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아이가 선풍기 날개에 홀려 철망 사이로 손가락을 넣듯이, 스밀라도 방충망에 붙은 날벌레를 보면 앞발에 체중을 싣고 훌쩍 덤벼든다. 저러다 방충망과 함께 아래로 추락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얼른 떼어놓고 창문을 닫는다. 그러고 보니 스밀라가 온 이후로 밤에는 창문을 거의 열지 못했다. 그전엔 아랫집 남자가 밤이고 새벽이고 할 것 없이 담배질을 해대서 창문을 닫고 살았는데, 이제는 고양이가 떨어질까봐 창문을 닫는다. 선풍기 열기 때문에 방이 후덥지근해져서 환기를 꼭 시켜야 하면, 이동장에 스밀라를 잠깐 넣어둔 뒤에야 창문을 활짝 연다. 처음에는 이동장 속이 답답해서 에웅거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밀라도 별 불평 없이 조용하게 웅크리고 앉아 있다. 누군가 방충망과 창문 사이에 설치하는, 고양이 투신 방지용 .. 2006. 9. 3. 뒹굴뒹굴 스밀라의 뒹굴뒹굴 놀이. 초점은 안 맞았지만 두 번째 사진의 갸웃하는 표정이 마음에 들어서 함께 올려본다. 처음 왔을 때는 소심하고 얌전한 고양이로만 알았는데, 한 달 정도 적응 기간이 지나니 의외로 활달한 성격인 걸 알았다. 으릉 기합을 넣으면서 책꽂이 위로 뛰어오르기도 잘하고, 주변 지형지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쉼터를 만든다. 책꽂이와 책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고양이 동굴을 만들기도 하고. 낮에는 그 고양이 동굴에서 실컷 자고, 밤에 슬그머니 일어나 앵앵 울면서 말을 건다. 2006. 9. 1. 새침한 스밀라의 얼굴 스밀라의 발톱을 깎다가 잔소리를 들었다. 혹시 혈관까지 자를까 싶어서 뾰족한 끝 부분만 3mm 정도 잘랐는데, 뒷발톱을 자를 때는 가만 있다가 앞발톱을 자르니 앙, 하고 짧게 운다. 싫은 건지 아픈 건지. 다시 한 번 시도하니 다시 앙, 울고는 무는 시늉을 한다. 고래였으면 신경질을 내면서 콱 물었을지 모르는데, 스밀라니까 그나마 나를 잘 봐 준거다. 어영부영 발톱 깎고 찍어본 스밀라의 얼굴. 뾰족한 분홍 귀까지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다시 찍는 건 귀찮다-_- 2006. 8. 28. 스밀라와 스밀라 캐비닛에 올라가서 유유자적하는 스밀라. 캐비닛 위로 올라가려고 높이를 가늠하는 스밀라. 도톰한 입술^^ 2006. 8. 28. 고양이의 즐거운 식사시간을 위한 받침대 고양이의 목디스크 예방을 위한 발명품;;은 아니고, 그 비슷한 용도로 쓸 수 있는 받침대를 소개할까 합니다. 평소 고양이가 목을 구부리고 밥을 먹는 모습이 불편해 보였다면, 이렇게 해 보세요. 동네 천원숍에 가면 젓가락이나 숟가락을 꽂는 도자기 그릇을 팝니다. 이 도자기 그릇에는 철제 받침대가 딸려 있는데, 여기에 고양이 밥그릇을 올려놓으면 높이가 적당해요. 고양이가 목을 많이 숙이지 않아도 밥을 편하게 먹을 수 있답니다. 집에 하나쯤 있는 조그만 앞접시를 받침대에 올려놓고 쓰면 크기도 딱 맞고 좋아요. 이 사진은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스밀라는 한번에 먹는 사료 양이 조금밖에 안 되어서, 작은 앞접시를 씁니다. 사료는 꼭 저만큼 남겨요. 저걸 버릴 수도 없고-_- 물그릇은 묵직하기 때문에 받침대에 올려.. 2006. 8. 27. 등반가 스밀라 3단 책꽂이는 확실히 6단 책꽂이보다 공간 효율 면에서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단 책꽂이를 아래위로 쌓지 않고, 나란히 놓기를 잘했다고 느낄 때가 있다. 스밀라가 책꽂이를 캣타워 대용으로 유용하게 쓸 때다. 3단 책꽂이 정도의 높이라면 도움닫기 없이도 훌쩍 뛰어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밀라가 방바닥에서 용수철처럼 가볍게 뛰어올라, 헌책으로 만든 계단을 발로 한번 찍고, 7단 서랍장을 거쳐, 마지막으로 6단 책꽂이 맨 꼭대기에 쌓아둔 잡동사니의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불과 2초도 걸리지 않는다. 그렇게 휙휙 뛰어오를 때 스밀라의 모습은 2.9kg짜리 고양이라기보다는, 29g짜리 깃털 공 같다. 슈바이처 박사가 이렇게 말했다던가. "비참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은 고양이와 음악"이라고... 2006. 8. 24. 이전 1 ··· 46 47 48 49 50 51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