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 타는 길고양이 보셨나요? 깎아지른 암벽을 조심스레 타는 길고양이를 만났습니다. 젖소무늬 코트를 입은 이 길고양이는, 온갖 위험으로 가득한 인간의 길보다, 조금은 더 위험해 보이더라도 암벽을 따라 걷는 쪽을 택한 것인가 봅니다. 발밑을 내려다보면 어지럽고 무서울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지, 길고양이는 자신이 가야할 길만을 똑바로 응시하며 한 걸음 두 걸음 앞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젖소무늬 길고양이의 조심스런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자못 엄숙하기까지 한 길고양이의 표정. 종종걸음으로 걸어도 암벽 길은 쉬 끝나지 않습니다. 어디 발 딛을 자리나 있을까 싶은데도, 앞발에 힘을 꾹 주고 발 옮길 곳을 찾아냅니다. 조금이라도 발을 헛디디면 바로 깎아지른 바윗길 아래로 굴러떨어질 것 같은, 위태로운 길입니다. 사진에 다 담지 못했지만,.. 2008. 11.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