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홍대앞 쌀집고양이에서 제1회 '한국고양이의 날' 행사를 엽니다.

'고양이 목숨은 아홉 개'란 말이 무색할만큼,
거리에서 태어나고 죽는 고양이들의 삶은 턱없이 짧고 쓸쓸합니다. 
1년에 하루만이라도, 우리 곁의 고양이를 따뜻한 눈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려 합니다.

고양이의 질긴 생명력을 뜻하는 아홉 구(九)와
고양이가 주어진 시간 ㄷ오안 오래 살아남기를 바라는 오랠 구(久)의
음을 따서, 9월 9일을 '고양이의 생명을 생각하는 날'로 삼고
매년 이맘때 고양이를 위한 행사와 전시를 열기로 했습니다.  
날짜를 정하는 것은, 이 행사를
매년 이어가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고양이의 날'이라고 해서 거창한 기념일로 생각하기보다는,
고양이에게 관심이 있고, 고양이와 함께 더불어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들이
기획하고 참여하는 즐거운 행사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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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행사는 '고양이의 생명'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길고양이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행사를 중심으로 합니다.
(행사에 따라 시간대가 다르니 참고하세요.)


1. 길고양이 친구 맺기
(9일 오후 3시~오후 9시, 12일 오후 12~6시)-99분 한정
    길고양이의 친구가 되기로 약속하신 99분께 길고양이 사진을 담은 종이액자를 드립니다.

     

* 종이액자 실물(고양이 인형은 액자에 속한 게 아니라 받침대입니다.)

* 종이액자는 4*6 인화지 크기입니다.


   * 이 자리에서 '길고양이 친구 맺기' 행사를 진행합니다. 아직 사진 설치 중인 모습입니다.


2. 고양이 도서관(9일 오후 3시~오후 9시, 12일 오후 12~6시)
    사랑스러운 길고양이의 모습이 담긴 고양이 사진집을 자유롭게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3. 기획전 '섬의 고양이'(9일~12일)
    기획자인 저와, 게스트 작가 1분이 같은 주제로 고양이 사진전을 엽니다. 올해에는 거문도의 섬 고양이 사진과,
    일본의 길고양이 사진 블로거 다나카 노부야 씨가 보내주신 다시로지마 고양이 사진을
각각 10점씩, 총 20점 전시합니다. 
    (
공간이 협소한 관계로 큰 사진을 전시하지 못하므로, 추후 100픽셀 프로젝트를 위한 사진을 따로 모아 전시할 예정입니다.)

 

*다시로지마 고양이들의 사진 배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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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행사가 열리는 '쌀집고양이'는 삶디자이너 박활민 님이 만든 홍대앞 문화공간으로,  
쌀 1kg 이상을 가져오시면 박활민 님의 돌고양이 사진 또는 골판지 액자 1점과 교환할 수 있답니다. 
채식커리 카페를 표방하고 있어서, 3천원에 맛있는 커리를 드실 수 있습니다^^
재미난 행사가 열리는 쌀집고양이 카페에도 한번 들러보세요.
http://cafe.naver.com/ricecat


예전부터 고양이를 주제로 창작활동을 하는 분들이 함께 모여서
고양이를 위한 일을 준비할 곳이 마땅히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늘 안타까웠는데
쌀집고양이는 고양이 컨텐츠를 중심으로 한 공간이기도 하고
박활민 님 역시 홍대앞 생명평화모임에 동참하고 계시기에
'고양이의 생명을 생각하는 날'을 처음 준비하는 곳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곳에서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지도 중요하니까요.
방문해 보시면 고양이를 위한, 고양이다운 공간이라는 걸 느끼실 거예요.


다만, 전시용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벽에 여백이 거의 없고, 저녁에는 조명이 어둡습니다.
'길고양이 친구맺기' 행사나 '고양이 도서관' 행사에 참여하시기엔 별 문제가 없지만
사진을 편히 보시려면 되도록 오후 6시 전에 오시는 게 좋습니다. 

첫날인 9일에는 오후 3시부터 행사와 전시가 시작되므로
참고해 주세요. 
제가 나가는 날은 9일 오후 3~9시, 12일 오후 12~6시입니다.
  1. 효진
    2009.09.09 18:23

    아.. 홍대앞의 생명평화모임이 있다고요? 혹 사이트도 있나요?

  2. BlogIcon 평화주의
    2009.09.09 19:45

    오늘 좋은 선물 감사합니다.^^
    아는 분이 키우는 무량이라는 고양이와 닮았기 때문에 선택했는데 경원님의 책에 있는 사연을 보고 "열심히 살아야 된다."라고 응원하고 싶어지는 아기 길고양이네요^^
    얼른 이런 아가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싶습니다. 일 더 열심히 해야 겠네요.^^
    또 놀러가겠습니다. ^^/

    • BlogIcon 야옹서가
      2009.09.10 11: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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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뵙고 이런저런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사 끝나는대로 '길고양이 이웃 명부'에 이름 남겨주신 분들 블로그를 돌면서
      인사드리려고 합니다^^

  3. 멍멍냥
    2009.09.09 22:48

    아 정말 좋은 공간인 것 같네요.
    고경원님 나가시는 날에는 제가 못가고... 어떤 분인지 참 궁금한데 말이죠..ㅜㅜ
    낼이나 모레 꼭 들러 볼께요.

    • BlogIcon 야옹서가
      2009.09.10 11:28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행사할 때 오시면 좋은데요. 아쉽네요..
      카운터에 길고양이 사진으로 만든 초대장이 있습니다.
      목, 금요일은 행사는 안 하지만 꼭 받아가세요~

★ 길고양이를 향한 따뜻한 응원 감사드려요~ 문의사항은 catstory.kr@gmail.com로 메일 주시면 확인 후 회신해 드립니다.

 라모 님의 선물이 도착했다. 봉투를 열어보니 '삶여행 연 캘린더'와 고양이 걸개 그림, 편지가 한 세트로 들어 있다. '삶여행 연 캘린더'는, 1년 동안 나의 삶에 누가 들어오고 나가는지 기록한 다음, 1년 뒤에 그 만남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돌아보는 용도로 쓴다. 달력이 아닌 연력 같은 개념이지만, 일정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인연을 기록하는 용도라는 점이 다르다. 1년 뒤에 참여자들의 피드백을 모아 정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유롭게 뒹굴거리는 고양이 그림이 프린트된 골판지 액자를 보고 있으니, 재활용을 하기 위해 작업실에 모아둔 골판지 상자들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던 라모 님의 모습이 떠올라 웃음짓게 된다. 상자 모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으니. 빈 상자를 좋아하는 건 '고양이과' 사람들의 특징일까? 나도 길을 가다가 마음에 드는 상자가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줍고 마니... 덕분에 출근길에 주워왔다가 아직 집에 가져가지 못한 상자들이 사무실에 몇 개 있다. 상자가 왜 좋으냐고 묻는다면, 비어 있어 무엇이든 담을 수 있으니 좋고, 각을 맞춰 닫았을 때 느껴지는 정갈함이 좋고, 뭔가 담아 건넬 때 그걸 받는 사람의 행복한 웃음이 떠올라서 좋다고 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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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받았으니 이미 지나간 시간이 1달 반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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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모님의 캐릭터. 고양이의 긴 머리 때문에 처음에 여자분인 줄 알았는데, 전화 목소리는 남자분이어서 조금 놀랐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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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돌다 보면 가슴에 와닿는 말을 발견하곤 하는데, 라모님의 블로그에서도 종종 그런다. 블로그에 머물던 고양이 그림과 글귀가 세상 밖으로 나올 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나 역시 그림 속의 경구처럼, 2008년에는 익숙한 곳에 안주하기보다 나를 성장시키는 방향을 향해 걸어나가길 바란다. "당신을 성장시키는 방향을 선택하세요"라는 말의 무게를 가늠해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버려야 할 것과 새롭게 준비해야 할 것을 생각한다.
  1. BlogIcon 양양
    2008.02.17 01:43

    오~골판지 액자 차암 예쁘네요..^^ 우리 뿌지가 벌러덩 누워 있는 거 같넹...
    글귀 덕분에 저도 살짝 다짐을 하고 답니다.^^

  2. tillich
    2008.02.21 13:42

    어렸을 때 별로 가지고 놀 것이 없어서 골판지를 자르며 놀았던 기억이 드네요. 똑같은 물건을 가지고도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드는 손의 능력....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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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써온 컴퓨터에 슬슬 사망 기미가 보인다. 하루에 한두 번씩 꼭 ‘치명적인 오류’ 운운하는 메시지가 뜨면서 다운된다. 파랗게 깜빡이는 화면은 내게 모종의 경고를 던지는 듯하다. 그렇게 몸을 혹사시키며 살다 보면, 네게도 곧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한다고.

‘라모’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박활민씨에게도 한때 그런 ‘시스템 오류’ 메시지가 떴다. 대개 무시하기 마련인 그 메시지를 읽었을 때, 그는 마음의 균형을 회복할 장소를 찾아 떠났다. 2003년 한국을 떠나 티베트·인도·네팔을 떠돌았고, 북인도 다즐링에서 1년을 머물렀다. 박활민씨가 다즐링에서 한 일은 ‘인생의 방학’을 즐기는 일이었다. 하릴없이 산책하고,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찍거나 그림을 그렸다. 명상하듯 먼 곳을 응시하는 고양이를 보면 마음이 평온했다. 고양이를 그리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삶에 대한 명상으로 이어졌다.

“다즐링에 아침 햇살이 비치면 고양이들이 지붕에 모여들어 일광욕을 하죠. 고양이를 그리면서 손으로 하는 일, 내면의 기쁨을 주는 일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요즘은 손의 가치가 많이 훼손되고 직업은 돈을 버는 수단으로 전락했지만, 이제 삶을 바라보는 가치의 전환이 필요해요.”

서울로 돌아온 박활민씨는 본업인 캐릭터 디자인뿐 아니라, 정신의 불균형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하는 ‘삶의 디자인’을 궁리한다. 이를 위해서 명상적인 글귀를 담은 그림 편지를 온라인 공간에 올린다. 자신의 마음을 위해 썼던 글이 같은 고민을 겪는 타인에게도 힘이 되길 바라면서. 한데 그는 왜 불특정 다수에게 그림편지를 띄울까?

“콘텐츠의 최고 기능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거예요.”

그의 답은 간결했으나,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를 논한 수많은 글보다 더 설득력이 있었다. 나 역시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그의 블로그에 실린 글과 사진들에 홀려 그곳으로 흘러들어갔으니. 심지어 내 컴퓨터 바탕화면에도 그의 고양이 그림이 깔려 있다. 한가로이 누운 고양이 그림 밑에 이런 글귀가 씌어 있다. “직업이 너를 바꾸어 놓게 하지 말고, 너의 본성으로 직업을 완성하라.” 가장 좋은 건 직접 그리는 것이지만, 읽는 것만으로도 그의 명상세계 속으로 스며든다. 그의 블로그 ‘라모의 편지’(buddhaboy.egloos.com)에서 그간의 그림 편지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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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poby
    2008.03.10 03:42

    정말 좋은 말인 것 같아요. 직업이 너를 바꾸어 놓게 하지 말고, 너의 본성으로 직업을 완성하라,니.
    직업이 나를 바꾸게 해버릴 것 같아 도망쳐 나온 저로선, 나를 바꾸려던 그것을 제 본성으로 완성하지 못했던 게 조금 부끄러워지기도 하네요.

    • BlogIcon 야옹서가
      2008.03.10 21: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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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하는 것, 원하는 것, 해야만 하는 것-이 세 가지를 잘 조율하지 않으면 후회만 남더라고요. 그렇다고 마음의 소리를 따른대서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니까, 결국 선택은 늘 이것저것 재본 후에 하게 됩니다. 하지만 후회없는 삶을 살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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