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북, 북북."
스밀라가 발톱을 세우고 가방 뜯는 소리가 난다.
가죽을 너덜너덜하게 잡아뜯어 망가뜨린 가방이 벌써
서너 개는 넘는지라, "안돼!" 하면서 고개를 홱 돌렸는데
앉은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차마 혼낼 수 없었다.
카메라 가방에 몸을 절반쯤 얹고서 저러고 있다.
안에 들어가고 싶은데 가방이 너무 작아서
걸치고만 있는 듯...
"응? 무슨 문제 있음?" 하는 얼굴. 초점이 안 맞아도 이 사진이 좋다. 오히려 더 눈빛이 촉촉해 보여서.
"에이, 내가 가방 뜯는 게 뭐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그럼 나는 잠깐 눈을 붙이겠음" 하는 자세로 동그랗게 몸을 말고 흰 식빵이 된다.
아프고 나서 어리광쟁이가 됐는지,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면 거실에서 자고 있다가 큰 소리로 울며
뛰어내려오는 것도 애틋하고, 내가 집에 있을 때면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것도 영 마음이 쓰인다.
그래도 조금씩 활발해지는 스밀라의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된다. 새벽 4시에 문밖에서 우렁차게 우는 걸 보면
이제 좀 살만한가 싶기도 하고.
인간 나이로 환산하면 스밀라의 나이와 내 나이가 엇비슷해질 때가 된 것 같다. 둘 다 아직 젊다고,
아플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람 일은 장담할 수 없는 거라, 최근 몇 달 사이 있었던 일처럼 갑작스레
몸져 눕거나 병을 얻기도 한다. 그러니 스밀라의 건강한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많이 쓰다듬어주기, 못 알아듣는 것 같아도 다정하게 칭찬하기, 물개처럼 바닥에 납작 엎드려 서로 눈 맞추기-
스밀라와 살면서 매일 잊지 않고 챙겨야 할 일들이다.
예전에 육아지에서 일할 때 '아기 한방 마사지'에 대한 기사를 쓴 적이 있는데, 엄마가 사랑을 담아 해주는
마사지는 치유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 '엄마 손이 약손'이라는 옛말은 빈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등뼈와 갈비뼈 부분을 마사지해주면 고롱고롱하는 걸 봐서, 스밀라도 마사지를 받을 때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신장병엔 스트레스가 가장 큰 적이라니... 늘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써야지.
*12일(토) 오후 12시~6시, 제1회 '고양이의 날' 행사 마지막 날입니다.
예쁜 길고양이 사진 받아가시고 길고양이의 친구가 되어주세요.
http://catstory.kr/1109
스밀라가 발톱을 세우고 가방 뜯는 소리가 난다.
가죽을 너덜너덜하게 잡아뜯어 망가뜨린 가방이 벌써
서너 개는 넘는지라, "안돼!" 하면서 고개를 홱 돌렸는데
앉은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차마 혼낼 수 없었다.
카메라 가방에 몸을 절반쯤 얹고서 저러고 있다.
안에 들어가고 싶은데 가방이 너무 작아서
걸치고만 있는 듯...
"응? 무슨 문제 있음?" 하는 얼굴. 초점이 안 맞아도 이 사진이 좋다. 오히려 더 눈빛이 촉촉해 보여서.
"에이, 내가 가방 뜯는 게 뭐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그럼 나는 잠깐 눈을 붙이겠음" 하는 자세로 동그랗게 몸을 말고 흰 식빵이 된다.
아프고 나서 어리광쟁이가 됐는지,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면 거실에서 자고 있다가 큰 소리로 울며
뛰어내려오는 것도 애틋하고, 내가 집에 있을 때면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것도 영 마음이 쓰인다.
그래도 조금씩 활발해지는 스밀라의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된다. 새벽 4시에 문밖에서 우렁차게 우는 걸 보면
이제 좀 살만한가 싶기도 하고.
인간 나이로 환산하면 스밀라의 나이와 내 나이가 엇비슷해질 때가 된 것 같다. 둘 다 아직 젊다고,
아플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람 일은 장담할 수 없는 거라, 최근 몇 달 사이 있었던 일처럼 갑작스레
몸져 눕거나 병을 얻기도 한다. 그러니 스밀라의 건강한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많이 쓰다듬어주기, 못 알아듣는 것 같아도 다정하게 칭찬하기, 물개처럼 바닥에 납작 엎드려 서로 눈 맞추기-
스밀라와 살면서 매일 잊지 않고 챙겨야 할 일들이다.
예전에 육아지에서 일할 때 '아기 한방 마사지'에 대한 기사를 쓴 적이 있는데, 엄마가 사랑을 담아 해주는
마사지는 치유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 '엄마 손이 약손'이라는 옛말은 빈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등뼈와 갈비뼈 부분을 마사지해주면 고롱고롱하는 걸 봐서, 스밀라도 마사지를 받을 때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신장병엔 스트레스가 가장 큰 적이라니... 늘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써야지.
*12일(토) 오후 12시~6시, 제1회 '고양이의 날' 행사 마지막 날입니다.
예쁜 길고양이 사진 받아가시고 길고양이의 친구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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