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카 뒷골목 고양이들 닛포리역 근처 재래시장 야나카 긴자로 가는 길에, 혹시 고양이가 있을까 골목길을 들여다보았더니 있었다. 방울이 달린 목줄을 했고, 근처에 주홍색 밥그릇도 놓인 걸 보니 집고양이다. 집고양이나 길고양이나 관계없이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듯, 방울 단 고양이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집안에만 갇혀 사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는 고양이들. 그리고 고양이만큼 자주 볼 수 있었던 자전거. 교통비가 비싼 일본에서라면, 자전거가 가장 저렴한 이동 수단인지도 모르겠다. 사진을 찍는 동안 스르르 나타난 고등어무늬 얼룩 고양이가, 흰고양이와 카메라 사이로 끼어들어 엉덩이를 붙이면서 슬며시 내 눈치를 본다. 2008. 3. 2. 너의 맑은 눈 사람이든 동물이든 관계없이 눈을 마주보고 있으면 묘한 기분이 든다. 그의 눈동자에 내가 담겨 있고, 내 눈동자에 그가 담겨있다는 건, 생각해보면 경이로운 일이다. 탁구공만 한(고양이에게는 유리구슬만 한) 동그란 무언가에 온 세계가 담긴다는 것도, 두 눈이 마주보는 순간 두 세계가 이어진다는 것도 그러하다. 그러나 시선이 마주치지 않으면, 그 경이로운 순간은 금세 사라져 버린다. 열릴 뻔했을지도 모르는 한 세계가 다시 닫히는 것이다. 2008. 2. 29. 파란만장 '도쿄 고양이 여행' 도쿄로 4박5일 휴가를 다녀왔다. 남들은 관광이나 쇼핑하러 일본에 간다지만, 나는 일본 길고양이도 만나고, 고양이와 관련된 유적지나 테마파크도 보고 싶었다. 이번 휴가의 목표는 ‘도쿄 고양이 여행’이었던 셈이다.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고, 여행 자료를 검색할 때까지만 해도 설렜지만, 출발이 가까워질수록 슬슬 불안해졌다. 원고 마감에 치여 여행 준비도 거의 못했으니 …. 비행기를 탄 뒤에도 뭔가 중요한 걸 두고 온 것만 같았다. 일본 도착 첫날은 별 일이 없었다. 한데 이튿날 요코하마 프리킷푸(교통패스)를 사려고 보니 1천엔짜리는 있는데, 고액권이 한 장도 없었다. 게다가 가져간 카드마저 모조리 먹통이었다. 그걸 안 게 금요일 아침 7시였으니, 어영부영 오후가 되면 공관도 은행도 문을 닫아 여행도 제대로 .. 2007. 8. 9.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