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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첫 번째 길고양이 맨 처음 찍은 길고양이 사진이 어떤 것이냐고 물어보면, 늘 밀레니엄 삼색 고양이라고 얘기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 말이 맞고, 어떤 의미에서는 틀리다. 밀레니엄 고양이는, 내 마음에 들어온 첫 번째 길고양이다. 그 녀석과 만나면서 처음으로 길고양이 사진을 꾸준히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연속성 면에서 본다면 밀레니엄 삼색 고양이의 사진이 첫 번째 길고양이 사진인 셈이다. 반면 서소문 뒷골목에서 찍은 길고양이 사진은 길을 가다 무심코 찍은 것이지만, 거리를 헤매는 길고양이처럼 고단했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첫 사진이어서 소중하다. 이 사진을 찍은 건 2001년 4월쯤, 밥벌이와 무관한 그림 전공으로 대학원을 졸업한지 두 달째 되던 무렵이었다. 내가 해온 공부로는 미술학원 강사 아니면 단기 아르바이트밖.. 2007. 5. 12.
<길고양이가 있는 따뜻한 골목>을 위해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집에 불이 나서 단 한 가지 물건만 갖고 나올 수 있다면, 뭘 선택할까? 아마 길고양이 사진이 저장된 컴퓨터를 짊어 메고 뛰쳐나오지 않을까. 민언련 사진 강좌에서 ‘내겐 소중한 것들’을 주제로 포토스토리를 만들면서 이런 공상을 해봤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소중한 건 ‘대체할 수 없는 어떤 것’이다. 사람을 제외하면 내게는 길고양이 사진이 그렇다. 비슷한 골목, 닮은 고양이를 찍을 수는 있겠지만, 길고양이를 찍으러 다녔던 그때 그 순간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시간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 것처럼, 길고양이 역시 그곳에 머물러 있지 않다. 사진에 의미를 두기 시작한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20대 중반까지 내게 사진은 그림을 보조하는 수단 이상은 아니었다. .. 2006.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