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종의 비애 가끔 방바닥에 초코볼처럼 동그란 갈색 물체가 떨어져 있을 때가 있다. 스밀라가 남기고 간 선물이다. 실은 선물이라기보단 지뢰라고 해야겠다. 이 녀석이 예전엔 안 그러더니, 요즘 들어 가끔 엉덩이에 똥을 한 덩어리씩 달고 나온다. 다행히 엉덩이 근처에 뭉개져서 달라붙는 건 아니고, 털끝에 살짝 붙어 대롱거리는 건데,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가 바닥으로 툭 투하되는 것이다. 한번은 방바닥 한가운데 떨어진 동그란 똥덩어리를 무심코 밟을 뻔한 적도 있다. 고양이똥의 냄새란 게 그리 향긋하지만은 않아서, 밟으면 죽음이다. 그래서 요즘은 스밀라가 화장실을 다녀오면, 얼른 붙잡아 뉘어놓고 엉덩이 근처부터 확인한다. 스밀라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지만, 내 입장에선 그 절차를 거쳐야만 마음이 놓이는 거다.. 2008. 4.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