴이다. 아마존 삼림에서 베어지는 나무를 생각하면, 종이부터 아껴야하지 않겠느냐는 거다. 색연필도 손톱만큼 작아질 때까지 깍지에 끼워 쓴다. 앙증맞은 꼬마 색연필 중에는 1cm가 간신히 넘을 만큼 작은 것도 있다.

고양이 한 마리만 키워도 날리는 털이 만만치 않은데, 마리캣네 집에는 고양이가 다섯 마리다. 모두 길에서 데려온 업둥이들인데, 그중에서도 올해 11살이 된 첫째 마리에 대한 애착이 가장 깊다. 마리캣이라는 닉네임도, 회사명인 마리캣그래픽스도 모두 마리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마리캣은 마리를 ‘내 영혼의 고양이’라 부른다.

못생기고 엉뚱해서 더 사랑스런 고양이

“보고 있어도 자꾸 보고 싶어요. 진짜 이상하죠? 제가 봐도 참 못생겼는데, 무슨 짓을 해도 예쁜 거예요. 성격도 저랑 비슷해요. 예민하고, 신경질 많고, 꼬장꼬장하고.”

마리캣은 최근 1년간 거의 집밖에 나가본 적이 없다. 한때는 날개 달린 고양이의 모험을 그리는데 쓸 배경 자료를 찾아 베네치아로, 앙코르와트로 훌쩍 여행을 떠났지만, . 종교미술에 관심이 많아 중국 실크로드 석굴군을 여행하는 것이 꿈이었지만, 오래 집을 비워야 하는 해외여행 생각은 아예 접었다. 가끔 경기를 하거나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지는 마리 걱정 때문이다.

“제일 무서운 건, 종이박스 같은 데 올라가 있다가 착지를 못하고 몸이 굳어서 그대로 툭, 떨어지는 거예요. 몇 번을 그래서 너무 놀랐어요. 뻣뻣하게 마비돼서 팔다리도 못 가누고, 그러다가도 멀쩡하게 일어나 돌아다니니…. 마리는 제가 없으면 불안해 해서, 항상 눈에 띄는 데 있어야 해요.”

사람으로 치면 80~90살 할머니뻘인 데다, 최근 친구들이 키우는 고양이가 여럿 세상을 떠난 탓에 더 불안하다. 병원에도 가봤지만, 노환으로 인한 기능장애 탓이라 고치기 어렵다 했다. 애가 타지만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 마리와 함께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하루도 떨어져 있기가 싫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그렇게 몸이 춥대요. 몸 안으로부터 체온이 꺼져가니까, 얼어 죽을 것처럼 냉기가 돈다는 거예요. 그때 제가 없으면 얼마나 외롭고 무섭겠어요. 임종을 못 지키면 평생 한이 될 것 같아서 되도록 집에 있으려고 해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있어요. 고양이 나이로는 저만큼도 많이 산 거라고 하니까….”

고양이와 함께 나이를 먹는다는 것
언제나 작고 귀여운 존재로 곁에 남아있을 것만 같은 고양이들. 하지만 고양이도 나이를 먹는다. 인간보다 빨리 어른이 되고, 인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늙어간다. 고양이와 인간은 마치 속도가 다른 무빙벨트를 타고 움직이는 것 같다. 처음에는 고양이가 저만큼 뒤에서 따라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 옆에 왔나 싶더니, 나보다 훌쩍 앞질러 가버린다. 인간이 아무리 달려도, 고양이가 늙어가는 속도를 따라잡을 순 없다. 마리캣의 눈에는 마리의 나이가 읽힐까? 어떻게 고양이의 나이를 느낄 수 있을까? 

“젊은 애들은 앉아있으면 가슴이 매끈매끈해요. 근데 마리는 앉아있을 때 보면 가슴팍이 움푹하고 울퉁불퉁하거든요. 피부에 지방이나 근육도 없고 털도 푸석해졌죠. 사람도 나이 들면 다리가 가늘어진다고 하잖아요? 얘도 하체에 근육이 하나도 없어요. 배만 볼록하고, 엉덩이도 빈약하고. 전 마리를 보고 ‘아유, 못생긴 년’ 그래요. 그런데 전 마리가 웃기게 생겨서 좋고, 못생겨서 좋아요. 요즘은 늙으니까 응석이 심해져서 아기같이 굴어요. 쓰다듬어주면 팔을 뻗어 제 가슴에 탁 대는데 ‘이거 사람 아니야?’ 싶어요.”

마리캣네 작업실 고양이들은 다들 성격이 드센 편이다. 그래서 마리캣도 마음 고생, 몸 고생을 톡톡히 했다. 집에서 일어난 일을 사실대로 다 이야기하면 못 믿을 정도란다. 심지어 마리 때문에 얼굴 성형수술을 할 뻔한 적도 있다.
 
“한밤중에 누가 얼굴을 팍 때려서 일어나보니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예요. 마리가 제 얼굴에 도움닫기를 한 거죠. 인중이 대각선으로 찢어졌는데, 고양이가 얼굴 위로 뛰어갔다니까 의사가 믿질 못해요. 다행히 흉은 안 남았지만, 그밖에도 기절할 일이 많죠. 다른 집에서는 1년에 몇 번 일어나기도 힘든 일인데, 이놈의 고양이들은 힘이 너무 넘쳐서 힘들어요. 전 그냥 제 팔자가 세다 그래요.”

마리캣이 일하고 있으면, 고양이 시도는 의자 팔걸이에 네 다리로 아슬아슬하게 서 있거나 ‘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 하는 것처럼 제 어깨를 앞발로 탁 짚곤 한다. 키가 큰 노마는 직접 두발로 서서 방문 손잡이를 열고 불쑥 들어와 놀래키는가하면, ‘노트북 전원을 빼면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걸 아는지, 자꾸 콘센트를 뽑곤 한다. 유별난 성격의 고양이들과 함께한 세월 때문일까, 마리캣의 고양이 그림에서는 모델이 된 고양이의  생생한 개성이 묻어난다. 단순히 피사체로만 고양이를 보는 사람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1월에는 그간 그려온 그림들을 엄선해 12가지 주제로 묶은  작품집 <캣북>2도 펴냈다. 중세 필사본을 연상시키는 장식 문양 한가운데, 아메리칸 숏헤어 고양이 ‘보리’가 요염하게 누워 있다. 첫 다이어리였던 2004년도 <캣북>의 표지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캣북>의 표지그림은 그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흰색과 검정색 줄무늬의 대비가 강렬한 보리를 검붉은 바탕 위에 그리면서,  빨강과 검정색에 대한 무의식적인 애착을 깨달았다. 작가에게 있어 '나만의 색'을 찾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업을 10년쯤 하다 보니 변하는 부분이 있고 변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도 절대 변하지 않을 건, 보리를 그리며 얻은 ‘색깔에 대한 자각’이다. 


 ‘고양이 미술관’의 꿈
마리캣의 작업실 한 구석 진열장엔 해외여행을 다니며 틈틈이 모은 고양이 장식물이 가득하다. 일본의 여자아이 축제인 히나마츠리 때 장식하는 히나 인형을 고양이 모습으로 만든 것, 베네치아에서 사 온 고양이 마리오네트와 고양이 가면, 고양이로 만든 체스 말…고양이 마니아라면 군침을 삼킬 만한 소장품들이 빼곡하다. 이 소장품은 마리캣의 그림 속에 소품으로 종종 등장하곤 한다.

“제일 애착이 가는 물건이 베네치아에서 산 고양이 마리오네트인데요. 간판도 없고 장사할 마음도 별로 없는 것처럼 생긴 가게인데, 거기 전시된 인형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굉장해요. 베네치아가 《장화 신은 고양이》의 도시잖아요. 그러니까 고양이 기사도, 공주도 있고. 어린애만 한 크기의 고양이도 있었어요. 기본적으로 100만원이 넘는 게 많아요. 거의 보물이죠.” 
 

그가 10년 간 모은 고양이 기념품들이 너무 앙증맞고 귀여워, 박물관이라도 차리면 좋겠다 싶다. 부엉이 박물관, 닭 박물관, 나비 박물관도 있는 마당에, 고양이 박물관이 하나쯤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이야기하니 마리캣도 맞장구를 친다.

“10년은 무척 짧은 시간이에요. 처음 그림 그릴 때 10년은 기본기를 닦아야지 생각하고, 10년이 지나면 되게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거예요. 20대에는 제 브랜드를 갖는 게 꿈이었죠. 이제 30대가 됐으니까 그림의 밀도를 좀 더 높여서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고, 40대에는 고양이미술관을 열고 싶고…. 그게 제 희망사항이에요.”
 
마리캣이 그린 그림과 소장품을 모아 고양이 미술관을 열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앞으로 10년은 더 기다려야 하겠지만, 그 시간의 무게만큼 탄탄한 밀도를 지니게 될 그림들을 기대하면서. 마리캣의 고양이 미술관에는 그간 선보여온 달력이나 다이어리처럼, 대중적인 물건에 담기 힘든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들도 있을 것이다. 10년 후 어느 고양이 미술관에 걸려있을 그의 그림들을 모두 보고서야, 나는 비로소 마리캣을 온전히 만났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고양이 작가들의 인터뷰가 궁금하면, 아래 링크로 오세요^^

 

  1. BlogIcon 꿈꾸는고양이
    2009.03.10 09:24

    마리가 할머니고양이였군요 =_= 고양이들도 가만보면 나이들어가는게 조금씩 보이는것 같아요 - 오래 지켜봐야 아는거긴 하지만요, 마리캣님이 고양이 미술관을 열면 꼭 가보고싶네요 - 새로운 면을 본것 같아요, 그림으로만은 알수 없는 그런거요 ^^ 오늘도 또 잘 보고 갑니다 ! 아침에 출근하면 경원님 블로그에 새 글 보러 오는게 일이네요 'ㅅ'

    • BlogIcon 야옹서가
      2009.03.10 18: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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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 가는 블로그에 새 글이 없으면 서운하더라고요ㅡ 그래서 제 블로그에 놀러오신 분들만큼은 그런 서운함 느끼지 않게 부지런히 올리려고합니다^^

  2. BlogIcon jay군
    2009.03.10 10:16

    아 저도 마리캣님 좋아하는데 모래 사면서 받은 달력이 첫 인연이였어요..^^ 달인 마리캣이라는 제목이 정겹네요..ㅎㅎ

    • BlogIcon 야옹서가
      2009.03.10 18: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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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그 모래는 키티스마일인가요ㅡ 그 모래 포장위에 마리캣님 그림 그려져있던데요. 원래 16년간이어야 달인인데 10년만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3. BlogIcon 장화신은고양이
    2009.03.10 16:38

    지난 번에 내신 길고양이 책에 소개되었던 분이네요, 기사로 다시 소식을 접하니 반가운 느낌이에요.

    • BlogIcon 야옹서가
      2009.03.10 18: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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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 인터뷰 때는 입양기에 초점을 맞춰서 마리 이야기나 작품 이야기는 깊이 못했는데요 이번에 궁금했던 점이랑 미처 생각 못했던 점까지도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4. 저저저
    2009.03.10 17:53

    저저저!!!달력 집에 있어요 다이어리랑 ㅋㅋ 작가님이셨구낭 빤깝씁니따!!반가워서 강조하느라 ^^;;

  5. BlogIcon 오월의미르
    2009.03.10 18:02

    마리캣 다이어리, 달력 모두 정말 좋아해요. 마리캣님 그림에는 아이들 하나하나의 영혼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참 좋아요.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6. BlogIcon sepial
    2009.03.12 01:57

    아....고양이 입양신이 너무 쎄게 강림하십니다............
    이 블로그 접근 금지 표지를 붙이던가 해야지.....ㅎㅎ~
    ^______^

  7. BlogIcon 바람노래
    2009.03.12 17:47 신고

    아아아앗, 전 저 고양이 가면이 너무 맘에 듭니다 +_+
    그리고 자기로 된 장식들도요.ㅡㅜ

    • BlogIcon 야옹서가
      2009.03.12 21: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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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조금씩 모아온 컬렉션이 저만큼 쌓인 거더라고요.
      덕분에 저도 베네치아에 가고싶어졌어요. 장사 안할 것 같은 그 가게에 가보고 싶어요.

  8. BlogIcon Desert Rose
    2010.10.31 20:55

    마리켓님이 이런 분이셨군요..

    마리가 오래오래 건강하면 좋겠군요!

★ 길고양이를 향한 따뜻한 응원 감사드려요~ 문의사항은 catstory.kr@gmail.com로 메일 주시면 확인 후 회신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